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사갑니다

포기 조회수 : 926
작성일 : 2014-10-25 18:51:22
전세살이 10년차예요.
어릴때부터 아파트 살았고 독립하면서는 전셋집도 2년마다 옮겼고요.
그러다 지금 사는 집 한번 연장해서 4년 살았어요.
집을 사려면 2년쯤 더 있어야겠기에, 기왕이면 그때까지
이사 안 가고 버티려고 했는데 결국은 가게 되었네요. 이 전세난에.

옆집과 윗집 두 할머니 때문에요.

1. 옆집 할머니
저희가 계단식 아파트인데 마주보는 복도를 마당처럼 써요.
새벽에 쌀 켜고요. (이사와서 계단옆에 키가 있기에 요즘 저런걸 누가 쓰나 했더니...)
고추 말리고 시래기 말리고 냄새나는 음식 하는 날 현관 열어둡니다.
주로 잔뜩 벌이고 하는 일은 복도에서 하시네요.
이른 아침에 마실온 할머니랑 복도에서 수다 삼매경도 종종 있어서
가끔 자다가 누가 우리집 열고 들어와 말하는 줄 알고 식겁해서 깬 적도 많았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알겠더군요.
옆집 할머니는 윗집 할머니에 비하면 양반이었다는걸... 

2. 윗집 할머니
쿵쿵 발소리에 자정 넘어 매일 세탁기 돌리고 (제 침실이 세탁실 옆방입니다)
주말이면 종일 마늘 찧고, 저녁 9시쯤 되면 뭔가를 드르륵드르륵 갈고,
새벽 네다섯시 쯤 믹서 돌아가고 신발장 물건 떨어지는 소리부터 현관문 쾅 닫는 소리에 
자다가 깜짝 놀라고요.

무엇보다 저녁이고 새벽이고 할 것 없이 
도대체 뭔지 모를 쿵쿵 드르륵 드르륵 바닥 가는 듯한 소리가 온 집안을 돌아가며 나기에
정말 참다참다 얼마전 한번 올라가서 비굴하다시피 사정 말씀을 드렸어요.

벨 누르니 이 날씨에 할머니 한 분이 나시 홈드레스를 입고 나오셨더라고요. 대뜸

-우리집엔 애가 없어서 뛰는 사람 없어요.

하시기에 실은 이러저러한 소리가 난다 했더니

-내가 뭘 좀 했는데, 그게 들려요?

그래서 이 아파트가 소음에 약한지 소리가 많이 난다, 그러고는 내려왔죠.

그런데 소용없었어요. 왜 나시 입고 계시는지 알만하다 싶을 만큼 종일 소리가 끊이질 않아요.



시도때도 없이 소음이 심하니 삶의 질이 확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사비용 깨지는거 감수하고 집주인한테 나가겠다 했어요.
집은 아직 구하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여기 더 살고 싶지가 않네요. ㅜㅜ

아파트 사시는 할머니들
당신들은 어린 애들하고는 달라 소음 절대 안 난다고 철썩같이 믿으시는 것 같아요.
어른이라 말하기도 조심스럽고...
이사 앞두고 하소연 한번 해봤습니다. 흑흑.






IP : 218.147.xxx.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4.10.25 6:57 PM (119.70.xxx.185)

    저도 그래요ㅠ
    윗집 다섯시면 난리도 아니구요ㅠ 세탁실 물 새도 원래 이 아파트 그렇다 해서 저도 비굴하게 사정하고 제가 고쳤어요ㅠ 할머니도 아닌 딱 육십정도 아줌마이신데요 예쁜 꽃 실내화도 사다드리고 별 선물 다 했어요
    며칠전 집 내놨습니다ㅠ집이 빨리 나가야 할텐데ㅠ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입니다ㅠㅠ

  • 2. 어딜가나
    '14.10.25 6:58 PM (118.38.xxx.202)

    노인네들이 문제네..
    저두 살아보니 노인네들로 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절반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그 시대의 관습대로 살다보니 젊은 사람들과는 삶의 방식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고 대화도 안돼..
    오죽하면 집주인들도 노인네들에게 세를 안주려고 하던걸요.
    늙으면 눈치라도 있어야겠다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9837 매실 걸러 항아리에 보관 중인데 갈색 부유물이 생겼어요 유기농 2014/10/26 890
429836 대하어디서 살까요 3 ... 2014/10/26 1,130
429835 어제 모기땜에 글 올렸었는데요 8 ... 2014/10/26 1,645
429834 이 가방들 카피인지 디자인 좀 봐주실래요? 7 . . 2014/10/26 2,116
429833 새차 산 사람에게 해주면 좋은 선물 뭐있을까요? 4 ㄹㄹ 2014/10/26 1,563
429832 강아지가 밤에 울어요. 17 ddd 2014/10/26 11,729
429831 지나가다명동성당을 우연히 2014/10/26 621
429830 미생에서요. 장그래만 계약직인건가요? 15 미생에서 몇.. 2014/10/26 17,175
429829 유리창 테이프 뗀 흔적 제거 10 앙이뽕 2014/10/26 3,522
429828 정규직과 자영업..중산층이 무너진다 (증권사 직원 자살) 3 뉴스타파 2014/10/26 4,285
429827 초상권동의하고 100만원 받아야할까요? 5 장학금 2014/10/26 2,207
429826 털빠지는 아크릴100%목도리는 도리가 없나요? 1 목도리 2014/10/26 3,926
429825 올리비아 핫세, 한국계 아들이 있다고? 20 핫세子 2014/10/26 18,076
429824 하프 하면 집에 돈이얼마나 많은거죠? 8 .. 2014/10/26 3,827
429823 환절기때마다 감기..ㅠㅠ 5 애둘 2014/10/26 1,028
429822 정치얘기 많이하는 사람 너무 싫어요 27 ..... 2014/10/26 3,875
429821 경주 여행시 맛집 소개합니다...^^ 6 티니 2014/10/26 3,219
429820 결혼하고도 퇴폐업소 못끊는 남편..법원 "이혼하라&qu.. 1 레버리지 2014/10/26 1,306
429819 개신교 목사와 신도 사찰 경내 안에서 예배보다 8 *** 2014/10/26 1,688
429818 그릇 중 숀발트 schonwald 파는 곳이요 그릇 2014/10/26 1,107
429817 신해철 시사인 인터뷰 7 기적을 바라.. 2014/10/26 2,815
429816 비싼 스카프 제값할까요? 15 오래도록 2014/10/26 6,499
429815 이승환 히든싱어, 와... 3 2014/10/26 2,808
429814 다른집 고양이들은 어떤가요 9 집사 2014/10/26 1,431
429813 타임지,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적 양극화 보도 5 light7.. 2014/10/26 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