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방임 속에서 자랐어요.
제 동생과 저는 안굶어 죽으려고 기를 써야 했고 돈가스라는걸 고등학교때 교회 다니면서 처음 봤고 삼겹살도 마찬가지에요.
초등학교 졸업사진도 다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정글에서 막 기어나온 행색... 전쟁통에 구걸하러 다니는 아이 같았네요.
머리를 몇 년동안 안자르고 옷 작고 헤진거 몇 년 입으면 그렇게 되더라구요.
누구한테도 사랑 받아본 적 없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니 키우는게 쉽지 않더군요.
다른 엄마들이 당연히 하는 육아가 저는 왜이리 힘들었던지요.
누구를 위해 밥을 해야 한다는거..
누구를 위해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해야 한다는게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미치도록 힘들었지만 사랑 못받은걸 내 자식한테 대물림하고 싶지 않아서 이를 악물고 키웠어요.
그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매일매일 사랑한다 서로 말하고 눈 마주치고 자기 전에 꼭 안아줍니다.
이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존재가 이 세상에 있다는게 새삼 놀랍고 행복해요.
나를 정말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나도 사랑 받는 존재구나.
얼마전 제가 열이 나고 아파서 누워있으니 얼른 대야에 물 받아와서 물수건을 만들어 이마에 얹어줬네요.
고사리 손으로 제 이마를 짚고 뜨거운가 보고요.
귤도 깨끗히 씻어서 까주며 제 입에 넣어주는데 눈물이....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