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신해철에 대한 기억 (펌)

나의멘토마왕 조회수 : 2,347
작성일 : 2014-10-28 22:30:03

나는 신해철을 잘 알진 못 한다.
원래 가요에 관심 없어 팬도 아니고...
그런데 잠시나마 만나 봤던 인연으로, 내 동갑인 그가 이제 세상에 없다는 사실에 옛날 생각이 나는 밤이다.

어쩌다 보니 대학 때 알바로 신해철 1집, 2집 앨범을 디자확인인해 주게 됐다.

같은 학번이라 만나자마자 "야. ** 야. 말 까자. 해철이라구 불러."한다.
도도한 왕자병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소탈하다.

일 얘기가 대충 끝나고 나니(근데 왕자병은 맞는 거 같았다. 전면에 항상 지 사진 크게 박아달라는 거 보니... ^^) 갑자기 만화방엘 가잔다.
이현세의 아마겟돈이 글케 잼 있는데 아직 안 봤음 함 보라고...
그렇게 두어 시간 같이 만화를 보고 나왔다.
되게 격의없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앨범이 나오고 나서 나한테 자필 사인을 한 앨범을 주겠다고 해서 또 만났는데, "울 엄마가 이거 들으시더니 "한국 믹싱 기술의 승리다. 니 노래도 들을 만하네."라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앨범을 준다.
지금도 자필 사인 앨범들은 이사할 때마다 들고 다닌다.
지금은 듣기도 힘든 LP판이지만...

2집 때문에 또 몇 번을 만났는데,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매우 소탈하고 거침없으며 격의없는 친구였다.
몇 번 안 만났는데도 오래 만난 친구처럼 편하고 솔직하게 대해주고...
대신 자기주장은 무~지 강하다.
입으로 혼자 디자인 다 한다.

그러다 20년 쯤 지나 부산대에서 열린 노무현 추모 콘서트에 갔다가 무대에 선 해철이를 보게 됐다.
평소에 가요는 듣지 않지만 내가 디자인 해 준 앨범들은 꽤 여러 번 들어본 지라 20년 만에 그의 무대를 보곤 '해철이 많이 컸네... 카리스마 장난 아닌 걸... 왜들 마왕 마왕 하는지 알겠다.' 했다.
철학과 출신이라 그런지 가사나 멘트도 남다른 데가 있다.
남다르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 같기도 하다.

20년만에 봤다고 쌩 깔 거 같진 않았지만 바쁠텐데 굳이 아는 척할 필요까진 없을 거 같아 오랜만에 많이 훌륭해진 모습만 보고 왔다.

친한 친구도 아니고 몇 번 만나 봤던 사이지만 근자에 중태설이 나돌아 은근 마음 쓰이던 중 오늘의 비보를 접하고 나니 그간의 기억을 새삼 하나하나 꺼내보게 된다.

열심히 산 아까운 친구야. 편히 잘 가라.
내 친구들 중에 제일 먼저 가다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더 많이 보냈어야 하는데...
우리도 이제 언제든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나이가 됐구나.

IP : 110.13.xxx.3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10.28 10:47 PM (211.55.xxx.97)

    잘 읽었습니다. 진중권의 문화다방에 출연한 신해철 목소리 듣고있다가 침울해져서 맘달래려 82에 왔는데 뭔가 위로가 되기도 하고 그러네요...

  • 2. ..
    '14.10.28 11:45 PM (180.230.xxx.83)

    이젠 다시 만날수 없는 사람과 소중한 추억
    부럽습니다
    알고나니 그를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1817 신해철 무릎팍 도사 영상입니다 7 불로불사 2014/10/29 3,187
431816 방에 라디오소리 아래층에 전달되나요? 10 복수를꿈꾸다.. 2014/10/29 2,354
431815 통뼈는 몸무게가 많이 나가도 뚱뚱하게 보이지 않나요? 7 통뼈 2014/10/29 12,244
431814 사주보면 명이 언제 다할지도.. 10 ㅡ.. 2014/10/29 10,761
431813 오전에 올라왔던 신해철의 음악도시 마지막 멘트가 음악도시 .. 2014/10/29 1,069
431812 같이 늙어가는 꿈-엠엘비파크에서 읽은 글처럼 dream .. 2014/10/29 1,091
431811 신해철씨..너무너무 우울하네요.. 10 허망... 2014/10/29 2,453
431810 미용실에서 서비스도 못 받고 돈만 뜯겼어요 ㅠ 54 섬하나 2014/10/29 13,422
431809 초5학년 교육 어려워요 5 초등 공부 2014/10/29 1,845
431808 폐렴 완치가 안 된건가여? 3 6학년 2014/10/29 3,343
431807 라이어게임 이상윤 콧대세운거 맞죠? 4 .. 2014/10/29 4,173
431806 가을철 건강관리에 가장 좋은 오과차(五果茶) 스윗길 2014/10/29 895
431805 아이 피부가 모기물린거마냥 붉은반점이 4 생기는데 왜.. 2014/10/28 2,077
431804 왜 이렇게 따돌림이 많은가 했더니.... 23 음.. 2014/10/28 10,776
431803 광물자원공사 해외사업비, 식대비가 500억원,운영비 20배 증가.. ... 2014/10/28 618
431802 제발 영면하시라고 하지 말아 주세요. 17 제발 2014/10/28 20,764
431801 내가, 아마 당신이 슬픈이유 3 영면하세요... 2014/10/28 1,166
431800 미인은 박명인가 봅니다 4 django.. 2014/10/28 3,480
431799 이불 새로 샀는데 너무 좋아요.. 1 2014/10/28 3,990
431798 여행일정 3 북유럽 2014/10/28 957
431797 일산..고양 덕양구청. 유가족 간담회 참석해주세요.! 2 bluebe.. 2014/10/28 865
431796 자동차 추돌 급질 2014/10/28 728
431795 지금 신해철 추모 11 2014/10/28 3,877
431794 전작권…대북전단…‘안보 파탄’의 내막 1 ... 2014/10/28 729
431793 신해철의 음악도시 막방때 틀었던 음악..가사...정말.....ㅠ.. 3 ㅠㅠ 2014/10/28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