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한민국에 안전한 곳이 어디일까요?

82러브러브 조회수 : 939
작성일 : 2014-10-20 00:02:17

김선@twittingsunny 트윗 정리

1. 세월호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가지만 사실 이 나라 곳곳에서 안전과는 거리가 먼 무사안일이 엄청나게 많이 벌어지고 있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인 듯. 어제 경력 30년의 건설업체 사장과 이야기를 했는데 숨이 턱턱 막혔다.

2. "4대강이 블랙홀 이었어. 모든 걸 다 삼켰지. 20조가 없던 돈이 생긴 게 아니야. 세금, 다른 에스오씨에 들어갈 돈을 다 긁어다 4대강에 쏟아부은 거야. 끝도 없이 돈이 들어갔지. 하지만 필수적인 에스오씨는 만들어야 하니 이명박이 뭘 했냐면...

3. 에스오씨 공사비를 대폭 깎았어. 전에는 관급공사 입찰을 하면 공사비를 100 잡고 85프로 선에서 입찰을 했어. 그런데 이명박은 그 85프로를 100으로 보고 거기서 85프로로 후려쳤지. 건설사들은 이전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에 수주했어.

4. 그러면 뭐가 안 좋냐...공사의 품질이 나빠질 수 밖에 없어. 전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건물이든 시설이든 지어야 한다는 얘긴데 건설사도 직원들 임금 줘야지 임대장비 사용료 내야지...어떻게든 남겨야 하는데 이명박 방식으로 수주해 봐야 남는게 없어..

5. 작년에 우리 회사는 지방에 발전시설을 지었어 그런데 설계도 받아보니 그렇게 지으면 큰 일 나는거야. 수십톤 장비가 올라가는 건물인데 너무나 부실하게 설계가 되어 있더라고. 우린 이렇게는 공사 못하니까 설계변경해 달라고 했지. 그런데 예산이 없대.

6. 정말 예산이 없다는 거야. 그리고 공무원들은 자기가 한 일이 잘못 되었다는 거..인정 잘 안 해.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걸로 지으면 수 년 안에 건물이 무너지거나 아무튼 큰 일이 나게 생겼더라고. 그대로 지을 순 없었어. 만약에 사고라도 나 봐..

7. 만약에 몇 년 후에 그 건물에서 사고라도 나면 시공사 어딘지 찾을테고 그럼 우리회사 망하고 나만 형무소 가. 설계변경 해 달라 했다는 건 나오지도 않을걸. 어쩔 수 없이 내 돈 들여 설계에도 없는 보강공사를 했어. 그대로 지을 수는 없었어.

8. 문제는 그런 건물이 한 두 개가 아니야. 수십톤 짜리 장비가 올라가는 발전시설,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 지자체 청사, 공연장, 수련원. 그런 게 전부 말도 안 되는 공사비에 부실한 설계로 건설사들 쥐어 짜서 지어지고 있다고. 이 나라 곳곳에.

9. 이명박 이후에 건설사들 많이 망했어. 건설원가 후려치기 때문에. 우리같이 작은 회사는 욕심 안 부리면 유지는 할 수 있지(하지만 회사를 키우거나 성장은 못 해) 하지만 중급 이상의 회사들을 기본적으로 고용하는 인원이 많아. 그래서..

10. 건설사들이 이명박 이후에 공사비 60프로 수준으로 덤핑 입찰 받고 형편없는 설계도와 부족한 자재로 학교, 공연장 등 짓다가 안 되겠으면 자기 돈 때려넣어서 짓고 그거 메꾸려고 또 무리하게 수주하고 그러다가 많이들 망했어. 지금도 그러고 있고.

11. 건설사 망하는 거 그럴 만 하다는 사람들도 많이 봤어. 물론 나쁜 놈들도 많아. 입주자 돈 떼 먹고 고의부도 내고 잠적하는..그런 나쁜 놈들 있지. 그런데 그런 나쁜 놈들이 벌 받아 마땅한 거랑 사회기간 시설을 공사비 후려쳐서 날림으로 짓게 하고

12. 그러면서 건설사가 정당한 공사비 못 받고 제 살 깎아서 망하게 하는 건 달라. 이명박이 4대강 재원 대느라 공사비 후려치게 만든 거 하고 기존 건설업계의 나쁜 놈들이 벌 받아야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잖아. 안 그래. 벌은 벌대로 받고 일을 일대로

13. 이명박이 왜 그렇게 건설사들 후려친 지 알아? 자기가 해 봤다 이거지. 자기가 현대건설 할 때 후려치는 거 해 봤으니까 니네도 할 수 있다. 4대강 해야 하니 니네는 에스오씨 85프로에서 60프로까지 낮춰서 지어라. 내가 해 봐서 안다....

