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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님이 헤어지신 분들......

ㅜ.ㅜ 조회수 : 1,387
작성일 : 2014-11-20 00:34:36
솔직히 나 살기도 바쁜데
부모생각까진 못 하겠지요.
저는 워낙 파란만장하게 살아서 술 없인 잠들지 못 하는 정도가 벌써 10년인데요.

부모님......저 어릴 적 참 많이도 싸우셨죠.
그냥 싸우는 게 아니라 때리고 피 흘리고 훗훗.

저희 결혼시킬 때까지만 산다 하시더니 진짜 이혼하셨네요.

두 분이 따로 사시는데 가슴에 짐으로 남아 있어요.
한 분은 외국오지에서 지내는데요,
심장병이 있어 오늘내일합니다.
저는 일이 있고 하루라도 빠질 수가 없는데
만약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으면 비행기 갈아타며 가는 그 먼 곳까지 어떻게 갔다올까
지레 고민입니다.

한 분은 혼자 사시는데
가끔 뉴스에서 독거노인이 죽었지만 아무도 와 보지 않아서
시신이 썩어 악취 때문에 이웃이 신고할 때까지 죽은 걸 몰랐다 뭐 이런 뉴스를 보면
하루종일 눈물이 쏟아져서 참을 수 없네요.
저 같은 경우 외로움 안 타는 인간이라 냅둬도 잘 살지만
저 분은 엄청나게 외로움을 타시거든요.
자주 가려고 애써도 주말에 차 막히고 어쩌고 치면 가는 데에만 온전히 네 시간은 걸려요.
아이들 키우면서 쉽게 휭휭 날아갈 곳이 못 되지요.

두 분이 사별도 아니고, 멀쩡히 살아 계시면서
같이 있으시면 얼마나 좋을까......
자식의 가슴에 이렇게 양쪽으로 커다란 짐을 지우시고 그리 좋으실까......

저는 죽어도 이혼만은 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에게 이런 고통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술 안 먹고도 잠들고 싶습니다......
IP : 46.165.xxx.23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롤로
    '14.11.20 12:58 AM (106.188.xxx.132)

    가정을 꾸리는 것도 자녀를 만드는 것도, 다 마음과 금전을 베푼만큼 노년에 돌아오는 것 같아요.
    힐링캠프 윤상이랑 홍은희 연속으로 보면서 가장 느낀 게 그거네요.
    자라는 내내 마음에 아픔을 갖고 크셨을 원글님께 가장 큰 위로를 드립니다. 본인을 가장 먼저 보살피세요. 자녀와 남편에게 많이 사랑주시고, 그래도 남은 애정이 있을만큼 여유가 생기실때 부모님 챙겨드리세요. 결혼, 출산, 아무나 하는 것 아닙니다.. 정말 딱 통장처럼, 애정도 금전도 사사로운 것 하나하나 한만큼 돌아오더라구요.

  • 2. 롤로
    '14.11.20 1:02 AM (106.188.xxx.132)

    안정환네 집만큼은 아니지만, 홍은희 비슷했던 저희집안, 자녀들은 부모님 아무도 안거들떠봅니다. 한때는 악질적이었던 부모의 가물어져가는 모습, 마음 아프지요. 하지만 정은 안가요.
    보통 부모에게 못하는 자녀는 자기가정도 잘 못꾸린다는 이야기 많이 하는데, 안정환 보세요. 저희 형제자매들도 부모복은 없었지만 자기가 꾸린 가정에는 더 악착같이 남편 자녀 사랑많이 주고 살아요. 더 애틋하고요. 그냥.. 뿌린만큼 거둔다는 거, 진리...
    효 사상 때문에 근래 힐링캠프같은 이야기들이 대놓고 나온다는게 신선한 일인데, 더 많은 유명인들이 그런 이야기 해줬으면 하네요. 가정 지키지도 자녀 양육할 의지도 없이 저지르는 사람들은 결혼 못하도록.

  • 3. 윗글 두분다 토닥토닥
    '14.11.20 1:54 AM (61.74.xxx.189)

    가슴이아프네요
    건강 잘챙기시고
    부모복은 없었다 생각하시고
    자녀들 사랑 듬뿍주세요
    두분 다 여리신것같아
    읽는 구절구절 그냥 지나칠수가 없네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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