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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린 눈을 모포처럼 둘러 쓴 길이
꽁꽁 얼어붙은 강을 건너고 있다
눈길 위로 걸어간 발자국
먼저 간 발자국 위를 다시 걸어
뒤엉킨 길이 또 하나 걸어가고 있다
강둑에서 멈춘 발걸음들
문득 발자국의 임자가 궁금하다
강 건너에 도착한 풍경들
마주보고 서 있다가
발이 시릴 때쯤 안다
멀리 있는 하늘이 제일 먼저
이 길을 건넜으리라
그 아래 몰골 드러낸 산이 건넜을 테고
그 다음엔 산등성이의 그림자가
이 길을 건넜을 것이다
털갈이하는 짐승처럼 서있는 나무들도
눈길 위에 발자국을 남겼으리라
건너온 길을 바라보며
제 발자국 헤아리지 않으며
얼어있는 강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
묵묵히 듣고 있는 것이다
건너지 않고 서있는 나를
아무 말 없이 기다리는 풍경
강 건너 저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누군가의 발자국을 지우며 간다
- 신정민, ≪돌 속의 길이 환하다≫ -
* 부산일보 2003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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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5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1월 5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1월 5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2982.html
고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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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말의 근본이다.”
- 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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