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거리가 있어야 관계가 유지되는 이...

갱스브르 조회수 : 821
작성일 : 2014-10-19 13:29:32

우리의 관계 중간에는 항상 공적인 "일"이 단단한 기둥 구실을 했다

그 인연이 십 수 년이다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취향도 나누는 그 중심엔

일이라는 매개가 있었다

만약 커피라는 주제를 놓고 담론을 끄집어내는 회의를 할 때

밀착된 대화로 자연스레 넘어가는 그 과정을 순수한 우정이나 친교로 둔갑시킨다

그래서 음식의 선택만으로도 그날의 심정을 헤아리는 맘을

고맙고 따뜻하다 여기는 오해와 착각

"나는 너를 알아..."라는 철석같은 믿음과 확신

사회에서 만난 이해관계가 논리를 넘어 인간적 품으로 넘어가면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암초를 만난다

이성의 사랑이 초기를 지나 본색의 문턱에서 좌절하듯이...

맘의 가시를 뽑고 안으려하면 떠날 줄을 모른다

기대고 의지하고 바라고 하는 것들이 귀찮아진다

그동안 쌓은 신뢰와 사회적인 득실이 현실에 버티고 있으니

딱 잘라 "여기까지"! 라고 단호해지기도 어렵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함께여야 한다

그렇게 함께 한 프로젝트가 끝났다

그쪽이나 이쪽이나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와 싸웠다는 걸 잘 안다

살아 보면 그것이 옳지 않음에도 무게 추가 기운 방향으로 끝까지 딸려가는 상황이 있다

아닌 걸 알면서도 브레이크를 밟지 못 하는 상태...

그쯤되면 제동의 힘은 당사자들이 아니라 시간과 인연의 불가항력이다

어쨌든 지나간다...

그러고 나서 일 년쯤 지난 지금

많게는 한 달에 두어 번

길게는 일 년에 한 번 볼까말까 한 사이가 됐다

한데 그 누구보다 비밀스럽고 소중한 인연으로 모양을 바꿨다

둘 다 간사하고 성질 드럽다고 깎아내려도 호탕하게 웃음이 난다

다시는 일로 만나지 말자고 저주?의 말을 퍼부어도 웃는다

뒤끝이 개운하다

한 편엔 내 생일 챙겨주고 꼬박꼬박 안부 전하는 이도 있다

밀착된 친절이 불편한 건 슬픈 일일까...

양떼를 불러들이는 호루라기가 있어 양은 자유롭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7908 안산에 사시는 분들께 맛집 질문 드릴게요 ^^ 2 yolo 2014/10/19 887
    427907 이코노미스트 "박근혜가 한국 국민에 더 심한 모독을 가.. 샬랄라 2014/10/19 1,095
    427906 겔랑구슬 파우더가 뭐하는 물건인가요 6 모모 2014/10/19 3,722
    427905 평소 집에서도 썬크림 바르시나요? 5 저는 바르는.. 2014/10/19 1,670
    427904 편의점에서 도시락 세개 사가지고 왔어요. 7 ... 2014/10/19 2,207
    427903 소소한 저의 뷰티 노하우예요. 135 흘러가는 시.. 2014/10/19 22,923
    427902 더이상 윤일병의 비극이 없도록 2 아미콜 2014/10/19 598
    427901 요즘 제일 마음에 와닿는 말이에요 7 인간관계 2014/10/19 2,028
    427900 목감기가왔는지 완전히잠겨 말이안나올지경 1 목이콱 2014/10/19 730
    427899 지갑이 냉장고에.. 5 django.. 2014/10/19 1,352
    427898 하체비만형 허벅지에 카복시크림 효과있을까요? 2 다리살빼고파.. 2014/10/19 4,310
    427897 거리가 있어야 관계가 유지되는 이... 갱스브르 2014/10/19 821
    427896 아랫글 보고 저도 한드 하나 추천하고 갑니다 2 .... 2014/10/19 1,125
    427895 미생, 살 떨리게 재밌네요... 14 미생 2014/10/19 5,829
    427894 고딩 반찬투정 18 22 2014/10/19 3,063
    427893 의료보험료.. 계속 올려야 겠네요 15 ㅇㅇ 2014/10/19 2,656
    427892 미생 프리퀄도 볼 만해요 6 흥해라 흥 2014/10/19 1,829
    427891 그런 것도 있는 지 모르겠는데 팔자가 외로울 팔자 9 운명 2014/10/19 2,264
    427890 보통 여자아이 3 편견 2014/10/19 645
    427889 11월 여행하기 그나마 괜찮은 유럽은 어느 나라일까요? 8 ... 2014/10/19 2,045
    427888 나이 많은 미혼인데..요즘 자꾸 아가씨라고 불려요;;; 8 .... 2014/10/19 2,854
    427887 고학년 남자아이 여사친구가 너무 때려요 41 초등 2014/10/19 4,413
    427886 신성국신부님이 말씀하셨네요-김현희(KAL기 폭파범), 김하영은 .. 5 아마 2014/10/19 2,502
    427885 [영상]2014년 9월 북한 1 NK투데이 2014/10/19 649
    427884 건대에서 좋은 행사하나 하더라고요 SOID 2014/10/19 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