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남2녀중의 어정쩡한 가운데 딸이랍니다.
옛날부터 느껴온것이
효자는 부모가 만들어내는 거라고..
우리 오빠는 아버지에게 둘도없는 효자랍니다
오빠가 전화한통만 하면, 집에만 한번 들러주면 아버지는 거의 껌뻑, 훅~ 가버리십니다.
손주까지 데리고오면 거의 정신줄을 놓아버리실 만큼 좋아하시죠
평생 컴퓨터 쓰신적 없으시고 핸드폰은 전화받는거 말고는 해본적이 없는 아버지가
사진파일을 열고 저장하고 핸드폰의 사진 열어보는법, 사진 저장하는 법 까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한 우리 오빠,
정말 대단하죠...
손자 사진을 파일로 보내니 아버지가 나는 못 본다,,,하고 안볼려니 너무 답답해서 결국 배우게 되셨답니다.
오빠와 손자얘기를 할때 아버지눈에서 별이 반짝여요 ㅎㅎ
어제오늘 얘기도 아닌데 그런 아버지를 만나고 오는 날은 기분이 이상해요
오빠에게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고(아버지를 기쁘게 하니까요)
한편으로는 한계를 느낀다고 할까요(제가 해도해도 안되는 느낌요,,,물론 실제로 전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지만요)
오빠도 마냥 좋지만은 않을거에요
몇년전에 얼핏 아버지의 무한 과다한 사랑과 기대가 부담스럽다고,,,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떻하나 하는 고민도 했다고 하네요...
제각기 자기 입장이 있고 모두 40줄이 넘어 이런저런 유치한 감정쯤은 잊을만도 됐는데 아직도 이러는걸 보면
나는 나이를 헛 먹었나 봐요
덧붙이면 친정에 가면 어떤 연극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주연은 아버지와 오빠
언니와 나는 조연,,언니는 좀더 비중있는 조연으로 할께요
절대로 역할이 바뀌지 않는 그런 연극요
솔직히 이제는 역할을 바꾸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아버지의 그런 사랑과 기대가 좋기만한 건 아니니까요
그냥 뭐라고 해야하나 가끔은 좀 어색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좀 웃기기도 하고요..이건 설명하기가 미묘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