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상대방을 위해 헤어졌어요
저는 지병이 있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연애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제가 바보였죠.. 30 후반이 되면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계속 살 자신이 없었어요.
직업이 그닥 나쁘지 않은지라..소개가 적잖게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냥 뭐 맨날 거절하기도 뭐해서 만나 보겠다 하고 몇 번 소개를 받아봤네요..
근데 한 상사분께서 소개시켜주신 분과 사랑에 빠졌어요..
풋풋했어요 처음이라 너무 좋았구.. 대화 주제도 항상 마치 어린 대학생들처럼 순수했구요..매일매일 만나서 너무 즐거웠어요..
근데 제게 결혼 얘기를 꺼내는 그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저는 지병이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지는 말할 수가 없더라구요..
신체적으로 누구보다 건강해 뵈니 안믿었던 걸까요..
그래도 그는 날 안아주었어요.. 그치만.. 저는 항상 언젠가 그가 저를 버릴까 두려웠어요..
그가 본인은 간이 좀 안좋다고 얘기했는데 전 오히려 더 좋았어요..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는 그였지만 제가 죽을때까지 잘 보살펴주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처럼 지병이 있으니까..오히려..전 기뻤어요..
그런데 어느날 여느때와 같이 만났는데 아기 얘기를 하는 그에게 제가 그랬어요.. 저는 아기를 가질 수 없다.. (사실.. 가질 수 없는 건 아녜요.. 그치만 되도록이면 갖지 않는 게 좋다고 의사가 그래서.. )그래서 당신이 나를 버린다 해도 난 어쩔 수 없다..
그날 만난 뒤 귀가길에 문자를 보냈어요..헤어질때 쿨하게 보내지 못할거 같아 미안하다.. 그런데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하루? 이틀? 뒤에 문자가 왔어요..만나서 얘기하자고.. 그치만 제가 그 순간 너무 늦게 답을하는 그에게 섭섭해서 그만 하자 라고 얘기해버렸네요.. 만나면 왠지 그가 헤어지자 말할 것 같아서 그게 두려웠네요..사실 몇 번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그가 잡아줬어요..저는 그를 위해 제가 빨리 그를 놓아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헤어지는 거 정말 간단하더라구요..그는 그 뒤로 단 한 번도 제게 연락하지 않았어요..저 혼자 짝사랑이었나 싶어요..
일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근데도 저는 매일 아침 울면서 일어나고..매일 밤 울면서 잠자리에 드네요.. 바쁘지 않으면 미칠 거 같고 모든 일들이 의미가 없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게 그렇게 행복하다는 걸 처음 알았었는데.. 제 행복은 너무도 쉽게, 빨리 끝나버렸습니다..
상사분을 마주칠 때마다 그 사람 생각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아무렇지 않은척 하지만...정말 아파요..
저 정말 어리석죠..그렇지만 익명을 빌어 하소연 해보네요..
이런 저를 위해 용기 내라고 또다른 행복이 올거라고 한마디 해주세요..아니면 얘기 잘 들었다고라도..말할 곳이 없네요..
1. 쥬디
'14.10.12 12:50 AM (211.36.xxx.31)마음이 많이 아프네요.저도 지금 같은 상황이라서..행복하고 싶은데..아무 의욕도 .재미도.맛도 못느끼겠어요.사랑할땐 모든게 즐거웠고 마음이 여유로왔는데..님과 저에게 그런날이 다시 오기를 빌어봅니다..
2. 에고야....
'14.10.12 12:56 AM (119.200.xxx.145)왜케 바보같이 사세요...... 세상 살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 주는 기회가 아주 많이 오지는 않아요....
상대방을 위해서 헤어진게 아니라, 상대방이 혹여나 나 때문에 불행해질까봐 근데 그게 내 탓이 되어버릴까봐 겁이 나서 도망가신거잖아요.... 서로 사랑했고, 그러면 내 패를 보여주셔도 괜찮았어요. 그걸 감당할지 말지는 상대방이 선택하는거예요.
상대방이 무언가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시간이 얼마인지도 내 기준에서 보시면 안되죠...
제가 다 아깝네요.... 무슨 병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아기를 갖는게 불가능 한것도 아닌데 아주 가능성 없는 것처럼 상대방에게 던져버리고..... 그게 뭐예요. ㅠㅠㅠㅠ 세상에 의사는 많고, 가능성을 보는 정도도 다 다른데...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던져버리세요....
