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같이 늙어가는 꿈-엠엘비파크에서 읽은 글처럼

dream in a dream 조회수 : 889
작성일 : 2014-10-29 00:39:52

이런 글을 읽었다.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2&mbsIdx=1326786&cpage=...

 

나도 그런 바람을

가졌다기보다는 으레 그리될 줄로만 알았다.

백발을 우스꽝스레 묶은 그는 이런저런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이런저런 헛(?) 소리로 욕을 먹거나 쉴드를 받아가며...

사람은 좋은데 프로페셔널한 맛이 없는 어떤 이는 고향마을에서 또는 투쟁의 현장에서 아직은 힘이 실린 웃음과 목소리로 화내거나 강변하거나 껄껄 웃는 사진들이 신문에 실리며 또 욕도 먹고 역시 인간적이라는 감탄도 자아내게 하며 그렇게 꼬부랑노인이 되어갈 줄 알았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지만 그 시야와 실천과 사상은 지구상 그 어느 누구보다 위대했던 또 다른 어떤 이는...여전히 욕 먹으면서 바다 건너 이름 휘황찬 석학이나 정치가나 인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류들과 오가며 대한민국이라는 네 글자를 좀더 깊고 은근하게 빛나도록 닦고 또 닦으며 그렇게 나이들어갈 줄 알았다.

우리는, 조금은 느리고 때로는 거칠고 가끔은 짜증스럽고 또 때로는 혐오스럽더라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진보하며 그러다 어느날, 아 그래 이렇게 우리는 발전해왔지 하며 이삼십년 전쯤 길 위에 거리 위에서 뿌리고 던진 청춘의 한 장면들을 자식이나 친구들 앞에서 자조 반 자랑 반 그렇게 늙어갈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날 아침, 기억도 못할 어떤 얕은 잠을 자고 난 어느 날 아침

모든 것이 바뀌었고

함께 늙어가며 웃고 놀리고 미워하며 그렇게 같이 살 줄로만 알았던 이들이

하나, 둘. 셋...

사라져갔다.

처음에는 슬펐고 그 다음에는 화가 치밀었다. 믿고 싶지가 않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어쩌지 못하는 현실의 두껍고 단단한 벽에 그냥 오그라들어 침잠하며 내가 딛은 발 아래 땅만 들여다보고 살게 됐다.

내가 모르던 하지만 우리 모두이기도 한 수많은 아이이들도 하루 아침에 차갑고 깊은 물 속으로 깊이 더 깊이 사라져가고 말았다. 슬픔도 분노도 어떤 감정도 그냥 그대로 멈춰서 돌처럼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리고 어제.

다시 슬퍼졌다. 이전 혹은 더 그 이전, 우리가 꿈도 아닌 꿈을 꾸고 살던 그 시절을 함께 시작했던 그마저도 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슬픔과 분노와 이별, 상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IP : 211.202.xxx.14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0517 내 생애 봄날 보시는분들 계시나요 3 푸들푸들해 2014/10/30 871
    430516 흑석동이 학군 좋은가요? 6 .. 2014/10/30 4,123
    430515 군대간 아들에게 인터넛으로 8 편지 2014/10/30 2,861
    430514 난방하시나요? 저는 아직인데 9 질문 2014/10/30 1,854
    430513 대북전단 막을 법적근거 없다는 거 사실인가요? 3 ... 2014/10/30 414
    430512 학군만 아니면 어디로 이사가고 싶으세요.. 7 이사 2014/10/30 2,126
    430511 부탁!! 김지x 세련되고 발음하기 좋은 남자 이름 22 이름 2014/10/30 4,071
    430510 시댁 용돈(생활비) 관련.... 남편과 합의가 안됩니다... 35 40대 부부.. 2014/10/30 9,608
    430509 2014년 10월 3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2 세우실 2014/10/30 574
    430508 유가족들이 그렇게 무섭나요? 왜요? 9 ^^ 2014/10/30 1,229
    430507 새벽에 뉴스보는데....해철님 2 jtt811.. 2014/10/30 1,716
    430506 가방에 노란리본 단 고2딸 5 노란리본 2014/10/30 1,257
    430505 어제 라디오스타 (유재하 이기 때문에& 신해철 ) 1 라스 2014/10/30 1,181
    430504 40대 건강 관리 어떻게 하시나요? 2 건강하게 살.. 2014/10/30 1,420
    430503 나이들면서 줄어든 거.. 뭐 있으세요? 23 ........ 2014/10/30 4,343
    430502 담달에 미국 가는데요... 3 여행 2014/10/30 996
    430501 신해철 원맨아카펠라 뮤비... 3 기발해 2014/10/30 872
    430500 신해철씨 음악방송 마지막 멘트 13 ... 2014/10/30 2,286
    430499 유럽에서 어떻게 대우받냐고요? 5 .. 2014/10/30 3,709
    430498 강남주변 사주 철학관...- 싫으시면 패스 2 2014/10/30 4,063
    430497 한국에 있는 조카 선물 4 미국 2014/10/30 664
    430496 질투가 심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하네요 6 ........ 2014/10/30 3,478
    430495 딸이란... 2 가슴시린.... 2014/10/30 1,012
    430494 윤하 vs 이소라 1 검은거북 2014/10/30 910
    430493 조울증 증세중에 3 햇살 2014/10/30 2,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