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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조회수 : 1,027
작성일 : 2014-12-04 20:49:53

백수인데 제가 나온 대학 커뮤니티에 수필같은 자잘한 글 써서 올리고 있는데

작은엄마가 초등교사이고 시인이신데 제 글을 보시고

한번 차분히 써서 대회나 발표해보라고 하시네요.

평소 82쿡을 매우 좋아하는지라.. ㅎㅎ 여기에 한번 올려보고 싶은데

몇개 올려봐도 될까요? ㅎㅎㅎ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후다닥 쓴 글입니다.

---------------------------

어떻게 살아야 될 것인가?

 

내 가 처음 이 주제로 고민하였던 것은 아마 2005년, 22살때. 대학3학년 때였던 것 같다.

그때 아프면서도 엄마 허락을 맡아 외대후문쪽에 하숙을 얻어 살고 있었는데 가격은 40만원정도 했었던 것 같다.

밥은 맛이 없었지만 주방을 쓸 수 있어 후배 불러다가 짜파게티도 해주고 그랬었다.

 나는 짜파게티 를 참 잘 끓인다. 혹시 짜파게티와 짜짜로니의 차이 를 아는가?

 짜파게티에 비해 짜짜로니는 좀 더 전문적인 조리를 필요로 한다. 나는 인터넷에서 짜짜로니 예찬글을 읽고

지마켓에서 짜짜로니 한박스를 시켜 해먹었었는데 처음에는 짜파게티가 더 맛있는 것 같았지만

조리법을 연구하며 짜짜로니를 계속 끓여먹으니 짜짜로니도 짜짜로니만의 참 맛이 있었다. 그런데

처음에 짜파게티에 익숙해진 입맛은 짜짜로니를 먹을때, 짜파게티가 나은데? 하고 느낄 수 있다.

짜짜로니를 끓일때 주의할점은 액상스프를 넣은 후에도 큰불에서 오랫동안 '볶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짜짜로니 특유의 약간 심심한 맛은 청양고추(그냥 고추도 괜찮다)하나정도 싹뚝 싹뚝 썰어 넣어주면 좋다.

그럼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짜장라면의 맛인 짜파게티와 다른 짜짜로니의 고급스런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동네 수퍼에서는 짜짜로니는 구하기 힘들고 이마트 정도가면 5개씩 묶어서 팔고있을 것이다.

내가 짜장라면을 얼마나 잘 끓이냐면 대학 2학년 시절 엠티 갔을때 짜파게티를 끓이자 어떤 후배가 누나 거의

장금이 수준이라고 할 정도다. 우리집에서도 짜장라면은 내가 잘 끓이기로 이미 소문이 나 있다.

 하숙집에서 늘 나는 바흐음악을 틀어놓고 있었다. 마음은 너무 불안했고 숨은 막혔다. 국선도의 부작용도 있었다.

신이문역에 있는 합기도학원에 다녔었고 동아리를 하나 해보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바흐씨디는 외대 근처 중고가게에서

2CD로 되어있는 것을 구했었다. 바흐를 틀어놓고 있으면 마음이 좀 편해졌던것 같다. 지금도 바흐를 치는 것을 좋아한다.

 동아리를 하나 들려고 돌아다녔는데 불교학생회에서 요가를 가르쳐준다고 대자보에 써있었다. 들어갔더니

아무도 없더라... -_- 요가는 셀프로 해야하나? 책보고...

 그때 사귀었던 남자친구랑 자주 놀았었는데 놀면서도 늘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어떻게 살아야할까 하는 생각이 늘 있었다.

공부도 안하고 학점관리도 제대로 안하면서 이렇게 공부만 하고 있으면 안돼고 돈을 벌어야만 한다는 이상한 생각을 했다.

많이 후회한다. 그냥 얌전히 출석 잘하고 학점관리 잘하고만 살았어도 얼마나 좋았을까.

 그냥 이렇게 공부만 하고 있는게 삶에 대한 배신이고 내 할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알바천국 돌아다니면서

할 알바를 구하고 하면서 학교수업은 오히려 빠지고.. 학점도 제대로 안따고..

