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미즈넷 어느 한 새댁의 김장 안하게 된 사연

참맛 조회수 : 4,692
작성일 : 2014-11-23 21:44:54
미즈넷 어느 한 새댁의 김장 안하게 된 사연

나는 2남 4녀 6남매에 막내며느리다.. 결혼준비때 남편과 난 시부모님과 함께 살기로했다..

시부모님께서는 나이든 당신들과 같이 살기로한  막내아들과 나를 참 예뻐해주셨다..  어느덧 첫 김장철이 다가왔고. 왠일인지 셤니는 김장말씀이 없으셨다...내 친정서는 "너희 시댁은 언제 김장하시니? 시골서 할머니가 야채좀 보낸다는데 언제쯤 보내면될까?"해서 셤니께 "엄니~~우린 김장언제해요~~??"하고 여쭸더니... "응..김장..안할란다~~~"하셨다..
 그주말에 여자형제들(시누4명과 형님)을 부르신 셤니께서는 중대발표를 하셨다.. "올해부터 김장안한다..각자 하던지 요즘 김치해 파는 곳도 많은데 사먹던지...각자 입맛에 맞게 알아서들 해~~나도 늙어서 힘들고 이젠 그때그때 막담궈파는 사먹는 김치가 맛있네~~~"

 여자형제들은 각자 말들이 많았다 그래도 김장을 해야지...김장을 안한다는게 말이 되냐~엄마김치가 맛있다...우리들이 할테니 엄만 일하지말고 지켜만 봐달라고 걱정하지말라고 ...나도 "엄니~~우리 여자들이 6명..엄니까지 7공준데 김장 그까짓꺼 금방 해치울수 있어요~~"했지만 셤니는 왠일인지 절대 김장 안할 것이고 더더군다나 울집에선 못하게 할거니..모여서 할려면 울집말고 너희들 집 중에서 모여 하라셨다..

여자형제들은 엄니의 완강한 태도에 어쩔수없이 각자 김장을 해결 하기로 하고 돌아갔다..  모두 돌아가고 나는 셤니께 "시골서 외할머니가 야채도 보내주신데고.. 전 며늘되고 첫 김장기대하고 있었는데요~~"했더니 울 셤니의 말씀..

 "이구~~이 헛똑똑아~~내가 너땜에 김장끊은거다~~"하신다...나 때문이라고? 왜지?  "아가~~너가 나랑 같이 산다고 할때부터 난 이미 생각했었다...모여서 김장을 하게되면 당연히 울집으로 올거고...올해는 모여서 잘하겠지..

근데 내년엔? 또 그 후년엔..? 김장때 되면 누군 아파서 못온다..누군 애가 어때서 못온다..급한일이 생겼다 하며 하나둘씩 빠질거고 그렇다고 김치 안줄수도 없고..넌 나와 같이 사니 집이 여기라 김장때 아파도 빠질수도 없고..막내라 형님들 김치 뒷치닥거리 다할거고..결국 김장은 너와 내몫이 되는거다...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야..우린 형제도 많고 대식구니..같이 모여 밥먹을일 있음 무조건 외식할거다..그러니 내가 그리 얘기하면 넌 모르는 척하고 나만 따러~~~!!"

ㅜㅜ...이렇게 깊은 뜻이...그날 이후 셤니를 완전 존경하게 됐다 그런데 몇해 셤니와 같이 살며 놀러오신 작은셤니들에게 들은 얘기....

"형님(울셤니)젊어서 진짜 고생많았다~~우린 멀리 떨어저 살아 덜했지만....어머니(울셤니의 셤니)랑같이 살며 김장 백포기씩 해서 시누들 다 돌라주고..그래도 짜네 싱겁네..말도 많고.고맙단 소리도 못듣고 완전 시누들 반찬해대기 바빴지..뭣좀 형님이 해노면 엄니가 자기딸들 오라해서 퍼가고...에고..울 형님 참 힘든 시집살이했지~~.."

ㅠ.ㅠ 울셤니 김장을 끊은 이유는 내가 당신처럼 될까봐..며느리가 아닌 같은 여자로써 나를 배려해주신거다..  

