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1월 18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98
작성일 : 2014-11-18 07:54:31

_:*:_:*:_:*:_:*:_:*:_:*:_:*:_:*:_:*:_:*:_:*:_:*:_:*:_:*:_:*:_:*:_:*:_:*:_:*:_:*:_:*:_:*:_:*:_

바다가 보이는 오래된 초등학교에 갔네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바람만이 저녁밥을 지어
논둑의 뱀풀이며 씀바귀들에게 퍼 주었네
염소들 그것들을 뜯어먹으며 아이들을 불렀지만
아이들은 해변에서 바다를 뜯어먹고
되새김질하여 수평선 너머로 공을 차내고 있었네

바람은 날개를 접어 몇몇은 빈 교실에서 헤진 추억들을 풀어놓고
몇몇은 야유회 온 사람들의 배낭을 비집고 들어가
아이들과의 이별을 준비했네
저녁식사엔 염소 한 마리 잡아 만든 수육이며
국물이 나왔는데 바다냄새와 풀냄새가 물씬 났네
풍성한 저녁식사는 시작되었지만 일행은
부음을 전해들은 사람들처럼 말없이
질디기질긴 식사를 하는 것이었네

파도소리는 보채는 아이들을 잠재웠고
소쩍새같은 숨소리를 내며 커가는 아이들,
이슬을 불러 염소의 쓸쓸함을 덮었네
파도소리가 더 크게 들리자 일행은 저마다
염소의 울음소리를 내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하얗게 늙어갔네
그들의 턱에는 수염이 빠르게 자라고 있었으며
새벽녘에서야 막혔던 귀가 뚫리고 있었네


                 - 정선호, ≪봄, 야유회를 가다≫ -

* 경남신문 200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1월 18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1월 18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1월 18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4922.html

 

 

너희꺼 아니라니까.

 

 

 
―――――――――――――――――――――――――――――――――――――――――――――――――――――――――――――――――――――――――――――――――――――

”우표를 생각해보라.
그것의 유용성은 어딘가에 도달할 때까지 어떤 한 가지에 들러붙어 있는 데 있다.”

              - 조시 빌링스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6603 읽으세요 10 책책책 2015/01/16 1,359
    456602 전세살고있는데 언제까지 집 보여줘야할까요? 5 세입자 2015/01/16 1,108
    456601 문재인과 박지원 토론보고 7 야당 2015/01/16 1,287
    456600 3개월반 된 강아지 간식 전혀 안먹이기 힘들어요 13 배고프니 2015/01/16 3,404
    456599 전업에 대한 82여론 중에 이상하다고 느끼는 점. 19 이상.. 2015/01/16 3,099
    456598 오늘 같이 흐린날 제2롯데월드 ^^ 2015/01/16 1,062
    456597 시니어*플러스 어떤가요?? .. 2015/01/16 402
    456596 연말정산 질문요 1 머리아파 2015/01/16 1,068
    456595 많이 웃을수있는 방법..뭐가 있을까요??? 8 흠ㅡㅡ 2015/01/16 1,340
    456594 못버리는 사람...들 중에 알뜰한 부자 보셨나요? 16 ... 2015/01/16 5,448
    456593 냉정히 판단해서 2 글쎄 2015/01/16 508
    456592 부러운 여자 8 하늘 2015/01/16 4,183
    456591 판교도서관(서판교)에서 서현역까지 자전거 연결길이 있습니까? 3 ㅇㅇ 2015/01/16 1,233
    456590 풍자와 해학이 ...괴로우나 즐거우나 대통령과 함께 와~ 2015/01/16 386
    456589 향초를 향수 대용으로 쓸 수 있을까요? 10 .. 2015/01/16 1,302
    456588 얼굴이 푸석거려요. 7 ... 2015/01/16 1,375
    456587 실리트 압력솥 사용방법 궁금해요^^ 2015/01/16 531
    456586 시부모님 모시고 스키장 가기?? 15 세연맘 2015/01/16 2,314
    456585 영상 못보신분들~ 주진우 "기자를 죽일수 있으나 입을.. 5 김어준 2015/01/16 1,363
    456584 영화감독 뤽베송..무슬림 젊은이들에게 공개 편지 5 프랑스 2015/01/16 992
    456583 미국에서 60일간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하실껀가요? 9 고민이에요 2015/01/16 1,685
    456582 사무실 동료, 물건 빌려쓰기... 7 그냥그래1 2015/01/16 1,151
    456581 1월 16일, 퇴근 전에 남은 기사 몇 개 남기고 갑니다. 세우실 2015/01/16 1,096
    456580 남편 동료 결혼식에서 있었던 일 72 팡팡 2015/01/16 20,328
    456579 자칭 전직 초등학교 교사 글 지웠네요 6 2015/01/16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