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들 남편에게 하나쯤 포기하는 것이 있으세요?(장문)

슬픔 조회수 : 1,497
작성일 : 2014-12-24 13:08:06
쌓여있으나 참고 사는 거요.

그게 친정모독이랄지 외도경험이랄지 폭력이랄지 하면 참고 살지 못하죠.
하지만 그 정도 단계는 아닌 거요.
집안평화를 위해 마음 속에 꾹 눌러놓아 참고 포기하고 더이상 안 바라는 거요.

저는 있어요.

저는 직업이 무대에 서는 사람이고요,
제 무대에 찾아와 꽃과 선물을 준 남자와 결혼했어요.
저는 결혼적령기였고 별로 남자친구 경험도 없이
이 정도면 외모든 조건이든 보통이고 괜찮다 싶어서 결혼을 쉽게 승낙했어요.

그리고 결혼할 당시 몇명의 사람들이(제 측 사람들도 그렇고 남편 쪽 사람들도 그렇고)
학벌이나 조건 외모로 보아 '여자가 아깝다'는 소리를 하긴 했고요,
이 남자는 대범하게 그런 소리를 넘기는 사람이 아니라
꽁하게 갖고 있는 스타일이예요.
하지만 저희 집에서는 조건으로 전혀 결혼을 반대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시부모님은 저를 매우 하대했어요.
싸구려 예능인 쯤으로 치부했고요.
제가 나온 대학을 완전히 3류로 생각하시더라구요.
소위 말해 명문의 선두에 서 있는 대학입니다.

그리고 저희 집에서 반대를 안 하고 결혼허락을 한 사실로 더더욱더
제가 무슨 하자가 있어 조건좋은 딸을 아무 집이나 밀어넣으려 한다는 식으로 대했고요.
시어머니는 아주 집요하게 너희 집안은 왜 이 결혼을 하게 하느냐고 물어왔고
제가 '저희 부모님은 조건을 보는 분이 아니다'라고 답하면 무섭게 노려보곤 했어요.
시부모님만 그랬다면 되겠지만, 남편도 거기에 어느 정도는 동조를 한 거나 다름없어요.
시어머니와는 지금도 사이가 좋지 않아요.

또한 아이가 아기침대에 누워지낼 때 아이가 울면
제가 연주를 해서 아이를 달래주곤 했거든요.

어느날 갑자기 방문이 확 열리더니
연주를 하는 제 앞에서 아기침대에 놓인 아기를 확 "나꿔채" 간 적이 있어요.

왜 그러냐고 제가 그것을 따지자 바로 부부싸움이 되었고요.
남편은 어머니 말을 인용하며
아이가 예능을 가까이하면 큰 화를 입을 거라고 하더군요. 저를 째려보고 노려보며 그러더라구요.
전 그저 어린 아기를 달래는 방편으로 연주를 해 준 거예요.
아기는 울다가도 제 연주를 들으면 안 울었고요.

그리고 제가 연주를 할 때 '꽃 들고 오셔~'라고 농담하면
눈이 그렇게 매서워질 수가 없었어요.
결혼 이후로는 제 무대에 온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한번은 정색하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왜 내 무대에 남편으로써 한번도 보러오지 않느냐고.

그러자 이렇게 말하더군요.

내가 가고 싶겠냐!!!!!!!!!!!!!!!!!!!!!!!!!!!!!!!!!!!!!!!!!!!!!!

이게 무슨 뜻인지를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후로는 전혀 묻지 않았고 무대는 언제나 저 혼자 합니다.
아이가 커서 엄마의 매니져처럼 함께 있어주긴 하는데
좀더 어렸을 땐 남편이 절대로 엄마의 무대에 데려오지 않았어요.
혼자 연주장소로 가기 전에 남편이 안고 있는 아이를 들여다 보며 잘 하고 올께~하고 말했을 때 남편이
싹.....아이얼굴을 제가 못 보게 싹 돌아서 버린 적도 있답니다.
그런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철렁해요. 뇌에 박힌 무서운 기억입니다.

