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산병원장례식장에 다녀 왔어요...

눈부신날 조회수 : 3,175
작성일 : 2014-10-31 02:17:23

신해철..죽음이라니, 믿기지 않는 뉴스 자막에 눈물도 나지 않더군요

근데, 30분이 지나고..하루가 지나고..시간이 갈수록 슬퍼집니다

어릴적 내가 얼마나 좋아했었는지도 새삼스레 기억이 나고..

나중에 신씨성을 가진 남자를 만나서, 아이들 이름 이쁘게 지어야지 했던 기억도..

원래 어제 마침 휴무라 친구와 함께 빈소에 다녀 오려 했어요...

근데, 자꾸 주저하게 되더군요.

내가 갈 자격이 있나...앨범도 사지 않고, 음악도 잘 듣지 않던 내가 팬 자격으로...

가족들도 잠깐 쉬지도 못하고 넘 힘들지 않을까...

뭣보다...신해철 조문을 간다는게 너무 낯설고 , 그냥 그 자리가 두렵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냥 마음으로 조문하고, 언젠가 있을 추모 콘서트나 가자고 했죠...

그랬는데, 오늘 시간 제한 없이 조문을 받는다고 하길래...

아, 가족들께서도 많이 와주길 바라는 구나 싶어서...

안가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아, 오후 출근 시간 전에 다녀오려고

검은 치마, 검은 셔츠 찾아놨죠..

올 해 아버지 돌아가셨을 적에 급하게 사서 신었던 구두까지...

근데 염색을 하느라, 시간이 늦어져서...못가겠더라구요

어제처럼 주저하던 마음도 좀 있긴 했는데

딱 반개 남은 연차..쓰기로 했죠

퇴근하면 새벽1시라, 반차 내야 밤 9시 반에 나설 수 있거든요..

급하게 편의점에서 봉투 사서..정류장 벤치에 앉아 봉투에 한마디 썼네요

우리는 하이틴 듣던 여고생이, 이제는 만으로도 마흔을 넘긴 나이가 되어

급히 염색으로 새치 숨기고 찾아왔어요..앨범도 꾸준히 사지 않던, 팬이라 할 수도 없는 팬이지만

언젠가 하늘에서 들을 수 있는 앨범 선주문합니다..라고 썼네요

도착해서는,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나, 너무 기가 막혀서 눈물이 났네요

한눈에 바로 알아보겠는, 아버지와 그리고...영정사진을 보니...

터져 나오겠는 울음을 참느라, 일그러진 얼굴로 조문보 받아 들고 나왔어요

허합니다. 빈소에 다녀오면, 실감이 날까 싶었는데...

실감이 나지도 않고..그냥 무기력..마음이 허하기만 하네요

내일은 비 많이 내렸음 좋겠군요

때로는 썰렁한 농담에 나를 민망하게 만들고,

어느새 살찐 아저씨가 되어, 짠한 마음도 들게 했던

그렇지만 늘 든든한 우리 편 같았던..신해철의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어요

IP : 180.228.xxx.1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31 3:06 AM (116.121.xxx.131)

    남편 퇴근하고 12시 넘어 출발해서 조문하고 방금 집에 도착했어요. 조문하고 오니까 더 믿기지가 않고 부인 되시는 분 기사를 봐서 그런지 더 받아들여 지지가 않네요. 억울해서... 고마움만 전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편히 쉬시라고...

  • 2. 저도
    '14.10.31 3:19 AM (211.215.xxx.166)

    어느 분이 조문 다녀오면 좀 낫다고 해서 저녁에 다녀왔는데
    더 힘드네요ㅠㅠ
    부인 분 뵙고 오니 마음이 더 힘드네요.
    너무나 좋은 남편이었기에 그 자리가 더 클것 같아서 너무 슬프네요. ㅠㅠ
    저는 퇴근하고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거의 10명 넘게 한꺼번에 조문해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너무 너무 안타깝지만
    강제 요절시킨 그 놈 죽이고 싶지만
    그래도 오늘 조문객들 보니깐 그는 헛되게 살지 않은듯 합니다.
    큰 사람이었는데....
    지금 우리나라 현실에서 저런 사람 또 있을런지.
    아 또 웁니다. ㅠㅠ

  • 3. ㅡㅡ
    '14.10.31 7:21 AM (121.188.xxx.144)

    억울해요
    오늘도 웁니다ㅠ

  • 4. @@@
    '14.10.31 9:02 AM (183.105.xxx.100)

    너무 슬퍼 몇날 몇일 미칠것 같아요.
    일상이 손에 안잡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6300 ((직구)) 부피면제되는 배송대행지 좀 알려주세요 배송대행지 2014/12/17 593
446299 아메리칸 스타일로 아침을 차려달래요 37 중딩아들 2014/12/17 9,117
446298 고2라는데 이 아일 어쩌면 좋을까요 2 부르르 2014/12/17 2,154
446297 청룡영화제 병주고 약주고 하네요 13 라일락84 2014/12/17 4,442
446296 돌출입인데요.. 9 돌출 팔자입.. 2014/12/17 2,440
446295 앗싸 변호인 작품상 ㅠㅠ 21 산이좋아 2014/12/17 2,318
446294 알바들도 회의해서 주제를 정하나봐요 8 알밥싫어 2014/12/17 564
446293 앗싸 변호인 송강호님 남우주연상!!! 13 산이좋아 2014/12/17 2,080
446292 딸의 친구 엄마가 위독하시다는데... 16 어쩌지 2014/12/17 4,183
446291 세계적인 명사들의 감동 강연 주옥같은 TED 강연 65 다루1 2014/12/17 3,859
446290 한경위의 결단이 얽히고설킨 이 난국을 풀어가는 시발점이 될 수도.. 꺾은붓 2014/12/17 456
446289 얼굴 습진 주사제vs연고 2 피부습진 2014/12/17 1,780
446288 남자 간병인 잘 아시는 분? 4 고민 2014/12/17 2,492
446287 허니버터칩:ㄴㅅ벌꿀와플: 포카칩스윗치즈 2 노시 2014/12/17 1,299
446286 시댁과 잘 지내는 82님들은 없으세요? 45 이상타 2014/12/17 3,333
446285 얼굴 뒤집어진거 어떻게 관리하나요? 1 미치겠다 2014/12/17 859
446284 이모가 일본다녀와서 된장을 사왔어요. 5 미소된장 2014/12/17 1,545
446283 고입고사(연합고사) 치르는지역 2 고입고사 2014/12/17 707
446282 러시아 공산품 사재기.국가 부도 분위기확산.. .... 2014/12/17 783
446281 영어 알파벳만 아는수준은 어떻게 공부해야할까요? 7 영어 2014/12/17 1,855
446280 샤브샤브 먹고 볶음밥 나오잖아요. 집에서 하는 방법 있을까요? 4 등*샤브샤브.. 2014/12/17 5,770
446279 여자가 일을 한다는건 슬픈거같아요 24 ........ 2014/12/17 5,321
446278 핏플랍 부츠 고민중인데요~~ 조언 부탁드립니다.꾸벅 8 ... 2014/12/17 1,746
446277 학습지교사 궁금합니다 2 ㄱㄹㅅ 2014/12/17 1,228
446276 jtbc보니 대한항공 대응방식이 문제였던 이유가있었네요. 9 아까전 2014/12/17 3,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