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행복을 찾으시나요?
전 전업은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빡센 직장에서 엄청난 책임을 진
일을 수행한다거나 직책이 높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물론 그러니 당연
임금도 높지 않은 그런 일하면서 사는 사람이예요.
을 중에서 상 을이고요 그런데도 지금은 제가 집의 반가장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을 중의 을인데도 가장 역할이죠.
이 생활이 좀 오래 됐어요.
남편은 사람은 좋은데 사주팔자로 말하면 돈이 안 붙는 팔자인건지 뭔지
돈구경은 못 해 봤구요 가장의 제 일 역할이 경제적 안정이라고 한다면 저는 정말 거의
가장은 있지만 없는 채로 산다고 해도 과언 아닌 상태로 살아요.
그래도 사람은 좋고 서로 간에 인격적인 모욕을 하거나 여기서 기혼녀들
속 타들어가게 하는 딴 짓은 하지도 않고 물론 돈 때문에도 할 능력고 안되지만
그런 건 싫어해서 안 해서 그거 하나는 남의 일 같이 여기고 산다는 거
그거 하나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그런데요
서두가 길었는데 이게 이런 생활이 오래 되고 하다보니 또 제가 이제 나이가
좀 들다보니 남편을 봐도 전혀 설레지가 않고 결혼 생활 15년 이상 20년 한 사람들이
무슨 신혼같은 설렘을 말하는게 아니라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그래도 가끔식이라도
자기 일을 하러 갈 때 멋지게 입고 나가는 모습이라든지 뭔가 평소 집에서 볼 때와는 다른 모습들이
있어야 그걸 발견하면서 한 번씩이라도 설렐텐데 이젠 그런 게 드물다 보니
제가 남편을 봐도 전혀 진짜 전혀 끌리지가 않아요.
남편은 제가 부엌일 하고 있으면 뒤로 와서 가끔씩 안아도 주고 잘 때도
와서 불꺼주고 잠자리도 봐주고 잘자라 예쁜이-오글거린다면 죄송-
하는데도 저는 전혀 끌리지가 않아서 1년째 오누이 같이 살아요.
근데 이게 제가 최근에 느낀 게 모든 남자한테서 제가 이렇지 않다는 걸 느끼곤
내가 아니면 우리가 문제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는 거의 다 남편들이 빵빵하게 벌거나 잘 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관심사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지만 진정 이게 남편이 돈벌이만 잘하면
해결 될 문제인지 아니면 돈을 잘 벌어도 결혼 생활 오래되고 서로 관계가
무미건조하면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다 올려봐요.
이런 말 그렇지만 전 몸매는 타고난 게 있어서 나이에 비해서 칼렌더 모델 하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아직은 훌륭하다고 해요. 물론 20대에 비하면 배는 좀 나오기는 했지요.
그런데 남편하고는 전혀 관심이 없는데 다른 사람을 보고는 제가
석녀 같이 그 쪽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던 적이 있는데
남편하고는 이런 상태로 죽을 때까지 계속 되는 걸까 싶으니 암담해요.
마음이라는게 억지로 안 되는 거잖아요. 이성적으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남편이 살이 좀 찐데다 늘 집에서 편하게 있는 걸 보다보니
끌리는 마음도 없고 그게 올 해 들어서 많이 심해졌어요.
거기다 자식이 있어도 다 크고 나니 어릴 때만큼 애틋하지도 않고 자기
식대로 살겠다고 독립하니 어느 정도는 마음에서 내려놔서 정서적으로
가까운 느낌이나 결속감이 없습니다.
그런데다 남편하고도 그러니 안 그래도 점점 오늘은 엊보다 더 늙은 모습이고
어제 없던 주름과 얼굴 쳐지는 거 생기는 거 확인하고도 어쩔 수 없이
이러고 살아야 하는데 경제적으로도 풍복하지 않은 건 물론이고
직장이 안정적인 정직도 아니고 남편과도 그렇고 자식은 또
자식대로 그렇고 나이가 들어서 이제 점점 시간은 내 편이 아니고
뭘 하든 희망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늙어갈 뿐인 걸 생각하면
어디에서 즐거움을 인생의 보람을 의미를 찾아야 할 지모르겠어요.
요즘은 전철 타면 나보다 나이든 사람들 유심히 보면서 아 저게 한 몇 년 후에
내 모습이겠구나 생각하면 정말 서글프기도 하고 인생이 뭔지
왜 태어났는지, 인생은 고해라고 한 석가모니는 어쩌면 그리도
이른 나이에 살아 보지도 않고 또 모든게 약속된 거 같은 왕자 신분에
이 인생의 사기를 금방 깨쳤나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글이 길었죠.
요즘은 뭐 무슨 옷이 유행이다 뭐가 어땟다 해도 다 부질없이 느껴지고 그거 그렇게
해봤자 늙은 몸에 더 다르게 걸치고 바르면 뭐하나 싶은 생각에
그닥 큰 관심도 안 생기네요.
뭐 하고 살아야 할까요?
나이든 여자로 살면서 아주 희귀한 예로 남편 돈 잘 벌어 자기나 남편 명예 있어
부모 잘 나가 애들 공부 잘 해 뭐 이런 사람들 빼고
인생이 매일이 즐겁고 행복하신 분 있으면 이유를 좀 얘기해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