  그때 나는 심하게 아팠다 . 20대가 늘 아픔으로 점철돼 있었지만 22살때는 숨도 막히고 죽을 것 같은 공황장애 상태에서 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믿을만한 신경정신과에 꾸준히 다니며 나에게 맞는 약을 꾸준히 먹었어야 한다. 하지만 그땐 그럴 생각을 못했다.  그렇게 조언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점을 보러가면 23살부터 풀린다고 해서 아프면서 23살이 되기만을 달력을 보며 기다렸던것 같다.  23살이 되면 안아파질꺼야 하면서.. 이게 외대까지 간 지성인의 사고인지 ㅠ 그냥 너무 어린애라 그랬다고 쳐두자. 엄마아빠는

내가 좋은학교 다니는 여대생으로만 생각했지 환자니까 치료해야되겠다는 케어를 전혀 안하셨다. 겉으로는 학교도 잘 다니고

그랬으니.. 외대 안에서 생활하는 내 20대엔 아프면서 살았던 것 같다. 어떤면에서 보면 아팠는데도 살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그나마 학교니까 가능했던 것 같고 다른 학우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나보다.

 정신과 약을 꾸준히 먹으려고 결정한 것은 졸업하고 나서 취업이 안돼자 너무 힘들어서 동네 정신과를 찾고 나서 였는데

내가 자주 다니는 사이트에서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정신과에 다니면서 약을 먹으라는대로 꾸준히 먹고 의사가 이제 그만와도

된다고 할때까지 다니면서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생에 있어서 그 사이트의 도움을 얼마나 받았는지 모른다.

 지금도 그 병원은 다니고 있고 내 투병생활에서 거기 다니면서 약을 꾸준히 먹은것은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진작에 21살때부터 다녔어야 했다. 하지만 몰랐으니...

 그 시절 탐스에서 알바도 했었다. 얼마 안하고 돈도 안받고 말도 안하고 안나갔지만..

그래서.. 그때 인생이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었고.. 답을 찾지못했다.

하지만 31살의 지금 그냥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충대충살자

 죽어라 고민하고 노력하고 아등바등 발버둥을 쳐도 안될 놈은 안된다. 그리고 별 생각 없이 하는 것 없어도 될 놈은 된다.

로또 당첨되려면 제발 당첨되게 해달라고 똥꿈 꾸려고 똥만 보고 108배가 아니라 천배 삼천배 만배를 해도 안될 로또는 안되고

로또가 되려면 사놓고 어디 처박아 놔서 당첨된지 확인도 안해도 당첨이 돼서 당첨됐는데 돈 안갖고 가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정해진 틀에 맞추려고 노력할 것도 없이 대충대충 살아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공기는 무한하고 밖에 나가도 물도 공짜로 정수기에서 마실 수 있는 곳도 있고 심지어 이마트, 백화점 식품코너를 돌기만해도 배부르게 시식할 수 있다. 시식의 좋은점은 골고루 조금씩 먹을 수 있어 영향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먹고 맛있으면 하나 사들고 와도 돼고..

 그냥 나에 있어서 나는 그렇게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어제.

 내 몸 이끌리는대로 나 끌리는대로..

 그렇게 살아도 얼마 든지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함께.

잘되봤자 얼마나 잘되겠는가. 박근h 대통령을 봐도 대통령이나 됐지만 뭐 그리 팔자가 좋은가. 엄마 아빠 다 총맞아 죽고

아직까지 시집도 못가고 애도 없고.. 머리나쁘다고 국민들한테 닭이라고 욕이나먹고..

 잘되고 싶지도 않지만 잘될 사람이면 잘 될 수밖에 없겠지.

학창시절 학교성적에서는 노력하면 노력한만큼 댓가가 따르는게 통용이 됐었다. 그때도 내가 본데서 나오는 운이라는건 있엇지만.

하지만 학교를 나와서 그 외에 인생에선 변수가 얼마나 많은가. 극단적으로 말해서 아무리 잘나서 재수없게 사고로 죽을 수도 있고

살 사람이면 삼풍백화점에 깔려도 구출돼서 사는것이다.

 고졸이나 전문대에 얼굴도 못생긴 여자가 전문직 남자 만나서 시집가서 돈 펑펑쓰는 꼴도 봤고 공부 죽어라 사자 직업 갖고도

남편에게 맞고 살거나 과부가 돼서 외롭게 사는 여자들도 많다.

어쩔 것인가. 인생에 대해서

대충대충 살자.

그리고 이 세상 다 살고 떠나는 날,

잘 놀았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삶을 살고싶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 편히 죽고싶다. 

IP : 175.113.xxx.6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
    '14.12.4 9:04 PM (125.252.xxx.39)

    좋은 글,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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