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환갑이신데 해드릴게 없어서 너무 슬프네요

... 조회수 : 2,940
작성일 : 2014-12-21 17:23:01



엄마는 12월생, 아빠는 2월생이셔서 학번은 같으신데 연세는 한살 차이나시네요
엄마가 다음주에 환갑이세요. 61세..
저를 마흔셋에 낳으셔서 저는 올해 수능 친 고3이구요
수시 넣은곳도 다 떨어지고 수능도 잘 못봐서 재수하기로 거의 확정했는데... 엄마한테 불효 끼친거 같고 마음에 죄책감이 듭니다 ㅠㅠ
하루이틀이 아니고 거의 매 순간순간마다 죄책감이 들어서 가슴을 조여오는거 같아요
부모님은 정작 공부 잘해야 한다 대학 좋은곳 가야한다 압박주신적도 없으셨는데 저혼자 이러고 있는거죠...

부모님 환갑선물 검색해보니깐 대부분 효도여행 보내드리거나
엄마 연배 분들은 자녀들이 취업도 허고 결혼도 하고 장성했으니깐
비싼 선물도 받으시고 그러시나 봐요
근데 저는 통장에 딱 17만원 있을 뿐이고 ... ㅠ
엄마가 화장품이 별로 없으셔서 설화수에서 에센스 사드리려는데 이런 작은 선물로 될지도 싶구요...
제가 훗날 취업하고 여유 될때 엄마가 지금처럼 건강히 계셔주실지....ㅎ
엄마도 이제 환갑 됐으니 할머니 됐네 앞에 6자 붙는거 너무 싫어 이러시는데 농담 반 진담 반... 좀 우울해 보이시는것 같기도 하구요
환갑 기념사진 찍을때 영정사진도 같이 찍는거라는 글 보고는 맘이 철렁했었네요
말이 100세시대다 그러지만 통계청에서 발표한 결과로는 2011년 남녀 평균수명이 70.5세 정도였다네요
엄마가 70이면 제가 28살밖에 안되는데 그때 결혼은 했을지 뭘 하고 있을지 착잡해지기도 하구요
제 친구 엄마는 40대중반이신 분이 대부분이시고 엄마 친구분들 중에선 손녀가 예비중학생인 분도 있고 해서 뭔가 나이차이가 너무 나는거 같기도 하고...
엄마랑 같이 보낼 시간이 많이 안남았다 이게 참 슬프네요

연세 60 70 되셔서도 정정하신 분이야 계시지만 그래도 4.50대 같으시진 않으시잖아요....
저희 외할마니께서 84세 아직 살아계신데 주위에서 장수한다고 하는 말 들으면
우리 엄마 나이 제 나이에 대입해보곤 합니다
그리고 엄마가 그때까지 살아계실수 있으실지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되고요

보통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때에 이런 고민을 많이 한다는데
전 대학 들어갈 나이 돼서야 이러고 있으니 나이 헛먹었나 봐요...ㅎㅎ ㅠㅠ

괜히 우울해지고 약간 마음이 착잡해지네요..
IP : 59.22.xxx.7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2.21 5:28 PM (72.213.xxx.130)

    요즘 환갑 많이 챙기지 않은 편이에요. 고3인데 엄마 생각하는 마음이 참 곱네요.
    그리고 외할머니가 살아 계신다면 유전적으로 엄마도 오래 살 거에요. 그러니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은 하지 마시고
    엄마 생신 맘껏 축하해 드리세요. 엄마 생각하는 것이 참 깊다 싶어요. 보통 이런 생각은 결혼 후에나 하는데 말이지요. 대견할 듯.

  • 2.
    '14.12.21 5:28 PM (61.72.xxx.72)

    화장품 설화수 사지 마시고 엄마 운동화 구두 백 15만원 한도내에서 사드리세요
    설화수도 이름값이고 허세이지 참존 화장ㅍㄷᆞㅁ 한세트가 더 나아요

  • 3. 가족은 마음이 쵝오
    '14.12.21 5:28 PM (218.237.xxx.18)

    예쁜마음이시네요...
    형편 되는대로 해야지 어쩌겠어요.
    건강한 몸과 사고가 어머니가 좋아하실 덕목이시네요.
    마음 그대로 말씀이라도 표현하세요.