직업도 괜찮으시다면서요, 너무 자신을 사랑받지 못할,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리지 마세요...
에효... 아까워라....
기운 내시고 다른 인연을 다시 힘차게ㅡ찾아보세요. 바보같이 굴지 마시구요. 아주 불가능하지 않은 이상 정해진 건 없어요. 신체에서 일어나는 일도 마음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아기 갖는 문제도 당연히 그럴거구요.
인생 뭐 있어요? 별로 길지도 않은데 왜 스스로 괴롭게 살려고 자초해요. 너무 걱정 마시고 스스로를 보이세요. 나도 행복해지르자격이 있다. 뭐 행복할 자격 가진 사람 따로 정해져 있냐????? OK?3. 남자인데요..
'14.10.12 12:56 AM (211.232.xxx.159)결혼은하고싶지만...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를 가지고싶어하지않는 남자들도 있어요...너무나 한정된 인연에서 자신의 상황을 속단하지말았으면 하는 맘으로 몇글자 남김니다.
4. 에휴
'14.10.12 12:59 AM (223.62.xxx.42)인연이 거기까지였다 싶어요
더좋은인연 만나려고 지금 아프신걸거에요
너무 아파하지마시고 털어내세요
그래야 다음인연이 님을 향해 힘차게 달려오지요..5. 은입니다
'14.10.12 1:31 AM (119.193.xxx.85)다들 감사합니다..사실 전 그 사람과 만나면서 늘 한 발짝 뒤로 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아마 그 사람은 지친 것 같기도 했어요..제가 부모님께 사귄다는 말을 안하는 것도 섭섭해 했거든요..그런데 다 그를 위한 거였는데..난 뭘 바라고 그를 사귀었던 걸까요..그 사람에게 미안해하는 저 바본 거 같아요..하하..
6. 럭키
'14.10.12 2:44 AM (1.239.xxx.127)눈물이 핑돌아요. 저랑 비슷하신 것 같아요. 저의 사정을 알면서도 쉽게 결혼 왜안하니란 말을 할때마다 저는 감당이 안돼요. 누굴 만나기전부터 헤어질 생각부터 하게 되는 이 마음이 정말 저를 괴롭게 합니다.
다들 바보같다... 시작도 하기전에 왜 밀어내냐구 하지만 저나 원글님같은 상황이 아니면 그 심정을 모르실거에요. 병때문에 단념해버린 일이 넘 많기에...
그래도 원글님 저와는 다르게 괜찮은 직업이 있으시니 다행이에요.
그래도 아픈 마음과 몸을 감싸줄 수 있는 사람도 어딘가엔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봐요.
우리 용기를 가지구 다가가봐요.
원글님 홧팅하세요~~7. ,,,,
'14.10.12 4:21 AM (124.49.xxx.100)원글님 .. 다음에 누군가 좋아하시게 되면 정확한 정보를 주세요. 정말 원글님 마음 다 헤아려지고 저라도 원글님처럼 했을거 같은데 만약 입장바꿔 생각해본다면.. 상대도 님에게 정말 마음 다 주었을텐데.. 조금의 희망이라도 주셨더라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요? 아이를 절대 못갖는건 아닌데..우리 함께 노력해보자.. 뭐 이렇게라도.
그리고 다른 사람은 꼭 다시 오더라고요. 그 사람이 마지막이 아닌거 제가 보장해요!! 그러니 너무 우울해만하지 마세요.8. 휴....
'14.10.12 7:35 AM (178.190.xxx.158)님이나 상대나 얼마나 상처 받았겠어요?
그러니 처음부터 사귀기 전에 상황을 말했어야지, 상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얼마나 괴로울까요?
제발 이런 문제는 솔직해지세요. 사랑해서 헤어졌다라고 미화하기엔 서로의 상처나 고통이 커요.9. ....
'14.10.12 8:03 AM (211.202.xxx.13)한 순간이라도 좋았으면 된 겁니다.
좋았던 내 기억만 남기고 가버린 사람 돌아보지 마세요.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일 하세요.
건투를 빕니다.10. .....
'14.10.12 8:06 AM (220.76.xxx.172)원글님..
힘드시겠지만, 따끔한 말씀 드릴께요..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스스로를 몰아가지 마시고,
다음부터는 남자친구에게 질병 이름을 정확히 밝히세요.
