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혼한지 어언 8~9년
그 세월들이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는데
마치 긴ㅇ 어둠의 터널을 지나온듯한
아마 지금도 역시 그럴지도 모르지요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때를 꼽으라면
우리 아이들 내품에서 키울때였다고 망설이지 않고 말할수 있을것같아요
어려서는 뽀얗게 씻기고 앙증맞고 이쁜옷들과 신발들 사들여서 입히고
그림책들 들여와 읽어주고
학원끝나는 시간 기다려 간식 만들어 놓고
같이 자전거 타러 운동장을 돌고 강아지 산책시키던 그때
남편하고 행복했냐고요? 아뇨 그래도 아이들과 저런 일상을 누릴수 있었던건 남편이라는 울타리가 있었기때문일지도 모르죠
남편의 외도로 이혼후
경제력을 갖추려 이를 앙물고 지내던 시간들은
저에겐 길고긴 암흑과 같은 시간들이었고
아이들은 휘청거렸지요
아이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버티고 버틴 시간들
그 시절 전 현실이 너무 힘들어서인지
깊고 깊은 잠에 탐닉했어요 꿈속에서라도 행복해지고 싶어서
아름답고 편한꿈을 꾸기 바라며
실제로 가끔 그런 꿈을 꾸기도 했어요 온몸이 행복감에 젖어오는 그런꿈
마치 동화속 세계라도 들어간듯 모든 공기와 분위기는 달콤하고 나른한
그런느낌
꿈에서 깨면 좁은집에 고요한 적막감에 휩싸인채 세상과는 단절된느낌으로 웅크린채 자고 있던나
영화 달콤한 인생의 나레이션에 나오는 제자처럼 꿈에서 깨서 울고 싶었던 나
이제 폭풍우치던 밤은 지나고 고요가 찾아왔어요
시간이 아이들을 단단하게 만들고
시간이 상처를 덮고 더이상
잠이 주는 꿈의 세계로 도망가지 않는 나
달라진건 없는데
사실 달라진건 아이들이 자라고
난나이를 먹었지만
내가 행복했던 때를 기억하는것처럼
우리아이들도 행복했던 때를 기억하며
그게 나와 우리 아이들의 힘이되어주고
끈이 되어주고 이해가 되어주길 바래요
내일은 우리 딸 아이 생일
맛있는 미역국에 닭볶음탕 만들어 놓을꺼에요
엄마가 만들어주는게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먹을 아이들 이런게 또 행복으로 쌓이길 바래봅니다
1. 기도
'14.10.10 11:13 PM (121.167.xxx.114)영원히 행복하세요. 가슴이 쏴아 합니다.
2. 벚꽃
'14.10.10 11:13 PM (58.237.xxx.199)원글님 힘내세요!! 토닥토닥.. 마음이 짠.. 해지네요...
3. 케이티
'14.10.10 11:22 PM (121.142.xxx.203)글을읽고 오랫동안 응어리진게 토해나온것 같은 느낌으로 잠시나마 울수록 있었읍니다. 나를위한 선택이 아이를 위한선택도 돌수있을까 그 답을 모르기에 오늘도 현실에 두발을 디딘체 저유로와진 나를 꿈꿉니다. 작성자님의 글이 결국 현실에 비겁해 타협하란 소리로 메아리쳐 들리네요. 그 힘든여정의 감정의 끝을 공감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이를 가슴으로 사랑으로 키우시는 분이란거 알겠어요. 그 고생 나중에 빛으로 반짝이며 반사되서 눈부실 일 생기실거에요, 꼭요...
4. oops
'14.10.10 11:22 PM (121.175.xxx.80)꿈속으로 숨어 버릇하면 현실에서 의욕을 상실하기 십상인데.... 어렵고 외로운 시간 잘 이겨 내셨네요.^^
앞으로도 건강하시고...아이들도 이제 성장한 듯 싶으니 원글님만의 행복한 일상을 찾으시길 빕니다.5. 언제나궁금
'14.10.10 11:25 PM (182.212.xxx.137)이제 행복해지는 일만 남았네요. 남편 외도에도 꾹 참고 버티며 사는 분들보다
훨씬 행복한 겁니다.
가슴에 묻고 살면 그 상처는 평생 갈껄요.
아이들은 강해진 엄마를 보며 좋은 교육을 저절로 받은 셈이지요.
원글님 찌질한 남편 버린거, 홀로 일어선거, 이제 마음이 편해진거 모두 짱입니다.^^6. 봄비
'14.10.10 11:31 PM (223.62.xxx.55)장하세요^^
계속 계속 일상의 행복으로 삶이
풍요롭길 기원합니다~~~
일상의 행복이 살아보니
제일 중요하더라구요.7. ..
