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납고 앙칼진 첫눈이 내리는 12월의 첫날,
직장의 보스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어요.
자그마한 중소기업이고 일한지 1년도 안 됐어요.
요즘 경기가 안 좋아 매출이 심하게 떨어져 몇년만의 최저 매출을 기록중이라
분위기 안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그 타겟이 제가 될 줄은 몰랐네요.
다른 직원들 중에서도 제가 그만두게 되었다는건
그만큼 그 와중에 능력이나 인간관계 면에서 도태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 같아
친한 친구들한테도 시간 많아졌다고 얘기를 차마 못하겠어요...
남편은 차라리 잘 되었다고 이 김에 몸도 추스리고 (일하면서 맨날 골골대고 아팠거든요)
여행도 다녀오자고 축하(?)해주는데
뭐라하실분들은 아니지만 전 시댁 어른들한테 어떻게 말씀드려야할지도 고민스럽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네요.
앞으로 2주동안 인수인계 기간인데 앞으로의 사업에서 제가 빠지고 투명인간(?) 취급 받는 것도 좀 그러네요.
푹 쉬고 그동안 못 돌봤던 집안일도 돌보면서 재충전하려고 하는데
자꾸 제가 못났다는 생각만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