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때부터 수학은 정말 엄청난 노력을 해도 안되고 점수가 낮았어요. 심리검사도 해보고 공부방도 보내보고
학원에 독과외 비슷한....이런 저런 것 다해봤는데 수학 머리는 제로에요. 저역시 안되는 공부 안 시켰어요.
황당한 건 똑같이 공부를 안 시켜도 다른 과목 국, 사,과는 항상 최상위권 점수를 받아왔어요. 혼자 그냥 해서요.
수학은 못하기도 하지만 어릴 적부터 아주 싫어했어요. 32 다음에 33 이 온다는 걸 하루종일 가르쳤어요. ㅠㅠ
빈칸 메우는 것도 느리고 연산은 뭐 말하자면 입 아파요. 검사 결과 지능에는 문제가 없는데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아동상담, 저도 부모로서 상담을 오래 받았어요. 중학교에 올라가서 다른 과목은 문제가 없었어요.
문제집은 안 풀고 봐도 점수 잘 나오고 국어는 교과서 읽고 가도 최상위권 점수가 나와요. 영어도 마찬가지.
공부 계획이나 노트 필기한 것 읽어보는 정도는 체크하는데 본인이 마음 먹은 대로 성실하게는 합니다.
암기과목은 제가 퀴즈 내고 제 앞에서 설명해보라고 하는 건 잘 나오고(그래봐야 기가, 도덕) 미술, 체육 이런 건
제가 모르니까 평균 이상은 나와요. 수학은 초등 고학년부터는 아예 깔았었어요. 그러다가 조금씩 올라서기 시작
하는데 굼벵이 기어가듯 올랐어요. 그러다가 중딩 되서 첫 중간고사는 30점...초딩땐 40점이 최하였는데 기록 갱신
하냐고 제가 웃었어요. (속으로는 피눈물이..ㅠㅠ) 학원 바꾸고서는 80점 언저리가 나왔어요. 그러다가 이번 기말에
뚝 떨어졌어요. 물론 첫 중간고사 만큼은 아니구요...;;; 얘를 어쩌면 좋나요. 지금 학원은 좋다고 해요. 선생님도
수업태도가 좋다고 하는데 겨울방학 내내 중학 수학을 복습시켜야할지, 초등부터 다시 해야할지...초등 내내 방학은
그 이전 학기 (막 끝낸 학기) 익힘책 가지고 복습시켰어요. 선행은 할 처지가 못 되서요. 3학년까지는 70~80점대
였는데 학년부터는 60~70점대로 졸업했어요. 과외는 의미없는 게 지금 학원에 중학생이 몇 없어서 혼자 배워요.
잘 가르치는 분이고 저도 믿음이 가는데 아이가 수학 머리가 없고 이번에는 객관식 한 문제를 머리 싸매고 풀다가
서술형 두문제를 빈칸으로 냈다네요. 시간 안배는 일찌감치 터득했을 줄 알았는데 황당했어요. 저번 중간고사에는
객관식 1문제 틀렸었거든요. 이런 애는 어째야 하나요? 오늘 울먹이면서 밥도 안 먹네요. 본인이 미대를 가겠다는데
성적 올려놓고 얘기하자고 했었어요. 요즘 예체능 돌아가는 판도는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거든요. 그냥 지켜봐야
하는지 아이를 제가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문제해결의 길잡이 6년치가 고스란히 책장에 있네요.
둘째는 4과목에서 하나 틀려서 반에서는 최고점이라고 오늘 그러셨대요. 그래서 첫째가 더 힘들어하고 있어요.
동생이 언니 앞에서 성적 자랑하고 좀 깐죽대는 스타일이라 제가 엄하게 타일렀는데 이젠 저도 조금 지치고 있어요.
이런 경험 있으신 분들 제발 조언 부탁드립니다. 점수도 그렇지만 애가 기죽어있는게 더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