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생애 처음으로 유치원 추첨이란걸 다녀왔어요.
저는 스스로 굉장히 쿨(?)하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기에
정말 유치원 추첨은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동네 엄마들 우르르 몰려다니며 유치원 설명회 다니고 여러곳 찔러보기 (그나마 이번엔 네군데로 제한 ) 할때
저는 혼자 고상한척.. 한두군데만 느낌좋은데 상담해보고 딱 소신있게 두군데만 넣었어요
그리고나니 하나도 이상하게 걱정이 안되더라고요 어디든 되겠지.. 떨어지는건 남의일같고,
설사 떨어져도 쿨하게 방법을 생각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네요
근데.. 두둥..
어제 유치원 추첨을 가서 느낀바.. 저는 그저 평범하고 쿨하지못한 한명의 애미일 뿐이라는거죠~ ㅋㅋ ;;;
추첨 전에 앉아있는데 심장이 쿵쿵.. 그런데 그 심장소리가 제 귀에 들릴정도. 저 정말 대학교 면접 앞두고
떨릴때도 그런적이 없었거든요.. 결혼식 입장을 앞두고도 이거보단 담담했어요
왜이리 심장이 바들바들 떨리던지..
드디어 추첨 시작되고 하나둘 번호가 불리는데.. 제 번호가 없을때의 그 실망감과 우울함...
어찌 설명이 안되더군요.
추첨 다 끝나고 안되고 나니 어찌나 우울한지, 추첨된 엄마들이 얼마나 눈물나도록 부럽던지... ㅋ
저 정말 티비에서 당첨되고 우는 엄마들이 이해가 이해가 안됐거든요.
저게 왜 울일인가... 오바다..
근데 저 정말 어제 당첨됐으면 울었을지도 ㅋㅋㅋ
집에 와서는 밥하기도 싫고 우울증 그 자체였답니다.
그까짓 유치원 떨어져도 다른데는 자리가 나기 마련이라는데~
어딜가도 나중에 크게 보면 마찬가지일거 같은데~.. 남들에겐 그렇게 얘기해줬을 내가 어제는 마치 한마리의
짐승처럼, 멘탈붕괴가 되었답니다 ㅠㅠ
막 그런거 있잖아요.. 저때문에.. 저의 당첨운때문에 우리애 3년이 좌우될지도 모른다는 극도로 과대망상적인 생각..
떨어지니 더 보내고 싶어지고....
결국 평소 개나줘버릴 고상한척(?) 하던 제가 유치원에 전화해서 진상처럼 방법없냐며 매달리기까지... ;;;
유치원 추첨 다녀온 후, 저는 정말 애미로서의 맨얼굴을 보았습니다... ㅠ
제가 얼마나 아이 문제에 있어 욕망이 드글거리는 인간인지.. 허허
아이에게 늘 그리말하거든요.
공부를 잘해도 좋고 못해도 좋고... 난 바라는게 원하는게 아무것도 없다~
그냥 유난하지 않은 곳에서 자유롭게 놀다가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라라..
근데 어제 깨달았네요. 내가 정말 아이에게 바라는것이 없는것인지
말로만 쿨한척 하는 엄마라는걸..
나참, 유치원에서 이러고 있으니 앞으로가 겁나네요. 아이에게 욕심을 부릴까봐. 아이 인생에 욕심부릴까봐
전 정말 그런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는데...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