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엄니랑 남편은 외모부터 성격, 식성, 체질까지 다 비슷해요.
식탐있고 타고나길 체격도 좀 있어서 고혈압 예전부터 있었고
40중반 넘어가면서는 당수치가 거의 데드라인 딸랑딸랑.
어머니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당뇨약 드시구요. 고혈압 약은 남편도 40부터 먹어요.
동병상련이라 그런지 어머니가 아들 먹는걸 엄청 챙기세요.
무슨 이상한 나무뿌리서부터, 열매말린거, 홍삼액기스 등등 어머니 드시는건
다 나눠주시죠. 남편도 몸에 좋다하면 팔랑팔랑 신나서 다 줏어와요.
전 하루 밥 세끼도 배가 고프면 먹지만 안고플땐 뭐하러 굳이 세끼를 먹어야 되냐는 사람이라
알아서 끓여 먹던가 말던가 신경 안써요.
아예 그런거 넣어두라고 베란다 한쪽에 쌀뒤주만한 큰 용기를 놔줬네요 ㅡ.ㅡ
홍삼액기스를(꽤 비싸더라구요) 어머니가 한 열병씩 한번에 사셔서 한두병씩 나눠주곤하셨는데
요즘은 뭐 다른거 드시는게 생겼는지, 그걸 안 드시더라구요.
꽤 비싸니까 남편도 굳이 사서 먹진 않구요.
며칠 전에 제 친정엄마가, ㅈㄱㅈ껀 아닌데 비슷한 홍삼액기스를 저 먹으라고 한병 주셨어요.
약 원래 안챙겨 먹는거 아시지만, 여자 오십이면 보약도 좀 먹어줘야하는데 죽어도 안 먹을테니
이거라도 제발 먹어달라고 하도 사정하셔서 할 수 없이 받아왔어요.
보나마나 눈에 띄면 환장해서 다 처묵(죄송하지만 딱 이 표현이 맞거든요) 할 사람이라
냉장고 가장 안쪽, 양념들 사이에 뒀어요 ㅋㅋㅋㅋ 저도 참 그렇죠? ㅎㅎ
근데 이틀만에 그걸 찾아냈더라구요. 나 없을땐 냉장고를 다 뒤져보곤 하는지 원..
웬거냐고 묻더군요. 엄마가 줬다했더니 대뜸 "나 먹으라고?" 해요.
순간 없는 혈압이 머리 꼭대기로 확 오르더군요.
화를 억누르고 눈 내리깔고 "아니" 딱 한마디 했어요.
눈치는 있어서 "어, 자기 먹으라고 주셨구나? 잘 챙겨 먹어" 하더군요.
대꾸 안했어요.
지는 몇년을 엄마한테서 홍삼 받아 먹으면서, 한번이라도 같이 먹자 했었나,
어머니는 빈말로라도 둘이 같이 먹어라 한마디라도 하신적이 있었나 참내.
먹으래도 안 먹지만, 고따위로 지 몸뚱아리만 끔찍히 위하는 잉간 얄미워서
썩어 못 먹고 버리게 되더라도, 절대 안 주고 싶어요. 안줄거예요. ㅋㅋㅋ 아 유치뽕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