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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외국인 애인과 결혼할거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하는데 말문 트기가 어렵네요..

글쓴 조회수 : 4,458
작성일 : 2014-11-03 07:38:47
안녕하세요. 항상 글만 읽다가 써보는 건 처음이네요.

우선 제 가족관계를 말하자면 부모님과는 원래 엄청 다정하고 살가운 사이는 아니에요.
아버지가 엄격하셔서 아버지와는 더더욱 그렇구요. 그래서 평소에 속내를 서로 잘 안 털어놔요.
성인되고 나서는 저 혼자 해외에 나와살아서 한달에 두세번 전화할까 말까....
부모님은 아무래도 떨어져서 사니까 항상 제게 아쉽고 서운해하시는 감정도 없잖아 있네요.
그래서 제가 앞으로 외국에서 살거냐 한국에서 살거냐 하는 문제로 엄마랑 전화할때마다 좀 실랑이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최근에야 네가 좋다면 외국에서 살아야지...하고 납득?포기?하신 듯이 말하세요.

저는 대학때부터 좀 오래 사귄 외국인 애인이 있는데 성격이나 라이프스타일이 잘 맞아서 몇년 전부터 서로 결혼하자고 했구요.
부모님도 사귀는 거 아시고 언젠가 얘랑 결혼할거라는 느낌은 조금씩 일방적으로 어필하고 있었어요.
부모님이 개방적인 편은 아니라서 외국인과의 결혼을 완강하게 반대하시는 건 아니지만 될수 있으면 한국에서 한국인이랑 결혼해야지...하고 생각하시구요.
저는 지금 사는 나라에서 적응하면서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쭉 여기서 살 거라서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애인은 대기업 다니고 커리어상 내년에 진급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향후 5년간은 일이 좀 많이 바빠져서 같이 한국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앞으로 바빠질텐데 국제결혼은 시간과 돈이 드니까 어차피 결혼할 예정이고 이 나라에서 계속 살거라면
빠른 단계에서 결혼절차를 밟아서 외국인인 제 신분을 안정된 상태로 만들자는게 애인이랑 제 입장이에요. 
시민권이나 귀화 문제도 있으니까요.
아직 금전적으로 결혼식을 올릴 여유까지는 없어서 먼저 호적상에 올려놓고, 결혼식은 나중에 올릴 생각이거든요.
애인 부모님께서는 결혼에 찬성하시고 그 부분 다 아시고 이해하세요.

문제는 저희 부모님...제가 27세인데, 부모님은 그 나이대엔 제일 바쁘게 뛰어다니고 아직 커리어를 쌓아야 할 시기이다.라는 인식이 있으세요.
한마디로 결혼하기 아직 이르지 않냐 이 말씀인데.
제 입장에서도 바로 결혼해서 전업주부가 되겠다는 말은 아니고 아직 결혼식 자금도 기반도 부족하니 결혼식 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계속 일은 할 거거든요.. 
결혼식은 30대 딱 되기 직전에 하고싶어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요.
하지만 결혼 얘기 나오면 무슨 결혼이냐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시겠죠..
안그래도 외국인이랑 국제결혼 하는 거고....
거기다가 정식적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 호적에 올리는 건데 부모님이 보기엔 아무래도 불안하시겠죠.

호적에 올린다면 반년 정도 후를 예상중인데요, 국제결혼 감안해서 빨리 행동에 옮겨야 하니 조만간에 부모님과 얘기하고 조정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최대한 마찰 없이 이 얘기를 꺼내고, 진행시키고 싶어요. 어쨌든 처음에 반대나 짠 소리 들을 걸 각오하고....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이나, 이 상황이 어떻게 받아들여지시는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조언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P : 122.26.xxx.6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찌됬든
    '14.11.3 8:06 AM (222.119.xxx.240)

    결혼식부터 하시고 하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부모입장에선 좀 그렇지 않나요
    나이도 이르고..

