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딸아이가 친구한테 상처주는 말을.

초4 조회수 : 1,550
작성일 : 2014-12-22 16:30:24

11살.

스마트해서 잘하는 건 많지만 까칠한 초등생이죠.

사춘기라서 그렇다기 보다 원래 그렇게 생겼다는 결론을 저는 내렸습니다만..

 

각설하고,

동네 친한 엄마가

지나가는 말로 A(그 분 아이-제 아이 절친)가 B(동네 다른 아이)한테

'너는 머리에 깡통이 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다가.

밥 먹을때 생각나서 우리 아이한테

혹시 너도 그랬니?

그랬더니.

 

자기도 그랬다는 거에요.

오히려 '너는 머리에 든 게 없다' 이게 자기 멘트고,

A는 B한테 '멍청하다'라고 했다네요.

저 기가 막혀서 밥 숟가락 떨어뜨렸어요.

 

집에서 그런 비슷한 말도 사용한 적 없고

언어습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인격적으로 대화하려고 애써왔어요.

부부 간에도 그렇고요.

 

내가 넌 B라는 친구와 그 가족 전체에게 상처를 준 거다.라고 얘기 했어요.

여기가 외국이고,

저나 B네나 이제 외국나온지 몇 달 안되어 적응하느라 어린 것들이 분투중인데

몇 주 일찍온 니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입으로 용기를 꺽냐고..

외국에서 자기 민족, 약한 사람 괴롭히는 거 못난이라고..

결국 그 이야기가 돌아돌아서 저에게 들어온거니

이 좁은 동네에서 소문이 난 셈이라고 봐야겠죠.

 

한참을 이야기하고,

잘못한거 보다 더 나쁜 건 알면서 사과안하는 거라고..

올해 안에 마무리 지으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말로 사과 하기로 했고,

저는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씩 주라고 했습니다.(그건 제가 사주겠다고 했어요)

 

아이도 맘 속으로는 그게 옳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었다네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는 자기도 느끼는 게 있는지,

상심한 저를 다가와 어깨를 껴안으며 울더라고요.

 

그래서 방으로 데려가 안아주고,

뭔지 모르는 옳지 않은 느낌 있으면

친구가 하더라도 동참하지 말고, 말리고,

더 잘 아는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했어요.

이렇게 알게되고 고치게 되어 다행이라고.

엄마도 비슷한 실수 하면서 컸다고...

 

모르고 넘어갈 뻔 했는데 다행이네요.

고칠 기회라도 얻었으니.

아이가 진심 느꼈길 바래요.

 

제가 그 아이들(알고 보니 2명에게 이틀동안 그런 말을 몇 번 했다네요) 엄마들에게

개별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어떨까요?

오늘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적절하게 조치한건지..

IP : 67.189.xxx.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4.12.22 4:33 PM (67.189.xxx.7)

    참 이 일은 두 달 전쯤 있었던 일이랍니다.
    아이들은 그 뒤로도 점심도 같이 먹으며
    그럭저럭 지냈던거 같고요.
    아침마다 스쿨버스 타는 곳에서 엄마들 얼굴 보는데 참 부끄럽네요.

  • 2. ..
    '14.12.22 4:38 PM (115.178.xxx.253)

    실수하면서 크는거지요.
    잘못알고 사과하면 됩니다.

    원글님 좋은 엄마시네요. 아이가 크면서 다른사람과 잘 어울리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것이
    부모 역활중 중요한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3. ...
    '14.12.22 5:05 PM (124.49.xxx.100)

    그러게요. 좋은 엄마시네요. 제 딸 친구는 딸아이에게 멍청하다고 했다고.;;
    제 아이도 외국에서 쭉 살다가 이제 한국와서 저에게 묻더라고요 저게 무슨 뜻이냐고..
    제 딸 친구애가 나쁘다는 생각은 안들었고.. 워낙 똑똑하니 남은 그리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여튼 따님이 유별나게 이상한 케이스는 아니니 안심?하세요. ;;;

  • 4. 그래도
    '14.12.22 5:12 PM (183.98.xxx.95)

    어머님께서 이렇게 신경써서 교육하시니 실수를 딛고 좋은 심성으로 자랄거에요. 많은 경우 우리 애는 그럴 리 없다고 하며 애한테 확인하고 애들은 안그랬다고 회피하고 부모들은 그대로 믿고 외려 피해 아이한테서 문제를 찾으려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4277 아이들 유학시키신 분들께 여쭙니다... 1 다시 2015/01/08 1,330
454276 조언필요) 장롱4자 와 세통 반 구입 방크기 고민요.. 5 아이둘맘 2015/01/08 816
454275 항공사 기장의 접근.. 3 ples07.. 2015/01/08 2,652
454274 문법3800제 푼 다음엔 뭐가 좋을까요 5 마더텅 2015/01/08 2,151
454273 오래가는 식체 12 48세 2015/01/08 1,918
454272 밥상에서 아이패드 1 태블렛 싫어.. 2015/01/08 729
454271 세월호 유가족 MBC 항의방문..나오지 않은 이진숙 본부장 4 샬랄라 2015/01/08 1,614
454270 모유수유중에 과자,커피 안되겠죠? 5 .. 2015/01/08 6,165
454269 생수 사먹는데요 4 :::~~~.. 2015/01/08 1,354
454268 강세훈 앞으로 어느정도 환자들 영향 있을것 같으세요.??? 6 ... 2015/01/08 1,656
454267 당뇨 있으신 부모님 운동을 어떻게 하세요? 2 ^^ 2015/01/08 1,133
454266 가화만사성을 공감합니다..죽고싶어요. 5 hj.. 2015/01/08 2,894
454265 성과급은 영업이익 기준인가요? 당기순이익 기준인가요? 안알랴줌 2015/01/08 792
454264 제2롯데 근처 주민들, 부동산때문에 집값하락했다며 퇴출 요구해 .. 8 2015/01/08 3,733
454263 비타민 사시려는 분들께 4 참고하세요 2015/01/08 3,042
454262 혹시 방송댄스학원 다녀보신분 계시면 질문드립니다!! 5 비상하리라 2015/01/08 1,961
454261 키높이 운동화 좀 추천해주세요. 1 왕고민 2015/01/08 1,071
454260 학벌과 일의 능력 비례관계 아님 그러므로 전업이 아깝다는건 아닌.. 1 ㅇㅇㅇ 2015/01/08 883
454259 1월 8일(목) 류효상의 신문을 통해 알게된 이야기들 2 세우실 2015/01/08 981
454258 김치찜하는데 5 ㅠㅠ 2015/01/08 1,751
454257 중고나라에서 기가 막힌 옷을 사신 분~~ 7 참맛 2015/01/08 3,820
454256 똠얌꿍이 세계3대 스프라는데..맛있나요? 32 .. 2015/01/08 5,605
454255 (트윗)담배끊게 만드는 방법. ㅎㅎㅎ 2015/01/08 1,126
454254 책 정리 용기가 필요하네요 4 정리중 2015/01/08 1,495
454253 일베를 대하는 보수정권의 태도-주간경향 2 이건아닌듯 2015/01/08 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