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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열차는 지금 조치원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조치원이 어딘가, 수첩 속의 지도를 펼쳐보니
지도 속의 도계와 시계, 함부로 그어 내린 경계선이
조치원을 새장 속의 새처럼 가둬놓고 있다
나는 문득 등짝을 후려치던 채찍자국을 지고
평생을 떠돌던 땅속으로 들어가서
한 점 흙이 되어 누운 대동여지도 고산자를 생각한다
새처럼 자유롭고 싶었던 사나이, 그가
살아서 꿈 꾼 지도 속의 세상과
죽어서 꿈 꾼 지도 밖의 세상은 어떻게 다를까
몇 달째 가뭄 끝에 지금은 밤비가 내리고
논바닥처럼 갈라진 모든 경계선을 핥으며
비에 젖은 풀잎들이 스적스적 일어서고
나는 불우했던 한 사내의 비애와
상처를 품고 앓아 누운 땅들을 생각한다
대숲이나 참억새의 군락처럼, 그어질 때마다 거듭
지워지면서 출렁이는 경계선을 생각한다
납탄처럼 조치원 역에 박힌 열차는 지금
빗물에 말갛게 씻긴 새울음 소리 하나를 듣고 있는 중이다
- 송유자, ≪조치원(鳥致院) 지나며≫ -
* 경향신문 2002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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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3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1월 13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1월 13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4265.html
인간으로서의 삶을 다하기 전에 갚을 수는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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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비판하는 것이 마음 아플 때는 비판해도 좋다.
그러나 거기서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느낄 때는 입을 다무는 게 좋다.”
- J. R. 로우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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