  • 2. 경험자
    '14.11.3 8:10 AM (92.110.xxx.33)

    유럽에서 이나라 남편과 살고요. 각각 28,29네요 ㅎㅎ 작년에 한국서 식올렸어요. 음, 저도 부모님과 그리 친한편은 아니구요.. 그렇지만 이문제는 돌직구 밖에 없어요. 남친 소개시켜 드려봤나요? 울 남편은 한국 삼개월 가서 아빠랑 등산도 다니고 가족끼리 식사도 자주했고요. 첨에 얘기만 들을땐 갸웃하시다가(개방적이라고 인식이 된 나라라 만나기전엔 달가워하지 않으셨죠) 실제 만나 사람됨됨이 보고 납득하셨어요. 부모님 외국어 전혀못하시는데도 행동거지 보면 다 아시더라구요. 특히 남편이 한식도 아주 복스럽게 잘먹었고, 배운 사람이라 어디가서 절 굶기진 않겠단 인상 확실히 받으셨어요. 확실히 남친 데려다가 보이세요. 그냥 보이지도 않고 통보식으로 알리는 것과 사람됨됨이 직접 확인시켜 드리는 건 천지차이에요. 한국인과도 소리소문없이 하면 두고두고 인연 끊으실까말까 한데 외국인과는 더더욱 확실히 보여드려야 인정도 받고 후에 부모님께 두고두고 싫은 소리 안듣고 주변에 '딸이 도둑결혼했다데'소리 안들으시고요. 어물쩡 그곳에서 신고하시는건 님과 가족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기만 할거에요.

  • 3. 글쓴
    '14.11.3 8:12 AM (122.26.xxx.64)

    이 문제에 관해서는 애인과 1년정도 고민했어요. 법적인 절차도 충분히 이해한 상태입니다.
    외국인이라는 신분이 있기 때문에 장래적으로 생각해서 혼인신고를 먼저 하자고 한거구요ㅜㅜ
    혼인신고부터 덜컥이라니... 음...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겠네요
    부모님께서는 그 부분을 자세히 모르시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네요.

  • 4. 결혼식은
    '14.11.3 8:16 AM (59.27.xxx.47)

    사실 당사자 말고는 별로 의미가 없어요
    외국에서 산다면요
    부모님 때문에 안할거면 하지 마시고 부모님 반대해도 할거면 그냥 하세요
    부모님에게는 앞에 죄송하다고 대충 말씀하시고 결혼식은 돈 때문에 생략하고 결혼신고만 한다고요
    마찰없이는 하기는 어려워요
    어른이 되는 건 혼자서 책임지는 거에요
    마찰이 없을려면 부모님도 쿨하게 내자식이 성인이란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참 어려운 일이죠
    그럼에도 본인일은 본인이 결정해야 해요
    결혼을 하든 결혼을 하지 않든요

  • 5. 글쓴
    '14.11.3 8:18 AM (122.26.xxx.64)

    경험자님

    당연히 어물쩡 신고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글을 쓴 거구요......
    부모님께 연애 초에 직접 소개시켜드렸고 한번 만난 적이 있는 상태입니다.
    문제는 애인도 저도 둘다 일해서 일주일이상은 한국에 체류하기 어려운 상태네요.
    주신 말씀 참고하도록 할게요 조언 감사합니다.

  • 6. 한국인
    '14.11.3 8:19 AM (211.59.xxx.111)

    특히 보수적인 어른들은 외국인이 한국음식 잘 먹고 한국말 열심히 하고 이런 모습에 호감갖지 않나요?
    어쨌든 혼인신고전에 부모님 뵙게 될텐데 남친에게 넌지시 힌트를 주세요. 내딸한테 잘할 사람이다 생각되면 부모마음은 뭐....