14. 지금 작게라도 건설회사 하는 사람들은 이명박 소리만 나오면 갈아마시고 싶어하지. 너무 힘드니까. 내 친구 선배들도 많이 망했어. 당당하던 사람들이 구겨진 양복 입고 폭삭 늙어서 다니는 거 보면 눈물 나. 다 이명박 때 관급공사 하다가 쓰러졌지.

15. 이명박 이후로 회사 확장 안 해. 직원들도 딱 이만큼만. 내가 월급 줄 수 있을 만큼만 고용 유지하려고 해. 덤핑수주를 또 덤핑으로 돌려막다가 망하면 그 사람들 집에 생활비 누가 갖다주나. 부자 되려고 이 일 하는 거 아니야 생존권이지.

16. 정말 걱정되는 건 이런 식으로 에스오씨 건설비 후려치면 우리같은 건설사 무너지는 건 약과고 앞으로 이 사회에 '안전' 은 없다는 거야. 학교, 관공서, 공연장, 발전소..전부 우리가 짓는데 적정공사비란 이름으로 60프로 대에서 지으라니 말이 돼?

17. 이 사회 기반시설을 튼튼히 짓는데 쓰여야 할 돈, 국민세금이 4대강으로 빨려 들어갔어. 우리 애들이 공부할 학교, 우리가 드나드는 관공서나 대형 시설물 들이 이명박 때문에 허술하고 위태롭게 지어졌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고. 그게 정말 뼈아프다.

18. 그 분은 말을 이었어. "4대강에 22조가 들었어. 주로 대형건설사들이 맡았지. 그걸 조금 작은 회사들이 쪼개서 갖고 더 작은 회사가 쪼개서 갖고. 하청, 재하청. 우리랑 오래 일하던 큰 회사에서 연락이 왔어. 4대강 공사 좀 해 보겠냐고.

19. 만나서 설명을 들었지. 큰 일이었어. 그 회사 사장은 공사내용은 제쳐두고 이걸로 어떻게 해 먹을 수 있는지를 더 자세히 설명해 주더군. 난 '우리 회사는 작아서 이 공사 할 능력이 안 되니 안 하겠다' 고 했어. 그랬더니 '능력은 중요하지 않아'

20. '능력이 중요치 않다' 니 그게 무슨 말이었는지 알아?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이게 문제야' 그가 손으로 돈 모양을 만들어 보였어. 아, 그 공사, 4대강을 맡으려면 미리 그쪽에 돈을 내야 한다는 거야. 난 거절했어. '그렇게는 일 안 합니다'

21.그 공사는 결국 우리보다 더 작은 신생회사가 맡았어. 분명 원청업체에 상납을 했겠지. 공사비는 얼마로 계약했을까. 당연히 터무니 없게 했을거야. 그렇게 하고 공사하면서 뭘로든 빼 먹었겠지. 4대강에 총 22조가 들었다고 했지. 과연 거기서 얼마나?

22. 노태우 때 바닷모래로 아파트 짓는다느니 말이 많았는데 이명박 이후로 지은 시설들은 말로 다 못 해. 나야 할 줄 아는 일이 건설회사 뿐이라 이거 하지만 내 자식들 한테 가능하면 외국 나가라고 해. 온통 4대강에 빨려들어가 덤핑으로 지은 나라 뜨라고.

23.기간 시설에 대한 안전개념이 없는 이 나라에선 세월호 같은 사고가 계속 일어나게 되어 있어. 세월호 보면서 가슴이 무너졌어. 내가 덤핑으로 수주 받아서 잘 못 지은 건물에 애들이 있다가 사고가 나는 악몽을 꿔. 세월호는 그런 악몽의 현실판이었어.

24. 모든 게 연결되어 있어. 세월호가 한 두 사람 잘못 때문에 난 사고가 아니잖아. 삼풍도 여러가지 비양심과 부패가 쌓여서 몇 년이 지나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간 비극이지. 이명박이 진짜 나쁜 건 그런 부패와 비양심을 법으로 공구리 쳐 놨다는 거.

25. 그 분은 말을 계속했어. "정말 이명박이 나쁜 게(더 심한 말씀을 하셨으나..) 현재 가용자원 다 4대 강으로 꼴아박고 건설사, 내수, 다 죽여놓고 앞으로 그거 유지하는데 우리 손자 세금까지 다 꼴아박게 생겼다는 거. 그건 폭파 아니면 답 없어."