이 김장이야기는 울셤니의 수많은 일화중 하나이다.. 여기다 모두 얘기 할수없는 너무 모진 시집살이를 하셨기에.....당신은 이미 오래전 내 신랑이 어릴때부터 난 내 며느리에게 이러지 말아야지 하셨단다..

 나를 당신을 부양해야하고 시댁에 헌신 복종해야하는 며느리가 아닌 같은 같은 여자로 대해주시기에 지금 12년을 트러블없이 살수 있었던거같다...

 그리고 지금도 울집에 김장은 없다..ㅋㅋ  우리식구먹을 만큼 아는 김치집서 맞추고... 그렇게 길들이다보니 시누들이 각자 조금씩 해서 맛보라고 갖고 오기도하고.. 엄니 사랑해요..제가 더 잘할게요...
출처: 미즈넷 Silver님

http://m.bbs.miznet.daum.net/gaia/do/mobile/talk/read?articleId=868974&bbsId=...
IP : 59.25.xxx.12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4.11.23 9:56 PM (121.130.xxx.145)

    현명하고 선한 어르신이네요.

  • 2. 먼지가되어
    '14.11.23 11:11 PM (112.160.xxx.95)

    존경스럽네요....

  • 3. **
    '14.11.24 5:54 AM (121.88.xxx.86)

    좋은글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1646 남자아이 피아노 전공은 그렇게 아닌가요? 19 추워요마음이.. 2014/12/03 4,990
441645 탄핵집회열고싶어요;;; 4 열받 2014/12/03 1,201
441644 대봉감 택배로 보내고 싶은데.. 파손없이 잘 도착할까요?ㅠ 6 택배 2014/12/03 1,339
441643 언제까지 김장시즌인가요? 다음주초에 김장하려면 4 ... 2014/12/03 860
441642 유럽 패키지 여행을 가면 얼마 정도 예상하면 될까요? 5 보통 2014/12/03 2,389
441641 고등학교 국어가 그렇게 어렵나요? 20 중3 엄마 2014/12/03 3,790
441640 꾸미기 귀찮을때 어떻게 다시 힘을 내나요? 4 싱글 2014/12/03 2,469
441639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어떤 유치원에 보내겠어요? 28 dd 2014/12/03 5,144
441638 딸아이방 커튼 할까요?말까요?? 5 ㅋㅋ 2014/12/03 1,042
441637 김치통으로 한번쓰면 다른 용도로 불가능할까요? 5 김장고민 2014/12/03 957
441636 판매하는 블로거들 사업자등록 하는거요 3 ... 2014/12/03 2,711
441635 통장에 잔고가 없으니 우울하네요 ㅠㅠ 3 돈없다 2014/12/03 2,640
441634 mbc드라마 정말 잘나가네요 8 왈왈 짖자 .. 2014/12/03 3,353
441633 주한미국대사 부부 옷차림 소박하네요... 14 ... 2014/12/03 5,174
441632 에네스는 개봉예정인 영화 은밀한유혹도 찍었네요 5 .... 2014/12/03 2,568
441631 한식대첩 심사는 정말 대단한 호사 같아요. 13 침이 꿀꺽 2014/12/03 3,529
441630 키 165미만의 40대초반 남성의 정장용 다운패딩 문의드려요.... 7 어렵다 2014/12/03 1,018
441629 큰 침대 쓰시는 분들...침구 어디서 사세요? 10 이불 2014/12/03 1,973
441628 군 사이버사령부... 여전히 가동중이랍니다. 1 기무사 2014/12/03 364
441627 `허니버터칩` 끼워팔다간 징역 갈수도 1 한번만 먹어.. 2014/12/03 1,034
441626 갑자기 열이나고 토하고설사. 이거 무슨 증상인가요? 10 ㅜㅜ 2014/12/03 11,400
441625 위내시경 일반으로 했어요 5 지옥을 맛보.. 2014/12/03 2,366
441624 간호조무사 구인하려는데 어느 사이트를 많이들 보실까요? 3 내과 2014/12/03 1,286
441623 중3.. 겨울방학 어떻게 보내게 하실건가요? 1 나무 2014/12/03 817
441622 상담비 받는 영어학원은 뭐 따로 챙겨주나요? 1 영어학원 2014/12/03 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