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다니면서, 이런 건 82에 좀 풀어놔야겠다 했던 거 갑자기 생각나서 써봅니다.
두서없을 거예요.
저희는 금토일 2박3일 일정이었고
숙소는 보문단지 내 대명 1박, 한화 1박이었어요.
회사 연계 콘도 잡은건데, 이틀 연속이 안돼서요.. (규정상 안되는 건 아닌데, 방이 없더라구요)
대명은 좀 더 깨끗했고, 저희 방이 최고층이라 그랬는지 층간소음 없이 편히 잘 잤는데
한화에서는 여기저기서 쿵쿵대는 소리 많이 들려서 좀 거슬렸어요.
한화는 저희가 묵은 날이 토요일이라 더 그랬겠지만, 엘리베이터 내리자마자 복도 가득한 삼겹살 냄새에..
다음날 아침에는 생선구이 냄새도 나더라구요.
저는 혹시 몰라 햇반만 들고 간 사람이라... 부지런하신 분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대명 주방에는 아예 가위랑 집게도 없더라구요. (한화에는 있음)
방 문 열고 환기시키며 삼겹살 드시는 분들, 그건 좀 자제하셨으면 좋겠어요.
그 주말에 비가 자주 와서,
도착한 오후에는 경주국립박물관에 갔어요.
아이들 체험용 키트 (기와찍기하는 클레이하고, 탁본 할 종이) 사고
음성안내기 빌려서 (개당 2천원) 들어갔고요.
초등 저학년과 유치원생인 저희 아이들은 어린이박물관에서 재밌게 놀았고,
그 이후로는 둘째 아이는 지겨워서 죽을 지경이었죠..
큰 애는 역사책을 (요즘 만화로 된 역사책이 많아요) 많이 읽어서 그래도 관심있게 봤어요.
그리고 그때는 몰랐는데, 박물관에서 본 것들이 정말 집약된 최고의 유물들이었다는 것.
둘째날 셋째날에 본 것들이 모두 박물관에 진품이 전시되어 있거나, 더 잘 보이도록 처리해서 전시되어 있었어요.
현장에 있는 것들은, 아이들과 함께 가지 않고 남편과 둘이만 천천히 봤으면 더 감동이 있었을텐데.. 아쉬워요.
둘째날에는 동궁과 월지 (옛 안압지 - 원래 이름이 월지인데, 조선시대에 안압지로 바꿔불렀다고 하네요),
첨성대, 교촌마을, 대릉원 (황남대총과 천마총이 있는 고분군) 등을 돌아보고
오후 늦게 동해 쪽에 있는 주상절리하고 문무대왕릉을 찍고 왔네요.
감포에 가보라고 추천해주신 지인이 있었는데, 시간상 못갔어요. (풍광이 좋고 회가 먹을만하다는데 이미 어두워져서)
시내권의 경주국립박물관과 동궁과 월지, 첨성대, 교촌마을, 대릉원이 모두 걸어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어요.
그런데 좀 힘든 거리..
자전거 강추입니다만, 자전거도로가 따로 없다는 게 함정ㅠㅠ
자전거 대여소가 대릉원 입구 쪽에 많더라구요.
아니면 민박집에서 대여해주는 곳도 있는 것 같고요.
저희는 걸어다녔는데, 아이들한테 미안했어요.
그렇다고 차 가지고 계속 움직이기도 애매~한 그런 거리에요.
경주에 대해서는 모두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정말 아는 게 없더라구요.
다 새롭고 예쁘고 좋았어요.
다.만. 애들은 누가 좀 봐줬으면 하는 마음...
참고로 시내권에서 박물관, 동궁과 월지 주차장은 무료이고, 대릉원 주차장은 요금을 받아요.
동궁과 월지, 대릉원은 어른 기준 입장료 2천원 있고,
박물관, 첨성대, 교촌마을은 무료입니다. (박물관이 무료라서 놀라고 만족^^)
대릉원 내 천마총만 내부가 공개되어 있는데
안쪽은 참 볼품없어요.
진품은 박물관에 다 있고요.
그냥 들어가는 길이 단풍도 예쁘고 보기 좋더라구요.
대릉원에 황남대총을 발굴하기 전에 그 옆의 작은 고분을 시험삼아 한번 발굴해 본 게 천마총이래요.
연습삼아 한번 해보자, 했는데, 유물이 막 쏟아져 나온...
주상절리는 신기했는데, 화장실 사정이 안좋고요
문무대왕릉이랑 거리가 얼마 안돼서 들려봤더니 저 멀리 보이는 바위가 문무대왕릉일 것이다, 라는 건데
동네에서 2천원 주차비를 받더라구요.
여기도 화장실이 70년대...
셋째날에는 아침 일찍 석굴암, 불국사만 갔다가 돌아왔어요.
