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때문에 친해졌지만 성격적으론 그친구는 상당히 쾌활하고 화끈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입니다.
딱하나 돈문제에 대해선 굉장히 민감해서, 쇼핑을 나가면 마트 몇군데의 가격을 철저히 비교하고 같은 제품이라도 용량단위가격까지 다 체크할정도로 꼼꼼한.....좋게말하면 알뜰한 성격이었구요.
그친구 아이가 워낙 대식가에 식탐이 좀 있는편이라서 배고픈걸 못참아해서 첫아이땐 그친구가 먼저 밥때되면 밥 먹자고 할정도였거든요.
첫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고부턴 그친구는 아이없이, 저는 껌딱지 둘째 데리고 외출하다보니 그때부터 자꾸 미묘하게 신경을 거슬리는 행동을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밥문제, 돈계산문제만 빼면 다른면에선 시원시원하고 화술좋은 성격이라서 같이 수다떨고 놀기엔 더할나위없는 사람이어서 이게 아닌데라면서 자꾸 그렇게 되고...그렇게 되더라구요ㅜㅜㅜㅜ
그친구랑 멀어진것도 역시나 돈문제때문인데요..
그친구 아이가 대식가에 식탐이 좀 있거든요, 그친구는 아이가 성장기라서 많이 먹는것뿐이고 식탐이 아니라 잘먹는것뿐이라고 식탐이라고 인정안하더라구요.
우선 같이 밥먹으러가면요, 전 각자 음식 따로 시켜서 먹길 원하고, 그친구는 종류별로 시켜서 이것저것 맛보면서 먹길 원하더라구요.
된장찌개냐 김치찌개냐라면, 전 먹고 싶은것 시켜서 먹는다라고 하면, 그친구는 각자 하나씩 시켜서 가운데 놓고 이것저것 떠 먹길원하는 스타일이지요.
여기서 문제는, 우리집애들은 먹는 속도가 느린데 비해, 친구아이는 대식가에 속도가 엄청 빨라서요...
가장 맛있는 음식, 고기같은것을 제일많이 빨리 혼자서 다 먹어버린다는거죠.
애가 성인뺨치게 많이 먹으니까 음식을 추가하게되고, 결과적으론 그친구와아이가 대부분의 음식을 흡입했어도 밥값은 반반 나눠내야하고....
큰아이들은 학교보내놓고 저랑 둘째아이와 그친구 이렇게 셋이 쇼핑나가면 또 밥값 안쓰고 싶다고 버티고....아랫글과 같은일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그친구가 아이데리고 쇼핑가면, 부페식당으로 가자고 유인합니다.
앨레나가든이나, 애슐리같은 저렴이부페도 많찮아요.
근데, 절대로 부페는 절대로 안가고 싶어하더라구요, 부페 싫어하는줄알았더니 자기식구들끼린 잘 가더라구요.
종종 외식갈땐 꼭 부페로 가서 먹던데, 왜 나랑은 부페를 안갈려고 들까 어느날 궁금했는데 깨들음이 왔지요.
자기들끼리갈땐 ,식구들이 다들 대식구라서 양이 많으니 부페안가고 패밀리 레스토랑가면 돈감당이 안되니까 부페를 가구요.
저랑갈땐 패밀리레스토랑가서 먹고 싶은것 양껏 시켜먹고 밥값은 저랑 반반 나눠내는게 이득이니까 그런 행동하는거란것을요.
이런 깨들음이 오니까요, 제가 친군지 호군지 헷갈리면서 저도 같이 치사하게 굴게되고....
분명히 겉으론 친구인데 속으론 돈계산을 하고 있는 저 자신이 어찌나 한심하고 쪼잔해 보이던지 자괴감까지 오더라구요.
그친구랑은 결국 이런문제로 깨졌구요.
그친구는 제가 오히려 돈문제로 쪼잔하게 굴었다고 여기고 있으니까 뭐...그친구도 다른 게시판에서 어떻게 글을 쓸진 모르겠네요.
그친구 입장에선 제가 많이 치사한 인간이겠죠 뭐.....
(아참 왜 밥시간에 쇼핑가냐고하신다면....애 학교 보내놓고 대충 치워놓고 마트나 아울렛매장나갈때면 보통 10-11시 사이에 나서서, 애들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2시무렵이니까 그시간에 쇼핑을 나가다보니 항상 점심시간대가 끼게 되더라구요.
그친구는 밥안먹고 2시에 집에와서 집밥먹으면 된다고 버티고, 저는 12시 넘어가면 뭐라도 먹고 싶어하고...뭐 그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