26. 무섭더라. 대충은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설명을 들어 본 적은 없었거든. 최대한 이 일을 알려야겠다 싶었어. "사장님이 이 내용을 잘 정리해서 어디다 기고라도 하시죠" 그 분이 이러더라 "누구 죽이려고? 나 쇠고랑 차고 세금 맞아 망하는 거 보게?"

27. 아무튼 어제 그런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했어. 그 분은 35년 째 건설회사를 하고 있어. 나름 때가 뭍었지만 솔직한 어른이야. 그가 나가면서 이러더라 '정치인은 법 잘 만들고 우리는 생각 똑바로 해서 투표 잘해야 돼, 이제부턴 존망의 위기야'

IP : 118.35.xxx.14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82러브러브
    '14.10.20 12:02 AM (118.35.xxx.149)

    김선님은 국민티비 팟캐스트 김선의 시사돌직구를 진행하는 분이십니다.

  • 2. 여기가천국
    '14.10.20 12:24 AM (219.240.xxx.9)

    대박 ㅠㅠㅠㅠ 무섭네요 건설하시는분들 에로사항 많을듯해요.

  • 3. 닥out
    '14.10.20 1:29 AM (50.148.xxx.239)

    저러니 건설회사들이 비용줄이려고 일본에서 수입한 방사능 자재들 섞어서 시멘트 만들고 그걸로 건물올리고.. 겉으로나 으리번쩍하지..

  • 4. 국민들 목숨이
    '14.10.20 8:36 AM (58.143.xxx.178)

    작은 신생회사 하청업체 사장님들 양심에 달려 있었네요.
    쥐새끼 같은 놈 빼먹을데가 없어 목숨가지고 장난질인지
    그런 부실한 건물들 어딘지 파악부터 해야할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5969 초등학교 생활통지표 등급이 몇 개인가요? 6 초보 엄마 2015/07/23 2,855
465968 담임 선생님 간식은 뭘 보내드려야 할까요? 16 1학년 담임.. 2015/07/23 3,348
465967 중3영어 학원다니기는 늦은건지요? 4 휴.. 2015/07/23 1,862
465966 황당했던 집들이 52 집들이 2015/07/23 19,926
465965 이런 진상 친구도 있었네요. 31 2015/07/23 12,574
465964 학군이 나쁘 다는게 갈만한 학원이 없는곳 포함인지요? 1 학군 2015/07/23 798
465963 팬티라인 안드러나는 속옷 추천 부탁드려요 4 속옷유감 2015/07/23 3,088
465962 요새 셀린느트리오백 얼마나 하려나요? hopeho.. 2015/07/23 711
465961 선물 드리면서 대박 말실수를...ㅜㅜ 49 에고.. 2015/07/23 16,786
465960 지하철 쩍벌남 대처법 발견했어요 10 ... 2015/07/23 3,777
465959 예전에 강남애들 공부 못하면 강북으로 학교 다녔나요? 8 .. 2015/07/23 1,535
465958 신경민, 자살한 국정원 임모씨..자료 삭제권한 없어.. 3 국정원해킹 2015/07/23 886
465957 중1 문법교재 추천 4 마r씨 2015/07/23 2,069
465956 도배냐 바닥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22 돈음슴 2015/07/23 2,256
465955 헤링본마루 어떤가요? 시공해보신 분 의견 듣고파요 9 bb 2015/07/23 10,562
465954 세월이 야속한거죠 ㅜㅜ 나이 2015/07/23 749
465953 홈쇼핑서 불고기등 사는거요 2 엄마 2015/07/23 851
465952 아이스팩 어떻게 버리면 되나요? 13 고민 2015/07/23 3,733
465951 고기집 혼자가는 글 봤는데... 노래방 14 노래방 2015/07/23 2,298
465950 친정 엄마와 다른 여행성향..어떻게 할까요? 20 ... 2015/07/23 2,309
465949 올해는 제습기가 진짜 유용하네요 5 ㅁㅁㅁ 2015/07/23 2,832
465948 아이방 벽지 연한 파스텔 연두 어때요? 9 조언 2015/07/23 2,665
465947 20년 보안전문가가 'delete' 키로 자료삭제? '갑론을박'.. 1 세우실 2015/07/23 744
465946 프랑스 초행, 평일 저녁 & 일욜 뭐하나요; 1 --- 2015/07/23 858
465945 일본 식품 수입금지 1만인 서명 돌입 5 급식뉴스 외.. 2015/07/23 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