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를 안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움 조회수 : 1,424
작성일 : 2014-12-13 15:01:29
70중반이신 아버지께서 지난주 돌아가셨습니다.
지독한 구두쇠에 남여차별 외도 등으로 아버지가 싫었어요.
발병후에 괴로웠던 것이 아픈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 생기지않는거엤어요. 오히려 병이 깊어지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거 밉기까지하더군요.
돌아가시기 한 달전부터 아버지를 곁에서 보았습니다.
수척해가는 모습, 억울해하며 울먹이는 모습보니 마음 안좋더군요.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살아오신 어린 날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시는 누구나 그러했겠지만 극심한 가난을 묘사할 때 그 큰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가 주루룩ᆢ
생각해보니 아버지덕분에 학교도 다니고 덕분에 취직도해서 돈도 벌고 동생들과는 너무나 사이도 좋고 ᆢ모든 게 아버지 덕분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를 위로해드렸어요 칭찬도 해드리구요. 장하시다, 훌륭하시다, 아버지덕분에 자식들 다들 밥벌이하고 행세하면서 산다,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 사셨다, 감사와 사랑을 충분히 표현했어요.
아버지께서 없는 살림에 가르치고 집이라도 늘이시느라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게다가 세상적인 욕구도 강하신 분이라 여자문제도 평생 가지고 게셨죠. 문론 엄마가 오버한 측면이 있긴하지만요.
엄마의 일생은 아버지의 눈치를 보는 거였어요.아버지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장녀인 제가 고스란히 받아야했구요. 당연히 그런가보다하고 효녀노릇 했어요. 엄마가 갖고싶다면 뭐든지 한 준비가 되어있었고 그러기도 했어요. 제 마음에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게 가득했거든요
그러다가 5년 전쯤 어떤 일을 계기로 엄마에게 분노가 솟구쳐 너무 힘들게 살았어요. 엄마의 모든게 싫었어요. 웃는 거부터 먹는거 목소리도. 생각하지도않았던 어린 날의 상처가 불쑥불쑥 솟구치는데 미치지경이더라고요. 스슷로 정신병을 의심할 정도로ᆢᆢ
한달전쯤부터 아버지를 이해하면서 엄마에 대한 감정도 완전히 사라졌어요. 엄마의 실갖도 소스라치게 싫었어는데 지금은 얼굴을 부빕니다. 전화힐때 마다 사랑한다고 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주신 선물같아요.
이런 시간이 좀 더 빨리왔었으면 좋았을것을ᆢ 하지만 지금이라도 감사해요.
IP : 110.70.xxx.1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플럼스카페
    '14.12.13 3:36 PM (122.32.xxx.46)

    집집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글 읽으며 나도 그랬어~ 하는 대목이 있어 가슴 한 켠이 찌르르 했어요.
    아버지 살아계셨다면 여전히 미워하고 지냈을건데 투병하고 돌아가시고...그런 과정에서 자잘한 미움이나 원망은 다 녹여버렸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9230 영어잘하는 분 조언좀.. 2 whitee.. 2015/08/04 665
469229 스페인여행을 초등아들과 다녀올까하는데요 15 엠마 2015/08/04 2,805
469228 40대 언니들중에 출렁이는 뱃살 빼신분 계세요??? 5 가능할까? 2015/08/04 3,408
469227 특별한 생신만들기 고민녀 2015/08/04 399
469226 하루에 꼭 먹어야 하는 탄수화물은 어느 정도인가요? 건강 2015/08/04 481
469225 중1여학생들 뮤지컬 추천부탁해요 뮤지컬 2015/08/04 393
469224 신용카드 중 VIP카드 유용한가요? 2 ... 2015/08/04 1,436
469223 고통 중에서 힘을 내도록 하자 - 이인강 쿡쿡쿡828.. 2015/08/04 3,078
469222 김무성도 여기자 성추행 기사가 있었네요ㅎ 6 역시 2015/08/04 1,580
469221 고들빼기 담글때 몇번헹궈요? 3 초코바 2015/08/04 684
469220 백화점에 명품화장품 판매직원도 인센티브받나요?? 2 ... 2015/08/04 4,492
469219 설악산 케이블카.. 박정희 전처 일가 45년간 독점수익 5 특혜 2015/08/04 2,917
469218 젊은시절의 꿈을 자주 꿉니다 .. 왜 이런걸까요 .. 1 as 2015/08/04 804
469217 콩잎 김치 어떤맛인지 무척 궁금하네요 17 2015/08/04 2,743
469216 광화문에 초1여아들이 할 만한게 뭐가 있을까요? 5 소미 2015/08/04 775
469215 일본 북해도 여행 어떤가요? 7 무더위 2015/08/04 2,719
469214 계속 흐린날 아님 비오고 맑은날은 언제? 경기남부 2015/08/04 336
469213 강레오 에드워드권은 이제 확 갔나요? 22 어쩌다 2015/08/04 22,271
469212 “백혈병 공익법인, 해법 될 수 없어” 삼성전자, 조정위 권고안.. 세우실 2015/08/04 524
469211 2,30년전 배우인데 아시는 분 계실까요 6 00 2015/08/04 1,871
469210 국내 호텔 패키지 중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인가요? 1 여행 2015/08/04 1,338
469209 정리 잘하시는분들?? 10 머리아파요 2015/08/04 3,264
469208 34 이제 저도 좀 꾸미고 살려구요 5 예쁜엄마 2015/08/04 2,061
469207 자꾸만 천주교가 이단이래요. 40 이해불가 2015/08/04 4,376
469206 질염(칸디다성)은 산부인과고 뭐고 필요없습니다! 10 ... 2015/08/04 15,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