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현재 초딩 졸업반입니다.....
6살부터 시작한 피아노가 수준이 제법 되서 가끔 나가는 콩쿨 성적도 꽤 좋습니다....
실용음악과 나온 선생님이 아이 8살때부터 봐주시는데, 그 동안 단 한번도 과한 칭찬을 해보신적이 없는 분이에요..
성실하고 영리해서 진도가 빠르다는 말씀은 해주셔도 아이의 음악적 소질에 관한 말씀은 거의 없으셨어요....
선생님의 이러한 성품도 맘에들고, 명문대는 아니지만 실용음악을 전공하셔서 그런지 대중음악과 적절히 접목해서
여러면에서 재미있게 잘 가르쳐주셔서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릴 생각이었습니다....
작곡 관련해서 화성학등도 가르쳐주시고 유명한 노래의 코드를 같이 분석하기도 하고 편곡을 달리해서 재밌게 놀면서(?)
아이와 잘 지내십니다....
단지 피아노 뿐 아니라 선생님과 심적 유대관계도 엄청 깊어요....
그러던 중, 저번주에 선생님이 진지하게 내년에도 본인에게 배우게 할거냐 하시대요....
전 놀래서 내년에 멀리 이사라도 가시냐 했더니, 딸아이 음대 보낼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신거더라구요....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어서, 어버버 하는 저에게
아이가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나진 않았지만, 음악에 대한 소질과 감성이 아주아주 괜찮고,
다년간 지켜본 결과 아이가 근성이 있어서 좋은 학교 가서 관련된 분야에서 잘 할수 있을것 같다 하시네요...
그러면서 악기말고 작곡과 진학을 추천해주시네요....
작곡과 진학에 뜻이 있으면 내년 중학생부터는 서울예고를 목표로 준비하라며 그러면 자기에게 더이상 배우면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현재 저희 부부는 엄청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사실 아이아빠도 그렇고 주위에 미대 나와서 먹고사는 사람이 많고, 아이도 미술에 재능이 있어 미대진학은
생각해봤어도 음대는 아는것도 없어요...
걍 추상적인 이미지와 편견만 있죠....
하지만 음악을 엄청 좋아하는 부부인지라 뮤지션들에 대한 로망이 있고, 아이가 엘리트로 자라서 소위 '사'자
전문직에 종사하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성인이 되면 뭔일을 하건 무조건 지 밥벌이는 지가 해야 한다는 주의지요.....
부모의 경제적 능력은 그저 그렇습니다....
다만, 둘다 오래 일할수 있는 일을 하고 있어서 건강만 허락하면 할멈 할아범되서도 돈 벌순 있어요..
허접해도 평생 살아도 괜찮을 집은 마련했구요...
외동인지라 예고와 음대졸업까지 필요한 비용은 지원 가능합니다.....
하지만, 졸업하고 나서도 유학이네 대학원이네 하면서 손벌릴까봐 걱정됩니다...
그러고 나서도 변변한 일 하는거 없이 콧대높게 굴다가 시집가는것도 너무 싫습니다....
아이가 세계적인 거장이 되는거 꿈도 안 꿉니다.....
유희열이나 유재하, 윤건처럼 작곡과 출신의 유명 뮤지션의 위상도 전혀 바라지 않습니다...
(나름 대중음악 덕후인지라 타고난 재능의 우월함을 아주아주 잘 알고 있어요...)
다만, 과연 대학 졸업후 한사람의 성인으로서 온전한 역할을 시작할수 있는지가 제일 궁금하고 우려됩니다...
피아노 선생님은 위에 열거한 사례에 대한 욕심만 없으면 괜찮다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명문대 작곡과 진학을 전제로...
아이는 초딩이긴 해도 자존심이 세서 사교육이나 엄마의 잔소리 없이 6년내내 시험에서 총3개이상 틀려본적 없어요...
행실 또한 완전 FM인지라 6년간 정기적인 학부모 상담때마다 선생님들이 다 극찬해주셨더랬습니다...
아이의 의사는 피아노 연주만 하는거면 싫은데, 작곡과는 재미있을것 같다며 하고 싶다고 합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