  • 7. 글쓴
    '14.11.3 8:20 AM (122.26.xxx.64)

    결혼식은 님

    부모님 마음도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닙니다만 가치관이 달라서 역시 마찰은 불가피하겠죠.
    그것때문에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쓴 글이었는데 어느정도 밀고 나갈 용기가 생기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 8.
    '14.11.3 8:24 AM (92.110.xxx.33)

    일 해도 전 쉬거나 그만두고 가는게 맞다고 보는데.. 결혼을 정말 쉽게 생각 하시는 것 같아요. 아니면 하는 수 없이 식 올리고 부모님과의 마찰은 감당하시는게 맞을 수도 있겠고 사실 그걸 원글님이 바라시는 것 같네요.. 본인 맘 가는대로 하셔야지 어째요. 저는 부모님과의 관계가 안좋기 때문에 더 싫은소리 듣고싶지않고 깔끔하게 도리를 다 하고 잘 정리해서 들어오고 싶었어요. 두 마리 토끼는 다 안 잡힌답니다. 그건 원글님 욕심이에요. 한국나이 서른, 나름 또래 언니 경험자로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어느 결정이든 감수할 부분이있고, 결정후엔 미련갖지 마시길.. 욕심입니다.

  • 9. 아직
    '14.11.3 8:51 AM (180.65.xxx.29)

    결혼하기는 이르지 않을까요? 하실 공부 충분하게 하고 어는정도 일에 성과도 내고 결정하세요
    결혼하기는 나이가 너무 이르네요.

  • 10. ..
    '14.11.3 9:38 AM (203.226.xxx.110)

    바빠서 짧게 적습니다만
    외국에서 결혼한다고 한국에 혼인신고를 해야하는게 아닙니다. 저도 결혼하고 6년만에 한국이주할때 혼인신고 아이 출생신고 했습니 다. 외국에있으면 비자 중요한 문젠데 믿고 결혼할 계획있으면 조용히 거기서 혼인신고 먼저 하고 살가가 결혼해도 됩니다.

  • 11. 글쓴
    '14.11.3 9:58 AM (122.26.xxx.64)

    외국사는 입장 님

    같은 해외사는 입장이다 보니까 지금 제 상황에 관해 제일 이해를 잘 해주시는 것 같아요.
    외국인 신분으로써는 비자가 정말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고민글을 쓴 거구요.................
    저도 주변인과 부모님께 네 나이는 아직 결혼하기에 이르다라고 많이 들었고
    주위에 이미 결혼한 사람들도 있고 하기에 저도 어느정도 그 말은 납득을 해요.
    하지만 제가 이곳에서 발붙이고 살 현실적인 최선의 방법은 비자와 영주권 문제를 해결하는 거고
    저도 '번듯한 결혼식'이라는 것이 형식적인걸 알기에 이런 선택을 한 거 맞아요
    부모님도 제가 일하고 나서부터 오히려 제가 생활비 드리는 입장이라서 제 인생 제가 챙기면서 살았구요
    대학생 때부터 살기 위한 모든 절차라거나 인생에서의 선택 등 전부 제가 스스로 해결하면서 살았습니다..
    부모님 눈치라기보다는 마찰이 있더라도 부모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차리고 싶어서요
    생각해보면 돌직구로 부딫혀 보는 수밖에 없는가 싶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 12.
    '14.11.3 9:58 AM (110.13.xxx.37)

    배우자 되실분이 상당히 책임감이 있으신 분이시군요.. 님 편하시게 법 안에서 먼저 혼인신고 하자고 하시는걸 보니.. 그 부분을 최대한 어필하세요...
    한국에서 한국여자 만나서 애 낳고 살아도 이핑계 저핑계 대며 아이는 미국 시민권자 바로 신청하고 부인은 이래저래 안해주는 남자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먼저 혼인신고 하시고 그 나라에서 사시고.. 나중에 형편될때 한국에 와서 한복이라도 맞춰입고 주위어른들에게 인사드리고 하면 되죠.. 행복하시길..

  • 13. 93학번
    '14.11.3 9:42 PM (202.156.xxx.89)

    저도 남편이 외국인인데요 결혼얘기 먼저 꺼내고 혼인 신고하고 회사에 가족으로 올려놓고 해서 고마웠던적이 있네요. 서양은 결혼하면 남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예요. 이 남자 책임감있는 사람같으네요. 사랑하면 어서 알리고 부모님께 적극 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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