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를 낳아서 키우니 이제야 제 존재감이 느껴져요.

^^ 조회수 : 2,859
작성일 : 2014-12-02 21:46:45

부모의 방임 속에서 자랐어요.

제 동생과 저는 안굶어 죽으려고 기를 써야 했고 돈가스라는걸 고등학교때 교회 다니면서 처음 봤고 삼겹살도 마찬가지에요.

초등학교 졸업사진도 다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정글에서 막 기어나온 행색... 전쟁통에 구걸하러 다니는 아이 같았네요.

머리를 몇 년동안 안자르고  옷 작고 헤진거 몇 년 입으면 그렇게 되더라구요.

누구한테도 사랑 받아본 적 없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니 키우는게 쉽지 않더군요.

다른 엄마들이 당연히 하는 육아가 저는 왜이리 힘들었던지요.

누구를 위해 밥을 해야 한다는거..

누구를 위해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해야 한다는게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미치도록 힘들었지만 사랑 못받은걸 내 자식한테 대물림하고 싶지 않아서 이를 악물고 키웠어요.

그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매일매일 사랑한다 서로 말하고 눈 마주치고 자기 전에 꼭 안아줍니다.

이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존재가 이 세상에 있다는게 새삼 놀랍고 행복해요.

나를 정말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나도 사랑 받는 존재구나.

얼마전 제가 열이 나고 아파서 누워있으니 얼른 대야에 물 받아와서 물수건을 만들어 이마에 얹어줬네요.

고사리 손으로 제 이마를 짚고 뜨거운가 보고요.

귤도 깨끗히 씻어서 까주며 제 입에 넣어주는데 눈물이....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어 행복합니다.

IP : 114.93.xxx.41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디서 읽었는데
    '14.12.2 9:49 PM (211.207.xxx.203)

    부모가 해주지 않은 사랑을 주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래요, 그 악순환을 끊은 사람은 정말 강한 사람이고요.
    저희 친정엄마도 완고하고 차가운 미망인 모친 밑에서 자라셨는데, 참 다정하셨어요.
    아이가 느무느무 이쁘네요 ^^

  • 2.
    '14.12.2 9:56 PM (110.70.xxx.181)

    맞아요 아이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이 관계속에서 참 많이 위로받고 행복해요 님이 앞으로 더 많이 행복하시길 빌고 싶어요

  • 3. 제가 그랬었네요..
    '14.12.2 9:58 PM (58.235.xxx.237)

    사춘기때 결국 엄마에게 버려졌지만..^^
    이제는 다 털어버리고 아이와 함께 하니 마냥 행복합니다.
    더불어 혼자 육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 자존감까지 올라가더라구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아이들에겐 행복했던 과거를 꼭 만들어줍시다^^

  • 4. 원글
    '14.12.2 10:05 PM (114.93.xxx.41)

    위로와 격려로 울고 있었는데요.

    윗님께선 엄마한테 버려졌다뇨....
    그 이후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사셨나요.
    그래도 지금 아이와 행복하시다니 다행이에요.
    앞으로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래요.
    님은 정말 강하고 훌륭한 분이세요.

  • 5. ...
    '14.12.2 10:08 PM (211.245.xxx.215)

    아이고 너무 이뻐요. 배우지 않아도 본능대로 하시네요.
    부모 아래서 자라도 고아처럼 자란 사람도 많아요.
    잘하고 계세요. 아이가 분명히 사랑느끼면서 살꺼에요.

  • 6. 원글님도
    '14.12.2 10:17 PM (58.235.xxx.237)

    강하고 훌륭한 분이세요.
    과거의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를 떨쳐내고 자식을 키우기가 많이 힘들었을 거라는거 압니다.
    그래서.. 그 어떤 엄마보다 더 훌륭하십니다!!
    진심으로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7. 평화
    '14.12.2 10:25 PM (211.215.xxx.103) - 삭제된댓글

    첫댓글님처럼 저도 책에서 읽은 기억이나네요 악순환을 끊으셨어요^^
    내적불행을 치유하고 진정한 행복을 느끼시는 원글님의 가정에 진심으로 행복과 평화를 빕니다
    글 읽으면서 저도 행복해졌어요
    저도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 8. ㅡㅡㅡㅡ
    '14.12.2 10:34 PM (118.220.xxx.117)

    얼마나 힘드셨을까...어린 원글님과 동생분 토닥토닥해주고싶어요
    지금의 행복을 이루어내신 원글님 정말 훌륭해요!!!
    가족과 함께 늘 행복하세요!!

