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윤동주 문학관 가 보셨어요?

푸른 조회수 : 2,019
작성일 : 2014-10-17 13:29:40

  지난 주말에 윤동주 문학관을 다녀왔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누구나 한번쯤 다 좋아한 기억이 있잖아요.

  성곽길 따라 걷다가 내려오니 거기에 윤동주 문학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인상적이더군요.

 

  윤동주 시인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고향집과 일본에 있는 하숙집의 유품들은

  다 소실되어 자료가 많지 않은데, 적은 자료로 심플하고 임팩트하게 꾸며 놓았습니다.

  그 건물이 원래 있던 가압장 수도 시설을 재활용했다고 하더라고요.

  건축가의 뛰어난 아이디어가 좋았습니다.

  윤동주 고향집 마당에 있는 우물이 이 건축의 포인트입니다.

 

  자료 속 사진 속의 윤동주 시인-참 단아하고 지적이고 기품있게 잘생겼습니다.

  요새 태어났으면 배우해도 될 얼굴인데, 배우 중에 저런 기품있는 얼굴은 드문 듯...

  특히 동영상은 꼭 보시길 바랍니다. 원래 이런 기념관이나 문학관에 있는 동영상이

  화질이나 음향이 썩 좋진 않긴 해요. 하지만 동영상 보는 장소가 닫힌 우물이라고 해서

  꼭 감옥 안 같아서 더욱 울컥한 마음으로 동영상이 와 닿았습니다.

  저는 옛날부터 윤동주를 좋아했고 독립운동가들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차가운 감옥 안에서 20대의 젊음으로 생체실험 주사를 맞아 스러진 그 광경이 떠올라

  눈물이 나더군요....

 

  윤동주를 흔히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유약한 지식인으로 학교 때 배웠는데,

  잘못 알려진 듯해요. 그 당시 금지된 언어인 한글로 시를 쓴다는 것 자체가

  독립운동의 하나였고, 일본 유학 당시 독립운동에 가담해 무언가를 준비하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었죠. 20대의 건강한 젊은이였던 그는 감옥에서 생체실험 주사를 맞고

  숨을 거두게 되고 같이 끌려간 사촌 송몽규도 마찬가지로 그 주사 때문에 사망합니다.

  그는 행동하는 지식인이었습니다.

 

   살아 있을 때 발표하지 못한 유작 시들이 살아남아 빛을 발하면서

   윤동주는 전 국민이 사랑하는 시인이 되었으니, 문학의 힘은 이런 게 아닌가 싶어요.

  

   서촌에 윤동주가 하숙하던 김송 선생 집터도 있습니다.

   거기서 연희전문대를 다니면서 인왕산에 올라가 아침이면 세수하고 산책하고

   다시 하숙집으로 돌아와 아침 먹고 방 정리, 청소하고 학교를 갔다고 하더군요.

   그 집터는 전에 올린 우당기념관과 같은 동네에 있습니다.

   그는 꼼꼼하고 섬세하면서 자신의 신념에 대한 강한 고집과 올곧음이 남달랐던 젊은이였습니다.

   그 젊음을 지켜주지 못한 그 시대가 떠오르면서 시를 읽지 않는 시대에도 사랑받는 그의 시는

   요즘처럼 혼탁한 시절에 더욱 맑게 느껴집니다.

IP : 118.218.xxx.8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여기
    '14.10.17 1:33 PM (211.114.xxx.82)

    건축상도 받았지요.가까워서 가볍게 감상하고 주변 나들이 괜찮은거 같아요...저도 추천.

  • 2. ...
    '14.10.17 1:43 PM (59.15.xxx.61)

    가는 길 좀 자세히 알려주세요...

  • 3. 원글
    '14.10.17 1:48 PM (118.218.xxx.82)

    인터넷에 윤동주 문학관 검색해 보세요. 버스정보 나옵니다.
    부암동에 있어요. 저는 성곽길 따라 내려오다 창의문에서
    나와서 우연히 갔는데, 자하문터널, 청운공원이랑 가깝습니다.

  • 4. 가을
    '14.10.17 1:52 PM (180.230.xxx.83)

    그 앞만 줄기차게 다녔는데 그런곳이었군요
    나중에 꼭 한번 들려봐야 겠네요~

  • 5. 지혜수
    '14.10.17 3:43 PM (122.153.xxx.130)

    저도 삼청동서 자하문 터널 쪽으로 지나가다가, 세련되고 멋스러운 건물이 있어, 잠시 주차해놓고 다녀왔습니다. 건축미 자체로도 무지 아름답고, 건물 뒤쪽으로는 살짝 구릉이 있는데 거기서 바라보는 남산과 서울 모습이 일품입니다. 꼭 가보세요!!