부슬부슬 비가 왔는데, 비가 안왔다면 석굴암에서 동해바다가 보일 것 같더라구요.
대단한 불심이 아니라면 들어가지도 못할 깊은 산중에 있어서,
왜란이나 호란에도 화를 입지 않았다더니...
과연 저희 딸은 그 길을 다 올라가고 나서 속이 뒤집혀서 고생했답니다.
석굴암은 지금 보수중이에요.
석굴암 불상 뒷면의 십일면관음상이라 하나요? 그것도 실제로는 보이지도 않고ㅠㅠ
(박물관에서 잘 봐뒀기에 망정이지.. 관람객은 안쪽에 어차피 못들어가니까요)
불국사는 분위기가 조선시대 왕궁같아요. (회랑 때문에 그런 느낌 많이 받았어요)
이게 재건 시기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건지, 원래 모습이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 석축이 천년 전의 모습 그대로라서 그렇다고 하네요.
해설사 분들 많으시고, 설명 다양하게 해주시니까 들어보시면 좋을거에요.
석가탑이 보수중이었어요. (아니면 다보탑? 둘 중 하나)
저희는 먹는 건,
현대밀면에서 점심을 두번이나 먹었답니다.
도착하던 날 점심먹고, 남편이랑 아이들이 좋아해서 떠나기 전에 한번 더 갔었어요.
그쪽이 시내인듯해요. 시장도 있고.
가격 저렴하고 양도 많아요.
맛은, 괜찮았어요. (남편과 애들은 면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
대명 내의 고깃집에서 양념돼지갈비 먹었는데
서비스가 좋고 가격도 별로 안비싸서 좋았고요 (네식구 먹고 6만원 안나옴.. 제가 위염이라 별로 못먹었어요)
한화에서는 아침부페 먹었는데 종류가 엄청 많지는 않아도 깔끔하게 잘 나오더라구요.
밥 두 종류 (흰 밥, 영양밥), 국 한종류 (그날은 황태미역국), 밑반찬 네가지 정도 (멸치고추볶음, 버섯볶음 등등)
계란후라이하고 베이컨은 한쪽에서 바로 만들어주시고
빵이랑 과일 커피 등등 가격대비 괜찮았어요.
전날 예약하면 어른은 12,000원이에요. (원래는 18,000원이라던가)
그런데 초등 11,000원, 미취학 9,000원 금액은 할인이 안돼서 좀 비싸게 느껴졌고요.
(저희 애들이 입짧은 아이들이라서 그럴거에요. 잘 먹는 아이들이라면 덜 아까울텐데)
보문단지 끄트머리에 (밀레니엄파크 쪽) 정육식당처럼, 고기 골라서 상차림비 내고 먹는 곳이 있던데
천년한우 보문명품점 이에요, 이름이.
저희가 간 날에는 꽃등심이랑 삼겹살 밖에 없었어요.
냉동에 들어있는 차돌박이랑..
물어보니.. 요즘 고기가 별로 없다고.
그래서 좀 실망.
고기 맛은 SO SO.
엄청나게 좋은 고기까지는 아니더라구요.
새 건물에 주차장 넓고, 시설은 잘 되어 있어요.
이런데는 많이 잘 드시는 분들이 가시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시내 돌았던 날, 대릉원 담장 옆에 있는 도솔마을 이라는 한정식 집 갔었어요.
9천원짜리 한정식인데, 한옥을 개조한 모양으로 마당을 가운데 두고 방들이 빙 둘러 있어서 집이 예쁘더라구요.
음식도 바로 나오고, 가격만큼은 하는 집이다 싶었어요.
특별히 엄청 맛있는 건 아니라,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아니고, 근처에서 시간 맞으면 들러보시면 괜찮을 것 같아요.
교촌마을에서 유명한 교촌김밥 사봤는데,
계란 지단을 가늘게 채썰어서 많이 넣어줘요.
근데.. 짜요.
한줄에 2,300원.
지단을 이렇게 채썰려면 손 많이 가겠다, 생각들었습니다.
저희 교촌마을에서 교동법주 한병 사왔거든요.
비싸서 손을 벌벌 떨면서요.
저희가 보통 마시는 와인보다 비싸다 하면서 사왔는데,
남편이 하루 한두잔씩 아껴가며 마셔요.
교동 최부자집 이야기 읽고 갔는데, 거기에도 나오는..
사옹원에서 배워온 비법으로 집안에 대를 이어 내려오는 술, 이라는 건데요
하여튼 맛있다네요.
정말 아는 게 없는 경주였어요.
수도권에서는 멀기도 하고.. 또 언제 가볼까 싶네요.
돌아오는 길이 진짜 오래걸렸거든요.
그래도 또 가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