  • 9.
    '14.12.2 10:41 PM (223.32.xxx.108)

    원글님 촉복합니다.
    원글님은 크게 승리하고 계신거에요.
    더욱 큰 사랑으로 이 세상을 채워나기길 빕니다

  • 10. 아직
    '14.12.2 10:51 PM (114.93.xxx.41)

    엄마를 용서하고 잊어야 하는 숙제가 있지만 머지않아 해결 될거라 생각해요.
    누가 밥만 사주면 눈이 돌아가서 간쓸개 다 빼주던 짓도 이젠 제법 이성적으로 컨트롤 하게 되었구요.
    사랑이 힘이 참 위대하고 크다는걸 배우고 있습니다.

  • 11. 행복
    '14.12.3 9:22 PM (183.98.xxx.115)

    82에서 간만에 기분좋은 글, 댓글들 봐서 기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6157 충전식 손난로(돌핀) 중2아들 사용하려는데 2 살까말까 2014/12/16 668
446156 땅콩의 폭행여부를 확인못해???? 코..코..코메디 2 땅콩왜 2014/12/16 985
446155 82회원님들 ! 40대분들은 요즘 친구들이랑 어떻게 지내세요? 4 뚜영맘 2014/12/16 1,507
446154 외국 사람들은 칭찬을 잘하지 않나요? 7 .... 2014/12/16 1,121
446153 영,수만 잘하는 아이 서울에 있는 대학 갈 수 있을까요??? 5 예비 고1 2014/12/16 1,933
446152 손님 초대 하는데 밀푀유나베라는 일본요리 3 .. 2014/12/16 2,493
446151 믹서기 칼날부분 물에 담구어도 되나요 2 초보 2014/12/16 659
446150 구설수에 잘 오르내리는 여자... 3 궁금 2014/12/16 2,463
446149 요즘 애들끼리 제일 자주 쓰는 말 이거 아닌가요? 7 유행어 2014/12/16 2,048
446148 산본역에서 가까운 모임 장소 추천해주세요 산본역 2014/12/16 501
446147 초등저학년 방학때 볼만한 영어 만화 혹은 어린이드라마 추천해주세.. 8 ... 2014/12/16 1,109
446146 행복은 정말 별 게 아닌 것 같아요 4 ... 2014/12/16 1,902
446145 요즘 이불 뭐 덮고 주무세요? 8 이불 2014/12/16 1,965
446144 홈쇼핑옷 같은제품 맞나요~? 3 ㅜㅜ 2014/12/16 1,280
446143 성매매 혐의 성현아 "진실로 받아들이고 살 수 없다&q.. 4 답답이 2014/12/16 4,184
446142 분당김포 근처 부페추천해주세요 1 야옹야옹20.. 2014/12/16 618
446141 민감성 피부에 키엘이나 러쉬 사용하면 괜찮을까요? 8 겨울 2014/12/16 1,892
446140 초등학생 절운동 108배 해도 되나요?( 척추가 휘어서) 6 으샤 2014/12/16 2,420
446139 . 2 재료 2014/12/16 691
446138 땅콩녀와 수첩공주 2 @@@~~~.. 2014/12/16 860
446137 달콤한 비밀에 도우미 아줌마요 4 ㅋㅋㅋㅌ 2014/12/16 1,416
446136 아 옆구리에서 강아지가 코를 너무 골아요 ㅜㅜ 1 ... 2014/12/16 1,566
446135 결혼식 참석 의상 추천 부탁드립니다. 4 부탁드립니다.. 2014/12/16 960
446134 유기그릇 쓰시는분 사용 1 향기 2014/12/16 1,709
446133 900L짜리 냉장고 많이 들어가나요? 3 주부 2014/12/16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