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와 남편 이야기는 아니고
남편 동생분, 도련님과 동서 부부 이야기입니다.
저희 남편 쪽은 영국인이고, 동서는 일본인이예요.
어젯밤, 도련님이 너무 힘들다면서 남편에게 전화가 왔는데..
남편도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결국 전화를 끊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저에게 말해주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아시아 권이다 보니 동서를 더 잘 이해할거라는 기대도 있었던 것 같구요..)
하지만 제 얕은 지혜로 어떻게 현명한 방법을 제시 못해서
이렇게 82선배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사실 부부관계의 일은 부부만 아는 것이고, 우리가 개입해서도 안 될 문제이며.. 또 둘이서만 해결할 수 있지만..
남편과 동생이 굉장히 친한 사이라
되도록이면 동생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합니다.
물론 직접적인 개입이 아니라 동생에게 조언만 해주는 정도로요.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남편 입장에선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커서.. 글 올려봅니다.
제가 아직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 생활이나 부부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분도 많구요.
남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질 못하네요...
우선
두 분이 결혼한지 4년차입니다. 현재 일본 거주중이구요.
결혼 전에 동서는 고등학교 때 아이를 가져 홀로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었어요.
지금 현재 아이는 13살이예요.
그렇다고 동서가 날라리는 아니었고, 순간의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좋은 대학 나와 외국계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어요.
도련님은 초혼이었지만, 아이가 있는 것에 신경도 안 썼고 정말 자기 딸처럼 생각하며 키우고 있습니다.
저는 몇 번 식사하고 여행 같이 가본 것이 전부인데, 제 경험으로는 동서가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친절하고 예의바르고 베푸는 것도 좋아하고...
어젯밤 이야기를 듣기 전까진 정말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여기까지가 배경이고.. 문제가 된 부분이 무엇이냐면..
1. 동서가 워커홀릭입니다.
좋은 의미에서가 아니라, 정도가 심하여 보통 밤 11시, 새벽 1시 정도에 귀가를 합니다.
이 부분을 도련님과 상의를 해보고 타협을 했지만, 그 때 잠깐이고 곧 이 패턴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당연히 도련님이 밥, 청소, 설거지, 빨래 거의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합니다.
(도련님도 당연히 직장 다닙니다.)
심지어 딸은 엄마 얼굴을 주말이 아니면 거의 못 봐요.
아이러니하게도.. 새아빠와 딸이 훨씬 가깝습니다.
조카가 무슨 고민이 생기면 동서가 아니라, 도련님과 의논하고 저희 남편에게도 곧잘 털어놓습니다.
오히려 엄마와 단둘이 있으면 어색해서 싫다고 했다네요...
그래서 첫번째로 도련님은 이런 생활패턴이 지속된다면, 딸과 엄마의 관계가 많이 나빠질 걸 염려합니다.
이런 부분도 많이 이야기 해봤지만 달라지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너무 힘들대요..
집안일을 자기가 하는 것은 괜찮은데, 가끔씩은 아내가 해주는 밥이 먹고싶다고 하더군요.
이게 밥 그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니라, 아내의 사랑? 이런 걸 느끼고 싶다고 합니다.
2. 사실 회사에서 일은 항상 저렇게 많지 않습니다.
투잡을 뛰고 있는데 그게 암웨이라는 회사라네요.
저는 그 회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인터넷 검색해보니 다단계회사라고 하네요??
다단계인데 악질 다단계는 아니라고..
혹시 잘 아시는 분 계시면 꼭 댓글 부탁드릴게요...
그래서 회사를 마치면 무조건 암웨이 동료들과 만나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
주말에도 대부분 암웨이 일을 한다고 외출을 하구요.
집안에 모든 제품도 암웨이 제품으로만 쓴다고 하네요.
동서가 암웨이에 대해서 맹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집에 전자레인지도 없는데.. 암웨이에서 안 좋다고 그랬기 때문이래요.
한번은 동서가 저를 파티에 초대해서 함께 갔는데, 그 파티가 암웨이 파티더군요ㅠㅠ
다행히 그저 술마시고 노는 파티였는데
그 중에서 파티를 개최한 분이 엄청 높은 직급이신 거 같았어요.
하와이에 집이 2채나 있다고 하면서..
동서가 자기도 저 사람처럼 되는 게 목표라고 그러길래
당시에는 그 말을 가볍게 듣고, 그러냐고 나도 저렇게 살고싶다ㅎㅎ 그랬는데.. 그게 아니었더군요
정말로 암웨이로 성공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잘 되면 좋겠지만, 암웨이라는 회사가 다단계라는 말을 듣고 걱정이 앞섭니다.
3. 이 부분이 제일 심각한 거 같은데... 동서가 통장을 오픈 안 합니다.
그래서 결혼 4년차 임에도 얼마를 버는지 모른대요.
딱 월세의 반만 내고, 나머지 월세 반, 식비, 공과료 등등 모두는 도련님이 다 냅니다.
그리고 동서 본인 말로는 그 나머지 전부를 본인 친정집에 보낸다고 합니다..
동서 부모님이 아프신지, 일을 못 하시는 상황인지.. 꼭 동서가 생활비를 모두 대야만 하는 것인지..
제가 아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동서 어머니께서 외교부에서 공무원으로 일하셨어요..
어머니 직업을 알았기 때문에, 어제 동서가 번 돈 모두를 친정집으로 보낸다고 했을 때 충격이 컸습니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련님이 친정집에 얼마를 보내는지 조차 모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봐요.
제가 상식적으로 알고있던 부부들과 너무 다른 사안이라
어떻게 말조차 꺼내기 쉽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한국에서는 아버지가 일에 열중하고 자식, 아내에게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혹시 남편분이나 주위 분들 중에 이런 문제점이 있었는데
슬기롭게 해결하신 분들이 있다면.. 도움 좀 부탁드릴게요.
도련님은 되도록 싸우지않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데..
일에만 치중하지 마라, 가족도 신경써야한다, 에리카(딸 이름)를 봐라 불쌍하지도 않냐, 네 얼굴을 주말에만 본다,
일과 가족에 밸런스를 맞춰야 된다
이런식으로 대화를 하면
동서는 내가 이 일을 나만 좋으라고 하냐, 가족 위해서 하는 거다, 이렇게 싸움이 번진다고 하네요.
이런 대화화법도 어떻게 고쳐야 서로 진짜 대화가 가능할까요?
이런 문제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미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