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부터 한번도 싸우지 않고 잘 지냈었던 베프에요.
생각하는 거나 취향 이런게 너무 잘 맞고 편해서 서로 집안 일 등 어떤 얘기라도 털어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구요.
실제로 각자 집안의 어두운 얘기들 털어놓을 유일한 상대였고요.
원래도 그 친구 성향이 센스있다거나 두루 챙기는 스타일은 못되고
신경쓸일 하나가 있으면 거기에만 집중하고 동동대느라 다른 건 돌아볼 여유도 없어해요.
남친이 있을땐 남친에, 결혼하고 나선 가정에 올인하느라 만나는 것도 뜸해졌고...
친구한테 애기 생기니깐 당연히 만나는 것도 좀 힘들어졌고요.
아직 애기가 없는 저나 다른 친구들은 애보는 게 얼마나 힘들지 어렴풋이 이해는 가서 배려는 해주는데
만나도 자기 애한테 집중하느라고 조용히 대화 나눠본 것도 몇년 된 것 같고요.
약속을 잡아도 애가 아파서 못나오겠다고 취소한 것도 여러번,
그러고 나서 본인이 다시 약속 잡는 것도 아니고
만나도 눈은 애한테 가있고 허둥지둥이라 저도 좌불안석이고,
상황이 그러니 자기도 애 있는 친구들 많이 만나게 된다고 (애들끼리도 서로 놀려야되니까) 하더라고요.
제가 결혼하기 전에는 제가 무슨 농담으로 생각없는 말을 하면
'내가 결혼해봐서 아는데 그러면 안돼' 뭐 이런 식으로 정색하고 저를 어이없이 볼 때도 있었고
'난 결혼했으니까 알잖아' 뭐 이런 말도 종종 하고.
결혼부심(?)을 부리는 것 같아서 좀 어이없을 때도 있었고요.
얼마전엔 제가 집에 좀 힘든 일이 있었는데
소식을 알텐데도 연락 한번 없더라고요.
물론 가족과 가정이 제일 중요한 건 잘 알지만,
사람이 저렇게까지 달라지나 싶어 서운하기도 하고...
세상에 영원한 관계가 어딨나, 그때그때 나 마음 편하게 해주는 사람 만나게 되고 그게 친구가 되는거지,
상황이 달라졌는데 '학창시절부터 베프'라는 허울에 내가 너무 집착하는건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마음은 씁쓸해요.
그 친구가 속좋고 유하고 사람편하게 해줘서 곁에 친구가 많은데
전 그렇지 못해서 제가 매달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더 비참한 가봐요.
이런 제 마음 어떻게 단도리할까요.
연락이 없어도 멀어져도 그냥 쿨하고 담담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