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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송암동 버스종점 마을은 가로등 불빛 대신 달빛이 수상했네 달빛은 마을을 감싸던 안개를 가르며 조심조심 지붕 위를 걸어다녔네 달빛이 삭은 스레트를 밟느라 하수도 물 위에는 몇 줌 떨어뜨린 금종이 부스러기들로 번들거렸네 감나무집 담장 밑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 담장 밑 하수물에는 꽃이 자란다고 생각했을 것이네 호박꽃은 감나무집 지붕위에 내려온 별 몇 개와 쑥덕거리고 있었는데
보름달이다 보름달이다, 버스기사들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고 밖을 내다보던 가게 주인도 보름달이다, 주뼛하여 불을 끄고, 누렁이는 버스 밑에 숨어서 킁킁거릴 뿐 도둑고양이들도 폐차 속으로 달려가 시퍼렇게 뜬 눈을 감아버렸네
감나무집 지붕 밑, 깻잎들 소소소 잠을 깨고 바람에 밀리는 꼬소한 냄새 호박꽃 잎을 흔들었네 배짱 좋은 호박꽃 몇이 별과 헤어져 지붕을 내려갔네 호박꽃은 발개한 입술 사이로 단물을 흘리며 흠뻑 창문을 더듬었네 핼쑥한 형광등 불빛! 꿀꺽, 침을 삼켰네
거구의 사내가 종이새를 접고 있다 아
방충망을 헤집는 더듬이들,
호박꽃잎은 그만 터질 것 같네
툭!
부실한 푸른 감 하나
지붕 위에 떨어지고
보름밤 감나무집 지붕 위, 새까만 호박 몇이 사생아 같았네 무슨 날짐승 소리 들리는 듯도 했는데, 달빛이 안개에 젖은 빨래를 말리고 있었네
- 정지완, ≪만월≫ -
* 세계일보 1999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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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7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1월 27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1월 2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6356.html
2014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가렴주구와 하향평준화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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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벌이 중정을 기하지 못하면 백성은 몸 둘 곳이 없어진다.”
- 공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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