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무서운 오빠같은 또 교회 오빠 같은..

그대에게 조회수 : 1,250
작성일 : 2014-10-29 06:19:36

 

 

아.. 어떻게 써야 하나...

한번도 본적도 없고

그의 음악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의 저음의 목소리도 무거워 싫었다.

 

그에 대해 기억나는 건

무한궤도로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았을 때

공부도 잘하는 오빠들이 음악도 하네

멋지다 했다.

원조 엄친아를 보는 느낌이었달까...

 

사춘기 시절 날아라 병아리를 듣고 참 좋았는데

그랬던 그 오빠가 무거운 옷을 입고 주렁주렁 장신구를 하고

아아아아아아~~~ 하고 락을 불렀을 때 싫었다.

저음으로 얘기할 땐 제발 진짜 오빠 목소리로 얘기해줘 라고 얘기하고 싶었다.

그래도 대학가요제때의 산뜻했던 그 모습

살짝 발라드를 불렀을 때의 그 모습을 떠올리며

티비에 나올때나 라디오에 나올 때 오빠 목소리를 들으면

같이 교회 다녔던 교회 오빠가 나온 것처럼 반가웠다.

 

오빠가 나이가 들어가고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오빠가 이해가 되고 안쓰럽기도 하고 지지하고 싶었다.

 

요즘 방송에서 보는 오빠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오빠도 많이 늙었구나

오빠 그렇게 살쪄도 괜찮아

그 모습도 카리스마 있고 좋아 라고 얘기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뉴스를 읽었다

 

쿵 했다

 

오빠는 다시 일어날거야

이것조차도 하나의 에피소드가 될거야

아무리 연예인들이 에피소드를 이것저것 얘기해도

오빠의 병원 에피소드 하나면 다 끝나 하고

덜덜덜 떨면서 얘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부터 오빠는 그냥 독한말도 하지 말고 눈에 힘주지도 말고

그냥 부드럽게 재미있게만 살자... 하고 애원하고 싶었다.

 

오빠는 사망했다.

 

대학가요제때 tv를 보며 대상 무한궤도!! 했을 때 와와!!하고 환호햇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날아라 병아리를 들으며 사춘기적 혼돈을 혼자 다독였던 것도 떠오른다.

 

락을 불렀을 때 오빠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하고 생각했던 것도 기억난다.

 

노무현을 지지했을 때

나도 노무현을 지지하고 오빠의 말이 맞다고 지지하는데 근데 오빠 어쩔라구 그래 하고 걱정했던 것도 기억난다.

 

오빠의 가정 인터뷰나 tv에 가족들과 나오는 모습을 보고

오빠 원래 따뜻하고 재밌고 가정적인 사람이구나

그동안 이런 모습 일부러 안 보여 준거지? 귀엽네ㅋㅋ 했다.

 

그러다가 요즘 방송 나오는 거 조금 보고

오빠도 나이드니까 살도 찌고 아빠 모습이 보인다

오빠 그 모습도 좋다.

체중은 늘었을지 몰라도 뭔가 가벼워 보이는 모습이야

괜찮아 좋아! 했다.

 

그러다가 얼마 안 있다 오빠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인사도 못하고  가버렸다.

너무 빨리...

 

아무리 오빠가 목소리를 깔고 멋있는 척을 해도

오빠는 원래는 진짜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어

그래서 이렇게 사람들이 오빠가 가고 나고 허망해 하나봐

지금은 오빠 보다도 오빠의 가족들이 걱정된다.

부모님 아내 아이들을 놓고 인사도 못하고 가버린 오빠의 마음은 어떨까 싶다.

근데 지금은 그냥 오빠에게 거짓말이라도 걱정하지마 다 잘될거야 하고 말해주고 싶다.

 

오빠!하늘에서의 오빠의 삶에도 건투를 빈다.