이러저러한 이유로 임신을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요.
그냥 임신 못한다 했으면, 자궁절제술을 한 건지, 난소 절제술을 한 건지 모르잖아요..
상대방을 위해 헤어졌다 하지만,
실은, 원글님이 상처받는 게 더 싫어서 솔직하게 말을 안 하고 두루뭉술하게 말한 것 아닌가요.11. ...
'14.10.12 10:00 AM (116.125.xxx.200)저도 윗님 글에 조심스레 찬성합니다 젊은 여성분들중에 연애를 비련의 여주인공차럼 하는 습관들이 있어요 자기도 모르게 물론 상황이 그런걸 알겠지만 모든건 말안하고 시작하고 님이 나중에 그걸로 밀어내도 끝까지 잡아주길 바란 님탓이네요 이제부터는 처음부터 얘기하고 그 상황을 이해하는사람과 당당히 시작하세요
12. 은입니다
'14.10.12 10:41 AM (119.193.xxx.85)위로도 충고도 잘 들었습니다. 비련의 여주인공은 무슨.. 저도 얘기를 안한 건 아닙니다. 또 저는 남친을 속여서 결혼을 하고 싶은 맘도 없었구요.. 단지 구체적으로 병명에 대해 말을 하지 못했을 뿐..제가 그 얘기를 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어요..상사랑 연결되어 있어서 제가 무슨 행동을 직장에서 하고 있는지 남친이 다 알 정도였어요..그래서 말하는게 조심스럽기도 했습니다. 다음부턴 처음 만난 자리에서부터 저는 이러이러 합니다 얘기를 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거겠죠? 그런데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이네요..그래도 좀더 솔직하게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몇몇분들 위로 말씀에 따라 언젠가 올 다른 사랑을 기다리며 충고 말씀따라 잘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3. 나이도 있으신데
'14.10.12 10:42 AM (39.121.xxx.22)너무 감상적으로 연애하셨나봐요
보통 그나이엔 다들 현실적으로
소개팅하고 두세번에 결혼얘기나오고
백일전에 결혼하고그래요
담번엔 첫시작에 먼저 얘기하시고
맞는 사람과 결혼하세요14. 정확히
'14.10.12 11:13 AM (211.36.xxx.77)상대방을 위해 헤어졌다기보다 상대방이 그만큼 원글님은 사랑하지 않으신 거네요. 결혼해서 애 안 갖고 사는 부부도 얼마나 많은데요. 제가 아는 부부는 여자가 결혼 전 자궁적출 수술을 받았는데도 그거 알고 결혼했어요. 원글님을 그보다 더 많이 사랑할 분 만나실 겁니다. 미련 가질 필요 없어요.
15. ......
'14.10.12 2:13 PM (211.177.xxx.215)상대방이 그만큼 원글님을 사랑하지 않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사랑..한다고 다 결혼하지 않아요
사랑의 결론이 결혼은 아니예요
결혼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님을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닐 거예요
사랑했던 그 시간들을 후회할 필요도 없고
떠난 그를 미워할 필요도 없어요16. 에고...
'14.10.12 3:13 PM (124.51.xxx.155)결혼할 만큼 사랑한 건 아니라는 얘기죠. 당연히 사랑은 했겠죠...
원글님 자꾸 그 사람 생각해 봤자 원글님께 도움될 거 없습니다. 요즘 애 안 낳는 부부 많아요. 절망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만나고 사귀세요. 그만 우시고요...17. 음
'14.10.12 5:06 PM (203.226.xxx.31)위로는 드리겠지만 제가 상대라면 정말 화날것 같아요 나 지병 있어요 -병명은 절대 안가르쳐줌
부모님도 몰라요-내가 숨겨져야 할 이유라도?
병명도 안알려주면서 뜬금없이 애 못낳는다고 함 그러고는 혼자 헤어지자고 함
얘기 좀 하자고 하면 어차피 헤어질거 그만하자고 함
이런 행동만 두세번 함
결국 헤어짐-이 남자는 원래 날 안사랑했다고 단정지음
사람 하나 바보 만들어 놓고 왜 이제와서 하이킥하세요 원글님 지병이 문제가 아니라 원글님 행동이 문제가 있는겁니다18. 맨날배고파
'15.8.1 8:48 PM (223.62.xxx.144)저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