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콘도 키즈클럽에서 당했던 봉변

강가딘 조회수 : 1,406
작성일 : 2014-10-15 15:35:54

베스트글에 올라 있는 백화점에서 봉변 당한 글을 읽고 있자니, 제가 몇달 전에 용인에 있는 모 콘도의 키즈클럽에서 당했던 봉변이 생각나네요.

6월에 지인 가족(부부+5세 남아)과 저희 가족(저+6세,5세 여아)이 콘도에 놀러 갔다가 체크 아웃 후 잠시 콘도에 있는 키즈클럽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고 있었어요(콘도로 저희 가족을 데리러 오기로 한 남편을 기다리는 중이었네요.) 아주 작은 규모의 키즈클럽이었는데, 저희 일행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조금 후에 한 가족이 들어왔어요. 초등1~2학년으로 짐작되는 여자아이, 그리고 6세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그리고 돌 안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이렇게 세 아이와 부부였어요.

 워낙 작은 키즈클럽이고, 저와 제 지인 부부는 아이들 노는 걸 계속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 노는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었어요. 새로 온 아이들의 아빠는 들어오자 마자 키즈클럽 한쪽에 드러누워 자고 있었고, 엄마는 어린 남자아이를 안고 자기 딸들 노는 걸 보고 있는 중이었고요.

 제 딸들과 지인의 아들이 미끄럼틀에서 위에서 놀고 있었는데, 새로온 아이 중 초등학교 1~2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미끄럼틀에서 내려 와 자기 엄마한테 가더니 막 울면서 뭐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왜 울지' 하고서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아이들끼리 부딪히거나 한 일은 전혀 없었어요), 갑자기 아이 엄마가 막 흥분을 하더니 자기 딸을 큰소리로 야단치는 거예요. 

 "아니 넌 왜 그런 말을 듣고 아무 말도 못해? 너 바보야? 너만 돈 낸 거 아니야. 나도 돈 내고 여기 들어 왔으니 여기서 놀 권리가 있어 하고 큰소리로 얘기했어야지." 

 제가 깜짝 놀라서 "아니 무슨 일이세요?"라고 물었더니, 그 엄마가 부들부들 떨면서 얘기하더라고요.

 "저 아이(제 지인의 5세 아들. 12월생인데다 성장 퍼센타일이 1% 안에 들 만큼 작은 아이라 다들 4세인 압니다)가 글쎄 자기들끼리 놀 거라고 말했다잖아요!"

 저희는 바로 아이들 앞에 앉아있었고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제 지인의 아이가 그집 딸에게 뭐라고 직접 말을 하진 않았고, 친구인 제 둘째 딸에게 무언가 얘기하는 것만 봤어요. 그 상황이 무척 황당했지만, 제 지인의 아들이 제 에게 "우리끼리 놀자" 뭐 이런 말을 하는 것을 그집 딸이 듣고 많이 속상했나 보다 생각하고, 저희 아이들에게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고, 사이 좋게 같이 놀아야 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누워있던 그집 아빠가 벌떡 일어나더니 자기 딸에게 "야, 때려버려!"하고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저희가 깜짝 놀라 쳐다 봤는데, 그집 아빠는 무척 흥분해서는 "괜찮아, 아빠 있으니까 때려버려!" 하더군요.

 무척 놀라서 지금 무슨 소리 하시냐고 대꾸 할까 하다가, 저희나 저희 아이들에게 직접 말한 것도 아니고 자기 딸에게 말한 건데 괜시리 싸움에 휘말릴 듯 해서 저희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밖에 나가서 놀자 했더니, 저희 큰딸이 여기서 더 놀겠다고, 저쪽 가서 기차를 타고 싶다고 버티더군요(한명씩 앉아서 타는 작은 기차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알겠다며, 아이들을 기차에 태웠습니다. 

 근데 조금 후 그집 아빠가 자기 딸들에게 "너네도 저기 가서 기차 타고 놀아" 하더군요. 저는 바로 기차 앞으로 가서, 혹시라도 저희 아이들이 또 무슨 꼬투리 잡힐 말을 하는 건 아닌가 지켜봤구요(키즈클럽에 있던 젊은 남자 직원 하나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기차를 주시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그집 아이들과 아무말 없이 기차를 탔고, 다들 기차에서 내렸는데, 또 그집 딸이 아빠한테 달려가서 뭐라뭐라 하더니 울더군요.

 아 이거 뭐지, 하고 있는데, 그 집 아빠는 "괜찮다니까, 아빠 있으니까 때려버려. 세게 때려." 하더군요. 부인은 아무말도 없고요.

 키즈클럽 직원까지 어른 여섯명이 동시에 아이들이 기차 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아무 말 하지 않았다는 건 그 집 부모들도 알았을 거예요. 이쯤에서 저는 그 아저씨가 사이코라고 결론을 내리고 여기 더 있다가는 정말 싸움 나겠다 싶어서, 애들에게 나가자고 하고 짐을 챙기고 있었어요.

 그런데 반대편에서 그집 아저씨가 큰 딸을 붙잡고 저희 쪽을 쳐다보더니 뭐라뭐라 애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곧바로 그집 딸이 저희 작은 딸에게  큰소리로 "야" 하며 말 그대로 돌진 하더니 바로 코 앞에서 멈춰 서서 "와악"하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작을 딸이 놀라서 울 듯 한 표정으로 "엄마"하고 불렀고, 저도 놀라서 딸아이한테 갔지요. 그러자 그집 딸은 자기 아빠에게 달려가서 안겼고, 그 아저씨는 저를 보더니 히죽 웃으며 "우리 딸은 아무 짓도 안했어요. 아무 짓도 안했다고요" 하더군요.

