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죽을만큼 힘들었을 때 힘을 준 음악

나도 조회수 : 2,037
작성일 : 2014-10-12 00:22:50

아래 글에 여러 곡들이 올라오네요. 다 좋은 곡들이죠..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거기에 댓글로 올리기엔 좀 어색해서 따로 회상해봅니다.

 

20년을 함께한 사람이 갑자기 남이 되겠다고 했더랬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는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라... 그 사람이 없으면 세상도 없어지는 거였어요.

붙잡고 매달렸지만

실은 알고 있었어요. 이미 끝났다는 걸.

저는 그 사람에게가 아니라 이별 이후의 발가벗겨진 채 세상에 나가야 할 내 자신이 두려웠던 거에요.

 

자살 시도도 하고

폐인처럼 정말 폐인이 되어 지낸 반년? 일년? 잘 기억도 안 나네요.

어느 새벽 라디오에서 리스트의 전주곡이 흘러나왔습니다.

아, 눈물이 흘러내리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온몸이 떨려왔어요.

 

그리고 또 시간이 얼마 지난 다음이던가...

산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가을이었는데. 단풍이 고왔던 기억이 나네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중 ' 황제';' 2악장...

눈물 대신, 아, 이제 이렇게 혼자 살아야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저는 원래 클래식을 듣던 사람은 아닙니다.

그냥 어느날 우연히

내가 삶의 밑바닥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손 내밀 수 없을 때 나한테 온 게 그 두곡이었고

 

지금은 그냥 저냥 삽니다. 그냥 남들처럼 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십년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금씩 조금씩 들어온 클래식이 이제 카페에서 나오는 곡 정도는 맞추게 됐네요. ㅎ 주변 사람들은 제가 아주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사람인 줄 압니다. (대부분 전혀 관심이 없으니까요 ㅎ)

 

클래식 듣는 분들은 클래식 정말 사랑하시죠.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 아름다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집착과 불안이 있던 자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이(꼭 클래식이 아니더라도-모든 음악은 다 아름다우니까요)

자리를 바꿔 들어와있습니다.

그런 게 음악의 힘이 아닌가, 인생의 중반이 훌쩍 넘은 요즘 새삼 깨달은 아름다움입니다.

 

*밤이라 좀 감상적이 됐네요. ㅎ(부끄러워지면 자삭할 거예요)

IP : 218.156.xxx.21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메이
    '14.10.12 12:31 AM (118.42.xxx.87)

    전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그리고 베르디 레퀴엠 진노의 날
    최근엔 박효신의 야생화요.

  • 2. ...
    '14.10.12 12:47 AM (123.111.xxx.160)

    저도 클래식 음악을 무지 좋아해요. 특히 좋아하는 것은, 말러의 심포니 5번 하구, 님이 쓰신 베토벤의 엠퍼러요. 바하도 참 좋아하는 작곡가입니다.
    근데 클래식은 전반적으로 참 좋아요..하루종일 듣고 있음 행복해요. ^^

  • 3. ...
    '14.10.12 1:28 AM (124.153.xxx.253)

    삭제하지마세요..저장하고 듣고싶어요!

  • 4. 감동과
    '14.10.12 4:58 AM (173.172.xxx.134)

    치유의 효과가 있는 클래식이네요~

  • 5. 글 읽으며
    '14.10.12 9:20 AM (118.44.xxx.4)

    눈시울이 시큰해지네요.
    어려운 시절 잘 견뎌오셨어요.

  • 6. ㅇㅇ
    '14.10.12 3:06 PM (59.5.xxx.40)

    치유음악 저장합니다

  • 7. 묵언수행
    '14.10.12 5:07 PM (58.224.xxx.245)

    치유하고 싶어 저장합니다

  • 8. ...
    '14.10.12 7:28 PM (124.50.xxx.180)

    클래식 음악 저장합니다.

  • 9. 답답한속뻥
    '14.12.10 4:44 PM (182.222.xxx.87)

    저도 저장해요 감사해요 저도 요즘 많이 힘든데 좋은글 주셔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9842 중딩아이랑 춘천 첨 놀러가는데 추천부탁드려요 6 춘천 2014/10/27 1,230
429841 서울 강동구에 아침 일찍 하는 맛있는김밥집 없을까요? 6 ... 2014/10/27 1,394
429840 엄마 돌아가실 때가 생각나네요.09.5.23 1 죄책감 2014/10/27 1,443
429839 두물머리 식당 추천해주세요 2 ... 2014/10/27 1,210
429838 19금)미삼이라는곳이 그유명한 미아리 맞나요? 7 2014/10/27 12,695
429837 관리실없는 아파트 전세 세입자인데, 월 관리비중 장기수선충당금... 4 요룰루 2014/10/27 1,482
429836 신해철 - 그대에게(故노무현 前대통령 추모콘서트) 4 참맛 2014/10/27 2,295
429835 그가있어서 행복했습니다 2 Drim 2014/10/27 436
429834 신해철...님의 비보를 접하다니... 멍하네요 명복을 빕니.. 2014/10/27 901
429833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 2014/10/27 451
429832 이 계절에 가신 분들... 1 아스라한 별.. 2014/10/27 628
429831 로그인도 안했는데. 4 ... 2014/10/27 755
429830 발길이 떨어지시던가요.......어찌 떠나셨나요........... 2 하....... 2014/10/27 1,135
429829 공중도덕 1 ... 2014/10/27 307
429828 죽음이 참 가까이에 있네요 2 ** 2014/10/27 1,765
429827 내 마음깊은 곳에 너. . . 1 인생사. ... 2014/10/27 970
429826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 2014/10/27 667
429825 혹시 집주인이 전세 만기 전날이여도 집 비어 달라 할 수 있는거.. 2 전세 2014/10/27 908
429824 아이 손등 화상 관리 10 직직 2014/10/27 1,384
429823 신해철님.. 미친듯이 눈물만 나네요 1 girlsp.. 2014/10/27 704
429822 유난히 올 한해 가수들이 많이 떠나네요 2 허망 2014/10/27 2,086
429821 너무 충격입니다.공황상태..ㅜ ㅜ 3 ... 2014/10/27 2,149
429820 초등2학년 여자애들 몰려다는거~~ 4 웃기네 2014/10/27 1,110
429819 다음 세상에도 내 친구로 태어나줘. 2 ... 2014/10/27 1,001
429818 아..해철님..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3 유리핀 2014/10/27 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