 

 

 

 

 

 

 

IP : 182.230.xxx.18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밤호박
    '14.10.29 6:56 AM (125.182.xxx.80)

    내가 갔던 첫번째 콘서트가 넥스트 해체전 마지막 무대였어요 뭐 내청춘도 마왕과 함께 했다 정도
    아까운사람들이 너무 빨리 갔어요 안타깝고 뭐 그러네여 아

  • 2. 가을
    '14.10.29 8:28 AM (1.246.xxx.85)

    중3때 무한궤도로 나온 오빠를 처음보고...
    고등시절내내 오빠의 테이프,라디오를 끼고 살았었어요...
    그러다 대학을 가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하면서
    자연스레 잊고 살았고...
    가끔 티비에서 오빠보이면 내심반갑고 오빠도 나이들었네 살많이 찌셨네...
    가끔 토론프로나 민감할수있는 정치참여모습볼때 지지하면서도 욕을 너무 먹으니 불안불안도 했구요
    심정지로 쓰러져 입원했다길래 설마설마하며 매일매일 기도하며 소식찾아보고...
    이렇게 허무하게 가실줄이야...
    어제 종일 라디오틀어놓고 목소리들으니 눈물나고
    나오는 노래마다 아 저렇게 좋은노래가 많았지
    많은분들이 이토록 애통하하고 슬퍼하는거보니 오빠가 정말 잘살았구나싶고...
    이제 하루가 지났을뿐인데 벌써그립네요...
    아직도 고 신해철이란 단어가 너무 낯설고 믿을수가 없지만ㅠ
    나이든 오빠도 정말 멋질텐데...지금이모습으로 영원히기억되겠지요
    맘이 너무 아파요 아프지만 말라더니....오빠도 이제 아프지않은곳에서 행복하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6125 분당49평 vs 일원동 32평 11 머리아퍼 2015/01/15 6,083
456124 눅눅한 멸치볶음 구제방법 있나요? 4 시월애 2015/01/15 3,305
456123 물건 던지고 쌍욕...있을수 있는행동인지.... 27 또라이 2015/01/15 7,233
456122 강서구 마곡지구 아파트 분양 *^^* 2015/01/15 1,689
456121 남자친구 부모님 처음뵙는데, 어떤 선물 사가야 할까요? 7 로그로그 2015/01/15 3,270
456120 재벌 망한걸 왜 국민 세금으로 메꾸나요? 4 음냐 2015/01/15 1,380
456119 목동쪽 말더듬치료하는데 추천해주세요.. 1 .. 2015/01/15 876
456118 댓글부대들 정말 활동할까요? 1 충격아이템가.. 2015/01/15 396
456117 요즘 이케아 입장하기 어떻던가요? 8 가보신 분?.. 2015/01/15 2,568
456116 박성호가 나왔던 그 문제의 '부엉이'코너 말이예요... 8 게콘 2015/01/15 3,988
456115 결혼정보회사 (결정사) 가입회비 얼마내야할까요? 11 연말정산 2015/01/15 6,770
456114 인천 어린이집 교사가 체육과출신이라는데 3 지나가요 2015/01/15 2,856
456113 납골당 갈 때 어떻게 해야하나요 1 처음 2015/01/15 8,473
456112 체험단 활동 블로거도 수입이 있나요? 1 궁금 2015/01/15 1,739
456111 가자미구이. 어떻게맛있게 궈먹나요? 8 ... 2015/01/15 1,709
456110 구제역 확산 막을 수 있어요 2 메론11 2015/01/15 1,281
456109 인터넷 + pitv + 인터넷집전화, 얼마에 쓰시나요? 5 투투 2015/01/15 1,122
456108 아동교육전문가 계시면 이럴땐 어떤말로 대처 할지 좀 알려주세요... 다른말이 하.. 2015/01/15 537
456107 벌교 당일여행 가능할까요? 3 .. 2015/01/15 1,152
456106 sk로 이동하면 노트북 준다는데..노트북 사양 좀 봐주세요 2 노트북 2015/01/15 1,003
456105 인천 어린이집 교사 사건과 교사 자격 1 보육교사 2015/01/15 683
456104 코스트코에서 할인하던 무선 일렉트로룩스 무선청소기 사도 될까요?.. 13 아기엄마 2015/01/15 12,381
456103 국토부는 왜 전세대신 월세를 선택했을까? 4 ..... 2015/01/15 1,691
456102 밀레니엄의 작가 스티그 라르손.. 대단한 사람이었네요. 9 밀레니엄 2015/01/15 1,760
456101 LED등 바꾸는거,전구만 사서 바꾸시면 돼요. 32 아랫글보고 2015/01/15 1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