  • 4.
    '14.12.21 5:30 PM (61.72.xxx.72)

    생신날 미역국 끓에 드리시고 시금치 나물 동태전 잡채에 불고기나 제육 볶음 해드리세요

  • 5. ..
    '14.12.21 5:35 PM (1.252.xxx.170)

    엄마가 늦은 나이에 막내낳고 그 기쁨이 참 컸을거에요.
    예쁘게 자라면서 준 기쁨이면 족해요.
    내가 엄마마음으로 생각해보니 내나이가 많아서 내딸 결혼하고 아기 낳으면 뒷바라지 해줘야할텐데.. 그런 생각이 들것같네요.
    이제 고등학교 졸업하는데 엄마가 뭘 더 바라겠어요.
    재수하는동안 열심히 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세요.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걸 바라지않아요.
    여기 글보면 별 별 부모가 다 있는것같지만 보통의 부모는 그렇지 않아요.

  • 6. ..
    '14.12.21 5:37 PM (59.22.xxx.71)

    네 생신상은 제가 차려드리려구요 감사합니다
    평소에 화장품 없으셔서 제꺼 가끔 쓰시는거 보고 화장품 어디브랜드가 좋아? 하니까 설화수 윤조라인 몇년전에 써보니 좋으셨대요 그래서 사드리려고 했는데... 옷같은게 실용적이고 더 나을거같긴 해요
    외할아버지도 88세까지 사시다 이번년도에 돌아가셨는데 엄마도 유전으로 오래 살아주신다면 너무 좋겠지만
    위쪽이 안좋으셔서 걱정이에요.. 정기검진도 꼬박꼬박 안 받으시고.. 억지로 받게 해드릴수도 없고 한사코 병원은 가기 싫다고 거부하세요
    60대초반에 건강이 많이 약해진다는데 걱정됩니다 ㅜㅜ

  • 7. 이쁘다~~
    '14.12.21 5:41 PM (59.27.xxx.212) - 삭제된댓글

    어린 학생이 속이 깊네요
    사십 넘어 아이 낳으면 이런점이 안좋네요
    자식이 이런걱정도 하게 되고 ...

  • 8. 음음음음음
    '14.12.21 5:58 PM (175.211.xxx.191)

    마음이 예쁘네요.저희 부모님이 저를 그렇게 늦은 나이에 낳으셨어요.아버지가 올 해 90입니다.제 동생도 있어요.두 살 어린 남동생..저는 고등학교때 아버지 환갑이었기 때문에 교복입고 참석했던 기억이 나네요.저희는 부모님이 더 미안해하셨던 것 같아요.남들 아버지는 팔팔한데 당신은 늙어서 미안해하셨던 것 같아요.

    다른 부모님보다 나이가 많으셨기 때문에 더 안정적인 집안사정으로 풍족하게 잘 자랐던 것 같아요.제가 다섯살때까지 땅을 밟아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안고만 다니셨다고 들었네요.나이 40에 태어난 아기가 얼마나 귀여웠겠어요.저희 부모님 아직도 건강하세요.허리 굽지도 않으셨고요.아직 두 분이 등산 다니고 알콩달콩 살아갑니다.
    전 원글님처럼 왜 생각을 못했을까요? 고등학교때 환갑 잔치 가는데 부끄럽기만 했네요.
    님 글 보면서 갑자기 지난날을 반성하게 되네요.공부 열심히해서 내년에는 좋은 대학 가길 기원합니다.
    우리딸도 님처럼 고운 마음 가졌음 하네요.ㅎㅎㅎ

  • 9. ....
    '14.12.21 6:00 PM (112.185.xxx.124)

    마음가짐이 참 예쁘시네요.
    앞으로 1년 재수...참 힘든 시기인데, 공부하기 싫어질 때마다 오늘 작성한 글 보세요. 프린트 하시고
    ^^. 저도 원글님 같은 딸이라면 40넘어서도 낳고 싶어요^^

  • 10. 펄펄해요
    '14.12.21 6:22 PM (182.226.xxx.93)

    제가 그 나인대 아무렇지도 않아요 . 자녀를 늦게 두신 엄마는 오히려 더 미안해 하실 걸요. 그냥 축하해 드리시면 돼요. 보통때 생신처럼요.

  • 11. 아휴
    '14.12.21 6:38 PM (124.49.xxx.162)

    예뻐라. 그 고운 마음에.감동받았네요. 미역국만 끓여도 엄마는 딸이 너무 예쁠 것 같아요.

  • 12. 이쁘다
    '14.12.21 7:01 PM (116.33.xxx.17)

    속 깊은 딸 선물없이 생신상만 차려 드려도 감동하실 듯
    쓸 수 있는 돈이 있으면 엄마가 좋이하시는 제품 사 드리세요 난 딸이 성인식날 과외하고 받은 돈 중에서 십만원을 넣어 "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두세줄 더 써 준 봉투를 보물처럼 간직합니다 딸의 진심어린 마음을 잊지않으려고요 나중에 취업하고 칠순 때 지금 못한 거 해 드리심 돼요

  • 13. ,,,
    '14.12.21 8:14 PM (61.72.xxx.72)

    저위에 참존 화장품 추천한 사람인데 어머니가 설화수 언급 하셨으면
    설화수 사드리세요.
    아니면 예쁜 봉투에 10만원 넣어서 드리고 손편지 랑 같이 드리세요.
    칠순때 잘 해 드리시면 돼요.