    거기서 바로 차타고 직진해서 가면 자하 손만두, 환기 미술관 일거예요.
    더더 가면 산모퉁이까페...(커피프린스에서 이선균네 집이었던데...^^(

  • 6. 원글
    '14.10.17 4:15 PM (118.218.xxx.82)

    지하철 3호선 타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하차, 지선버스인 7022, 1020, 0212번을 타고 자하문고개에서
    하차하시면 돼요.이 일대가 서촌인데, 서촌지도 보시면 화려한 볼거리보다 역사와 문화의 자취가
    곳곳에 많아요.윤동주문학관, 윤동주 하숙집 터, 우당기념관, 박노수 화가의 집, 인왕성 수성계곡,
    세종 문화의 거리, 이상의 집, 백사 이항복 집터 등등....
    부암동엔 안평대군이 별장지어 지내던 별장 터도 남아 있는데, 현진건 집터를 포함한 넓은 영역이더군요.
    그러나 건물도 남아 있는 것은 없고 을씨년스럽게 자란 잡초들만 가득해서 분위기가 영....

  • 7. 원글
    '14.10.17 4:17 PM (118.218.xxx.82)

    다음엔 성북동 역사와 문화의 자취 다녀온 후기 올릴게요~~

  • 8. 계열사
    '14.10.17 4:17 PM (175.125.xxx.93)

    그 아래 계열사 라는 닭집도 유명하죠 ㅋㅋ

  • 9. 00
    '14.10.17 4:33 PM (124.243.xxx.88) - 삭제된댓글

    앗!! 저도 얼마전에 그곳에 다녀왔어요..
    서촌 산책하다 그곳을 우연히 지나게 되었는데, 글과 행동이 일치한 인물이라는 얘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특히 백석시인의 '사슴'을 구하지 못해 빌려서 직접 필서했다는 윤동주 시인의 단아한 서체도
    인상적이었구요..
    우연히 그곳을 지나치고 들어갔던건 신의 한수 였지요..
    그리고 발견한 놀라운 사실... 윤동주님 유희열옹 닮으셨다는.. ㅎㅎ

  • 10. 별헤는밤
    '14.10.17 7:18 PM (223.62.xxx.47)

    윤동주 문학관 가보고싶었는데 원글님 감사합니다

  • 11. 저도
    '14.10.17 7:23 PM (59.5.xxx.24)

    윤동주 문학관 들러 봐야 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성북동 소식 기다릴게요.
    성북구로 이사왔어요.^^

  • 12. 유스
    '16.4.7 9:05 PM (49.169.xxx.8)

    이번 주에 아이들과 성곽투어를 가요 ... 많이 기대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1625 속사정쌀롱. 마왕. 눈물납니다. 61 슬퍼요 2014/11/02 13,299
431624 무채 없이 김치 4 유후 2014/11/02 2,098
431623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1234 2014/11/02 279
431622 현관 방음장치 질문드려요. 4 ... 2014/11/02 4,023
431621 미니쿠퍼 백미러 금액이요 1 dd 2014/11/02 1,728
431620 몰핀이 듣지않을 정도면 어느정도의 고통이죠?? 8 해철님 2014/11/02 4,293
431619 결혼하고 첫 시댁 김장,, 전 뭘 준비해야할까요? 8 찍찍 2014/11/02 1,640
431618 삼치 냉동시킬때 씻어서 냉동시켜야 하나요?? 2 .. 2014/11/02 1,181
431617 심야난방 떼시는분들,,절약팁좀 공유해 주세요 치즈생쥐 2014/11/02 442
431616 신해철님 마지막방송 지금 시작하네요- jtbc 속사정쌀롱 3 ㅠㅠ 2014/11/02 1,602
431615 세월호 가족대책위 '여야 합의, 미흡하지만 부분 수용' 1 속보 2014/11/02 491
431614 제사비용땜에 기분이 안 좋네요 12 제사비용 2014/11/02 4,397
431613 세월호 해경도.. 신해철 의사도.. 5 .. 2014/11/02 1,084
431612 홍콩 여행 문의드려요~ 여행 2014/11/02 437
431611 누가 날 비꼬는 소리 해도 아무말도 못해요 내 자신이 징그럽게 .. 17 ,,, 2014/11/02 4,729
431610 제주도의 박물관,테마파크 3 여행초보 2014/11/02 715
431609 성장검사비 문의드려요. 1 딸아이맘 2014/11/02 648
431608 잠시후 신해철 마지막 방송 속사정쌀롱.. 4 ㅜㅡ 2014/11/02 1,681
431607 지마켓이나 옥션 의류랑... 의류쇼핑몰 의류 가격대가 왜그렇게... 2 .. 2014/11/02 1,095
431606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14 그레이엄 2014/11/02 17,930
431605 더반찬 추천 아이디 하나 주세요 ... 2014/11/02 1,186
431604 회사 입사.. 실제 미생만큼 치열한가요? 19 궁금 2014/11/02 9,894
431603 옷은 뉴코아 아울렛에서 사는데 신발은 어디서 살지 모르겠어요 3 nicee 2014/11/02 1,908
431602 아기 열날때 병원이요 3 감기 2014/11/02 1,388
431601 이제 9시 40분~! 신해철의 마지막 방송이 시작됩니다 8 눈물... 2014/11/02 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