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딩딸 페이스북글 퍼왔어요~

아마 조회수 : 2,577
작성일 : 2014-10-28 20:22:10

시험이 끝난(아니.. 망한?!) 기념으로 정말 오랜만에 엄마랑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 다녀왔다. 한 달 정도를 이러저러한 핑계로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그 전에도 딱히 한 건 없지만), 오랜만에 광화문이라도 다녀오니 죄책감을 조금은 덜게 되는 기분이다.

9월 말, 10월 초쯤 혼자서 참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나에겐 너무나 심각하고 크게 느껴지는 사건인데, 생각보다 많이 무관심한 주위 사람들을 보면서 절망감이 많이 들었고(그럴 주제도 못되는데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내가 고민한다 한들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지에 대한 패배주의에 시달렸다. 그렇다고 내 자신도 뭔가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뭘 해야되는지도 모르겠어서 더 힘들었고 혼자 속앓이만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날, (너무 맛있었던 곡물 쉐이크 때문이었는지;;)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번득 들었다. 혼자 고민하기 보다는 행동하라고, 혼자서 뭐가 되겠냐고 생각하기 보다는 나와 같은 혼자를 한명이라도 더 만드는 사람이 되라고, 이미 움직이고 있었던 사람들 한테라도 찾아가서 동참하라고, 그러면 지금 앉아서 고민만 하는 것보다야 뭐라도 될거라고. 희망이 있을거라고.

나는 사실 내 자신한테 자신이 없어서, 내가 똑똑하지 않아서 앞에 나가서 말을 하는 것도, 내 주장을 당당히 펴는 것도 잘 하지 못한다. 실은 정말 똑똑하지 못하고 마음만 앞서는 스타일이다. 그렇기에 앞서는 마음도 잘 드러내지 못하곤 한다. 그래서 나는 나보다 똑똑한 많은 사람들이 먼저 앞장서 주기를 때로 기다렸으며, 한편으로 움츠러드는 경향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러기엔 너무 늦어버릴까 두렵다.

제발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세월호는 이미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있고, 어떤 사람들에겐 이미 잊혀진 이야기일지 모른다. 광화문을 향하는 줄어든 발길이 이를 증명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하지만 아직 많은 불길이 사람들 마음 속에 남아있으리라고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나보다 훨씬 타오르는 열정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듯이, 그런 분들이 나같은 사람도 행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처럼 다 꺼져가는 심지에 다시 불을 붙여줄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도 있지 않을까.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기에, 세월호 사건은 비단 희생자와 유가족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언제든지 나 자신에게라도 닥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다시 터질 수 있는 끝나지 않을 현재 진행중인 이야기이기에, 나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행동할 것이다. 나의 지금 이 보잘 것 없는 발걸음도 모두의 발걸음을 향한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믿어 보면서.

광화문 광장 많이 춥네요. 그럴 수록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서 서로 온기를 전달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잊지말아요! 행동해요!
그리고 유가족분들, 농성하시는 분들 뽯팅!!!

IP : 112.155.xxx.3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따님의 마음이
    '14.10.28 8:36 PM (123.212.xxx.244)

    전해져 희망이 생깁니다…우리 작은 맘이라도 모아봅시다. 유가족애게 위로가 되었으면

  • 2. 네 고맙습니다
    '14.10.28 8:41 PM (112.155.xxx.39)

    다들 마음은 똑같은 것 같아요~ 유가족에게 힘이 되고 진실규명해서 다시는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는거요

  • 3.
    '14.10.28 9:26 PM (110.13.xxx.37)

    이런 따님을 키우신 분들은 어떤 분들이실까... 새삼 원글님이 궁금해집니다...

  • 4. 음님 동감입니다
    '14.10.28 9:37 PM (1.228.xxx.242)

    위로와 의지가 되는 글 감사합니다

  • 5. ...
    '14.10.29 10:39 AM (211.38.xxx.189) - 삭제된댓글

    정말 똑똑한 따님을 두셨군요!
    아무것도 못하고 자판만 두드리는 제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바자회 물품이라도 보내야겠어요!
    원글님, 따님 그 외에 애쓰시는 모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3258 생강청 만들때.. 1 ... 2014/11/07 1,154
433257 스마트폰가계부앱 알려주세요 6 스마트폰앱가.. 2014/11/07 804
433256 오늘 다이빙벨 보러 함께 가실 분 계실까요?? 2 대구 2014/11/07 346
433255 에어포스 청소기 궁금해요 2014/11/07 352
433254 요즘 머리하는값이 너무한듯 12 ㅠㅠ 2014/11/07 3,352
433253 ”아빠, 저 예쁜 누나들은 뭐야?” 등굣길 성매매 펜션 세우실 2014/11/07 1,278
433252 농작물 주시는 것, 이런 글은 없는 것 같아 저도 첨언하나 합니.. 18 흠. 2014/11/07 2,578
433251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 어떤가요? 4 ... 2014/11/07 8,429
433250 아들이 허루종일끼고살아요. 1 스마트폰 2014/11/07 523
433249 디플로마트,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통해 보는 한국 경제.. light7.. 2014/11/07 382
433248 인터스텔라 5 ㅣ영화 2014/11/07 1,894
433247 ~하면이 영어로 무엇인가요? 6 ... 2014/11/07 1,118
433246 김치볶음밥이나 김치전.. 김치가 별로 안들어갔어도 김치맛이 많이.. 7 김치김치김치.. 2014/11/07 1,340
433245 이런 초1아들.어쩌면 좋을까요? 2 오마갓 2014/11/07 776
433244 아침드라마 민들레에서요 1 ^^ 2014/11/07 788
433243 계약서 작성시 봐야할게 있나요? 시터/가사도.. 2014/11/07 884
433242 현재 신해철 S병원 상황이래요... 36 55 2014/11/07 22,151
433241 삼성이나 세월호나 한마디로 정부에서 못건드린다는 얘기인거죠 1 결국 2014/11/07 579
433240 신해철 1990년 일기 3 .. 2014/11/07 1,679
433239 김현정의 뉴스쇼 오늘이 마지막이였네요. 9 비누맘 2014/11/07 1,431
433238 김기춘 실장 “대통령 운동기구는 국가안보와 직결” 13 응?! 2014/11/07 1,959
433237 ”코미디 같은 대일외교, MB때 보다도 퇴보” 세우실 2014/11/07 413
433236 병원 보통 몇군데 가보세요? 2 의심증 2014/11/07 676
433235 호주 (시드니) 살기 어떤가요? 2 mi 2014/11/07 2,201
433234 신해철)의사들이 응원의 메세지 보내주고 있다 4 ㄷㄷ 2014/11/07 2,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