  • 14. 리오
    '14.12.21 11:15 PM (58.123.xxx.66)

    어머님이 이런 맘을 가진 이쁜 딸을 가지셔서 얼마나 뿌듯하실지! 그저 글쓴이의 존재자체가 어머님에게 선물일듯 싶습니다. 간단한 손편지랑 생일상 차려드리면 정말 좋아하실듯요

  • 15. 토모
    '14.12.22 12:23 AM (59.13.xxx.88)

    예뻐요 예뻐요.
    아 너무 예뻐요.
    그 나이에 어떻게 이런 생각 하세요?
    식사 한끼 만들어 보시는건 어떨까요?
    지금 나이에 시금치를 구분하시는것도 불가능 아니세요?
    그냥 할 줄 아시는 것, 김치볶음밥이라도,
    흰 밥만 넣으면 되는 마트표 유부초밥 패키지라도,
    한 접시라도 식사 추천이요ㅎㅎ
    저희 오빠는 재수할 때 엄마 앞에 앉혀놓고 플룻 불어 줬는데 저희 엄마 엉엉 우셨어요ㅎㅎ
    글쓴님 너무 예뻐요ㅠㅠ
    예뻐서 부럽고 그 나이도 눈물나게 부러워요ㅠㅠ
    화장품 받으면 좋지만 다 필요없어요.
    김치볶음밥 한접시라도 따끈한 한끼 추천이요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2332 날이 더우니 개 고양이도.. 6 멍이양이 2015/07/11 1,447
462331 성공한 여자들이 나쁜남자를 좋아해요. 18 ... 2015/07/11 7,694
462330 이해 안가는 시월드 22 피오나 2015/07/11 5,001
462329 국정원, 이탈리아 해킹팀 프로그램으로 휴대폰 감청했다 3 도감청 2015/07/11 992
462328 백종원 카라멜 카레, 정말 멋진 레시피네요 20 참맛 2015/07/11 6,568
462327 텔레그램 개발자 파블로프가 직접 트윗에서 말했네요.. 29 아마 2015/07/11 4,100
462326 울쎄라 하신분들 효과 보셨나요? 3 리프팅 2015/07/11 3,664
462325 귀걸이를 몇 달 안했더니 구멍이 막혔나봐요. 3 어떻하지 2015/07/11 1,198
462324 요즘 문 열어 놓고 사는데 9 그러지 마세.. 2015/07/11 1,990
462323 보름전 백사꿈 꿨다는 사람인대요 5 개꿈? 2015/07/11 7,382
462322 정말 맘에 드는 원피스가 있어요. 7 고민 2015/07/11 2,892
462321 꼬마 메르스 영웅에게.. 영국에서 보낸 선물 5 감동^^ 2015/07/11 1,386
462320 엄마보다 머리가 나은 아들 1 다들 그렇죠.. 2015/07/11 966
462319 에어컨의 플라즈마 란? 2 죄송해요 2015/07/11 13,113
462318 쿠알라룸프르에서 하루동안 뭐 하면 좋을까요? 1 여행 2015/07/11 750
462317 먹는게 미치게 좋습니다. 식욕억제 하는 방법 없을까요 17 ,,,, 2015/07/11 5,318
462316 신당동쪽이 먹거리가많나요? 아님 동대문 역사공원역이 먹거리가 많.. 1 급해요 2015/07/11 607
462315 옆에 시댁전화보면 남자가 집해가는 결혼문화 안 바뀔듯 15 해요. 2015/07/11 4,059
462314 하루종일 차가운 커피만 마시고 싶어요 4 ... 2015/07/11 1,794
462313 여자 혼자 홍콩 가는 거 어떤가요? 13 ... 2015/07/11 3,769
462312 고2 시험끝나고 여즉 놀아요 8 속터져 2015/07/11 1,714
462311 딱, 딱 소리가 나요. 3 김치냉장고 2015/07/11 1,300
462310 어디 시원한곳으로 피신갈때없나요?? 9 어디 2015/07/11 1,761
462309 추석때 부모님과 여행 제주도, 일본 어디가 좋을까요? 2 ... 2015/07/11 1,070
462308 골프백 수하물질문할께요 5 엘리즈 2015/07/11 1,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