 기가 막혔고, 또 한편으로 무척 화가 났지만, 일단 놀란 아이들을 진정시켜야겠다 싶어서 제가 조금 큰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습니다. "땡땡아, 저 언니가 땡땡이랑 같이 놀고 싶어서 그랬나 보다. 그런데, 땡땡이는 다른 사람이랑 같이 놀고 싶을 땐 그렇게 놀래키지 말고 가서 같이 놀자, 이렇게 말하는 게 더 좋겠어. 알지?" 
  그 아저씨가 더 기가 막히다는 듯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 보며 무슨 말을 하는 게 느껴졌는데, 저는 뒤도 안돌아 보고 제 지인과 함께 아이들을 챙겨서 데리고 나왔습니다. 범상치 않게 생긴 그 아저씨(뭐 깡패까지는 모르겠고, 건달 정도로는 보였습니다)와 싸움에 휘말려 아이들한테 못볼 꼴 보이겠다 싶어서요.

 그러고 나왔는데, 어찌나 심장이 벌렁대던지.. 그날 이후 며칠 동안 순간순간 그 일 생각이 나서 기분이 아주 안좋아지더군요. 그 아저씨한테 뭐라고 한마디 쏘아줄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백화점 봉변 글 읽다보니, 문득 그 때 생각이 나서요. 세상은 참 넓고, 미친 놈들도 정말 많은 것 같아요.

IP : 210.223.xxx.21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15 3:52 PM (27.1.xxx.42)

    참 욕보셨습니다.란말 이때 쓰는거 맞죠? 다 성숙하지 못한 애어른이 세상에 널려있어요...

  • 2. 루~
    '14.10.15 3:58 PM (180.70.xxx.55)

    요즘 딸바보아빠또라이....아들바보아빠또라이 들이 많은세상이예요.

    엄마보다 더 설치고 엄청나게 감정적이더라구요.

    자기아이가 곧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자기아이가 뭔가 당했다고 생각되면 불같이 난리치는 인간들...

  • 3. ...
    '14.10.15 4:15 PM (223.62.xxx.19)

    에미는 왕따피해의식에 사로잡혀있고
    에비는 학교다닐때 좀 맞고 살았나보네요~
    머저리들.
    뭘 보고 배우려나~
    상식적인 아이로만 키워도 미래엔 자식성공일듯요.....

  • 4. 와...
    '14.10.15 6:24 PM (223.62.xxx.45)

    글만 읽어도 이렇게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침착하게 대처 잘하셨네요.
    어떻게 저런 인간들이 있을수있을까...
    놀랍기만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4962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끊었는데 유류할증료!!! 9 대한 2014/12/14 3,566
444961 오차장 부인 42 오차장 2014/12/14 15,964
444960 결혼 9년차.. 이혼하는 날을 꿈꿉니다. 23 외로운맘 2014/12/14 11,716
444959 오마이뉴스 성 상품화 어떻게 생각하세요? 26 2014/12/14 2,897
444958 오징어채 볶음 설탕 엄청 들어가는군요 5 2014/12/14 1,850
444957 컴앞대기) 트렌치코트! 커피색vs네이비? 5 멋스러운 2014/12/14 1,351
444956 여자아이들은 알바시키면 안되겠어요.. 27 ㅇㅇ 2014/12/14 14,644
444955 땅콩항공 불매도 애매하고 이참에 이름이나 바꿨으면.. 1 .. 2014/12/14 673
444954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이 자꾸 생각납니다 어떡하나요 16 줌인줌아웃 2014/12/14 6,926
444953 남편이 노조 위원장을 하겠다면 9 잠깨는 밤 2014/12/14 1,916
444952 백화점 마감때요. 식품매장에서 떨이로 빵같은거 팔잖아요.?? 11 .. 2014/12/14 5,119
444951 손도 까딱 안한다는데요. 1 .. 2014/12/14 1,362
444950 뉴욕타임스, 대한항공 조현아의 ‘갑질’ 상세 보도 1 light7.. 2014/12/14 1,929
444949 아이마음을 풀어줄 방법 좀 말씀해주세요 4 YHSMOM.. 2014/12/14 1,301
444948 짜증나는 제사지만... 32 없애자 좀!.. 2014/12/14 4,643
444947 출산할 때 양가 부모님은 언제 오시나요? 6 ... 2014/12/14 2,818
444946 가장 효과적인 대한항공 불매운동은 기내면세품안사는거에요. 5 2014/12/14 2,627
444945 세월호242일)아홉분들이 가족과 만나셨으면 좋겠는데...그저 기.. 9 bluebe.. 2014/12/14 529
444944 갑자기아프면 1 진료받으려면.. 2014/12/14 455
444943 눈에 하루살이 1 하루살이 2014/12/14 1,008
444942 앵커블럭 사줘보신분? 2 ㅇㅇ 2014/12/14 567
444941 랑콤 선크림 GN 라인 vs XL라인 차이가 무언가요? 랑콤 2014/12/14 6,071
444940 청담동 앨리스 진짜 오글거림 8 앨리스 2014/12/14 3,655
444939 그것이 알고싶다..범인 잡혔으면 좋겠네요 13 ㄹㄹ 2014/12/14 5,547
444938 올확장한집 빨래는 어디서 말리나요? 8 어디다 2014/12/14 3,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