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먼저 배부른 소리한다라고 들릴지 모르는 하소연이에요..
먼저 죄송합니다.
저는 돌쟁이 아들하나 키우는 직장맘이에요.
출산휴가만 쓰고 휴직없이 바로 출근했어요.
남편과 같은 직장이고 나름 인정받고 꽤 부러움도 사는 직장이에요..(그냥 저 빠지는거 없다고 설명하려고..)
커리어 안망가뜨리려고 본인욕심에 휴직도 없이 바로 복직한거 아니냐
라고 말씀하시면 전혀 아니에요 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가정형편상, 향후 가족계획상 (남편이 해외주재원으로 나갈가능성이있어 그때 휴직하려고..) 뭐 그래서 휴직은 못했어요.
지금 시댁에서 아이를 봐주고 계세요.
10개월때쯤 까지는 친정에서 봐주셨고, 그 이후부터 한 3개월째 시댁에서 봐주고 계세요.
내년 3월 어린이집 보낼때까지는 시댁 신세 질 예정이에요.
그래서 주중에는 남편도 저도 시댁에서 살고, 주말에만 아이를 데리고 저희 집으로 가요.
시부모님도, 아이도 다들 너무 고생이죠.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고, 그리고 감사하고 고마워요.
저희 시어머니는 훌륭한 분이세요.
정말 한시도 안쉬세요. 항상 뭔가 부지런히 하고계세요.
아이를 보시면서도 곶감도 말리고 김치도 혼자 담그시고 등등... 그리고 주말에 저희 먹을 반찬까지 만들어주세요.
(정말 원한적은 없어요 ㅠㅠ 주셔도 우리 다 못먹는데.....)
본인 살림에 자부심도 있으시고, 또 육아방식에도 자부심도 있으셔서
본인이 다 직접하셔야되거든요. 남들이 하는거 못봐요.
다 .. 자기보다 못한대요.
제가 아기 기저귀 갈고 있으면 버럭 하시면서 뺏아가세요. 답답하다며, 본인이 하신다고.
물론 어머니가 갈면 30초 안에 기저귀를 갈수 있겠죠.
그치만 제가 그냥 해서 2분안에 갈아도 상관없을거같은데... (애가 우는것도 아니고.. 저도 자꾸 갈고 해봐야 점점 늘고..그러잖아요..)
항상 그런식이세요. 제가 하는 모든것을 답답해하시고,
다 본인이 해야 훨씬 낫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항상 애한테 말씀하세요. 엄마가 하니까 아프지? 할머니가 해주니까 좋지? 이렇게...
아직 애가 말을 못알아듣는 나이지만, 무의식속에 자리잡힐까봐 걱정이에요.
뭐 저한테 이것저것 시키시는것보다 낫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 은근 요즘 일이 바빠서 빨리 퇴근해야 7시반~8시..(정말 하루종일 숨도 안쉬고 일해야만)
살림배울 여유도 없으니
어머니가 하고싶으시다는데 뭐... 그냥 반항하지말고 뜻대로 해드리자
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저 어머니가 하시는말 토한번 안달아요.
그리고 의식적으로 말도 계속해요.
우와 역시 할머니가 해주시니까 최고다 그치? 할머니가 해주시니까 금방나았네~ 할머니가 해주시는 밥은 맛있어 그치~?
이런거 계속말해요.
그리고 어머니가 하라고 심부름시키시는거 다하고..
그렇지만 계속 저렇게 무시하는 식으로 말씀하시니까 점점 위축이 돼요.
어머니 심리가 이해가 아예 안가는건 아니에요.
그 옛날에 4년제 대학(그것도 꽤 이름있는)도 나오고, 본인 프라이드도 강한 분이신데
전업주부로- 그리고 기 센 아버님과 두 아들들 사이에서 무시당하고 그러시면서 (다 기가 세요)
이쪽은 내 분야! 라고 정하신것 같아요.
그쪽에서 인정받고 싶은 기분.
정말 인정해드리고 싶고, 상당부분 인정해요.
(물론 육아방식 의견다른거 정말 많아요... 하지만 그냥 꾹꾹 눌러담아요. 큰 상관없다고..
내 의견이 옳다는 보장없지않냐고..)
그치만 어제말씀대로
"너네랑 주말에 있다가 머리에 피나 나지않을까 걱정이다 (남편이 아이랑 놀아주다가 살짝 머리를 꽁했어요. 별로 울지도 않았고, 그냥 그런수준이었는데 계속 반복..)"
"너네는 분명히 이 추운데 애 데꾸 나가서 놀다가 감기나 걸리게 할게 뻔하다"
"너네 집에 가지말고 그냥 친정가서 주말내내 있어라 니네한테 애맡겼다간 니네 애보느라 정신없어서 밥도못해먹을거다-네.. 저희어머니 정말 살림왕이셔서 모든 끼니에 메인고기, 국, 찌개, 5가지 이상 밑반찬.. 이 있으셔야해요. 그래야 진정한 밥상이죠. 전 그건 못해요... 아아..그치만 적어도 그냥 한끼한끼 집밥은 차려먹을수 있는데.....)"
등등 무시를 하시는데..
어젠 정말 욱해서..
항상 웃으면서 넘기면서 대답하는데 웃지못했어요. 눈물이 핑돌아서..
그냥 대답안하고 씹고 화장실들어와서 분을 삭혔어요.
저희 친정엄마는 항상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아이와 엄마는 같이 크는거라고. 당연히 모든 엄마는 미숙할수 밖에 없고, 아이와 맞추어나가는거라고.
엄마가 완벽하다고 아이를 잘키우는거 아니라고.
오히려 미숙한 엄마밑에서(물론 그러나 사랑하는 마음은 듬뿍) 성숙한 아이가 나오는거라고..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그 마음이면 됐고, 니가 좀 미숙하다고 느낄지언정 니 아들에게 너는 최고의 엄마라고.
자신감을 갖고 당당한 엄마가 되라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출산휴가 끝나고 애 모유끊으면서 울때 친정엄마가 저렇게 말씀해주셨는데,
(친정엄마는 봐주시는 내내 아이에게 역시 엄마가 최고지? 할머니가 주는거보다 엄마가 주는게 더좋지?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저말을 힘으로 지금까지 버텼는데..
정말 자책감과 자괴감 등등에 죽어버릴것같아요.
이런 엄마여도 괜찮을까.
그냥 저의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한 순간이겠죠?
시어머니는... 무조건 감사드려야 하는거잖아요. 제가 뭐 왈가왈부할 입장도 아니고..
그냥 괜찮다..내가 모자란 엄마니까 괜찮아... 라고 마인드컨트롤하며 버텨야하는거겟죠..
죄송합니다. 애 봐주시는 시댁도 있는(거기다가 솔직히 잘봐주시고) 복많은 직장맘이
하소연해봤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