한번은 무대 후 저를 데리러 온 적이 있어요.
사람들이 몰려와서 XXX씨 남편이냐 아는 척하고 무대를 보았느냐 하니
완전히 개똥이라도 씹은 듯한 썩소를 짓더라구요.

그 외엔 어떤 남편인 줄 아세요?
가정밖에 모르는 아주 성실한 착한 남편입니다.

하지만 전 오히려 가정밖에 모르고 마누라에게 뭘 못 해줘서 안달인 모습이
무섭기도 해요.
뭐든지 엄마 먼저, 엄마 뜻에만 따르려는 착한 아버지 코스프레를 할 때 소름이 끼칠 때도 많아요.
IP : 46.165.xxx.22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있죠
    '14.12.24 1:45 PM (118.38.xxx.202)

    돈 많이 못버는 거..
    결혼해서 뭐든 한두가지는 포기하고 사는 것 같아요.
    대부분.

  • 2. ..
    '14.12.24 1:46 PM (211.36.xxx.135)

    댓글들이 핵심을 짚은거 같아요. 존귀해보이는 님과 결혼했는데 아내가 빛날수록 본인이 초라하게 느껴지니 공격적인 태도가 나오나봐요. 아내가 떠날까봐 가정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0366 예식장에서 직원시켜 식권 빼돌린다는 기사 보셨어요? 인간이란짐승.. 2014/12/27 1,184
450365 가족들과 함께 볼만한 영화 뭐가 있나요? 5 추천해주세용.. 2014/12/27 1,026
450364 눈밑 보톡스후 주름 스트레스 4 2014/12/27 9,896
450363 플라잉요가 레슨비가 얼마 정도인가요? 6 통나무 2014/12/27 9,612
450362 통영 케이블카타고 어디로 이동하는게 좋을까요?지금 케이브라 타기.. 쌩이 2014/12/27 857
450361 홍가혜는 어떻게 ‘거짓말의 화신’으로 만들어졌나 4 levera.. 2014/12/27 1,465
450360 대우홈이사서비스 이용해 보신분 계시나요? 포장이사 2014/12/27 944
450359 광파오븐에 스테이크 4 .. 2014/12/27 2,394
450358 오지랖 떠는 사람들 참 답없어요. 5 ... 2014/12/27 2,308
450357 손해사정사 괜찮나요 1 문의 2014/12/27 1,511
450356 군가산점 기사 보면서 호봉제가 충분한 보상이라는 여성분들이 많은.. 129 토요일아침 2014/12/27 4,963
450355 동대문시장에서 양복맞추신분 계세요? 9 양복맞춤 2014/12/27 3,764
450354 기독교인들이 왜 49재를 지낼까요? 10 궁금 2014/12/27 10,207
450353 집이 타워형 구조에도 중문이 필요한가요? 5 . . 2014/12/27 3,683
450352 코스트코 담양식 떡갈비와 모닝롤 맛이 어떤가요? 4 ... 2014/12/27 1,837
450351 배추는 신이 내린 채소 ㅎㅎ 8 겨울배추 2014/12/27 4,040
450350 무식하다고 욕했다 1 글쓴이 2014/12/27 654
450349 삼성동 도심공항 2 .. 2014/12/27 1,089
450348 늦게들어오면 어때라는 딸에게 이해를 11 이해 2014/12/27 1,455
450347 서울대학교에서 서현역 빠르게 가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4 처음 2014/12/27 1,056
450346 임신중에 회드신적 있으세요? 16 ㅜㅜ 2014/12/27 4,716
450345 주말이 너무 싫어요 3 남편ㄴ 2014/12/27 2,184
450344 아이 어금니가 안올라와요. 4 치과 2014/12/27 921
450343 막 한글 배운 할머니 글~ 5 공주맘 2014/12/27 1,637
450342 16개월 아기 복어요리 먹어도되나요? 7 으아 2014/12/27 7,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