'14.10.10 11:32 PM (1.229.xxx.109) - 삭제된댓글정말 강인한 분이시네요
따뜻한 성품이 글로 느껴집니다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빌어요8. 저녁노을
'14.10.10 11:43 PM (110.70.xxx.204)고생하셨으니 이제 즐거운 일만 있을겁니다^^
9. 가을밤
'14.10.10 11:50 PM (118.36.xxx.184)고요한 적막감에 쌓여 세상과 단절된 나.....
이 부분이 요즘 저에 모습이라
글을 읽고 눈물 나네요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지금 제 모습이랍니다
지금 행복하셔서 다행이예요10. ㅇㅇㅇ
'14.10.11 12:01 AM (211.237.xxx.35)원글님 글도 잘쓰시는거 같아요.
기교를 말씀드리는게 아니고 진솔하게 감정을 막 출렁이게 하는 글...
긴글이 아닌데도
읽으면서 뭔가 마음이 막 고요해졌다가 한순간 숨이 턱막히기도 했다가..
아프기도 했다가 따뜻하고 편안해지기도 했다가
심장을 요동치게 하네요...
읽고 나서 눈물도 조금 났고 한동안 멍했습니다..
원글님과 자녀분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11. 자랑스러워요~
'14.10.11 12:18 AM (112.155.xxx.39)박수쳐드립니다~
그동안 맘고생 몸고생 많으셨고요~ 이젠 행복만 기다리고 있을꺼예요~~^^12. .....
'14.10.11 12:37 AM (223.62.xxx.113)눈물나려 하네요.
그동안 잘 살아오셨어요.
앞으로의 인생에 축복 가득하길 바래요.13. 그런가요..?
'14.10.11 12:43 AM (119.69.xxx.203)그래도..남편의 울타리안에서..내아이키우는게 행복한건가요...?
이혼을 생각하는 밤에...
내아이를 놓고 나가야할꺼같은데..14. 주부
'14.10.11 12:57 AM (223.62.xxx.27)님의 고단했을 세월이 느껴져 눈물이 다 나네요
폭풍우가 지나고 고요가 찾아왔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쾌청만 날만 있으시길..
따님 생일날 즐겁게 보내세요~15. ..
'14.10.11 4:41 AM (103.25.xxx.21)따님 생일... 축하합니다 ^^
따님한테 님은 멋진 엄마십니다16. ㄷㄴㄱ
'14.10.11 9:45 AM (14.45.xxx.88)글을 잘쓰시는거 같아요
읽으며 동감을 하게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가슴한켠에 따뜻한 마음이 있으시니
현명히 이겨 나가실거라는 생각 듭니다
아이들 잘키우셧어요
아이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될날이 올거에요17. ㅡ
'14.10.11 10:21 AM (110.70.xxx.35)정말 글을 잘 쓰시네요
글 좀 써보셨으면 하네요.
아름다운 글
아름다운 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님.생일 축하해요18. phua
'14.10.11 10:44 AM (1.241.xxx.41)어깨 토닥토닥..
장하십니다^^19. 저도
'14.10.11 11:56 AM (121.177.xxx.79)이혼했지만 정말 대단하세요
따님 생일 축하드립니다.20. ..
'14.10.11 11:57 AM (211.176.xxx.46)남편 울타리 운운 하는 한 여성들은 영원히 남자에게 종속적인 존재로 남을 뿐이죠. 호주제도 폐지된 마당에 이런 표현은 맞지 않죠.
이혼은 혼인상태에서 비혼상태로의 전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혼인상태이든, 비혼상태이든 경제력은 중요할테구요. 재미있게 사시길.21. 시벨의일요일
'14.10.11 12:01 PM (180.66.xxx.172)어둠은 지났고 앞으로 행복하게 사세요.
그럼 됩니다.22. 시크릿
'14.10.11 2:10 PM (219.250.xxx.235)이혼은 누구에게나 닥칠수있는일이고
실패도 뭣도 아닌 하나의 선택이죠
슬퍼할일도 절망할일도 아니고 다만 용기가 필요한일인것같아요
용기있는분이시네요
걱정할게 뭐가 있겠어요
인생은 다가오는 문제를 그냥 풀어내며 살아가는거죠
화이팅입니다!23. ..
'14.10.11 3:57 PM (180.224.xxx.8)행복하시기를 빌어봅니다.
저역시 배우자의 바람으로 인해 이혼하고.... 시간이 3년정도 되가네요... 아직 마음이 지옥입니다... 좋아지기도햇다... 힘들기도 했다..
사는게 참 힘들구나 싶기도 하구요.
행복하세요.
많이 힘드셨을거고,.. 앞으로 가셔야할 길도 멀겠지만...
또 어느순간 우리 행복할 수 있겠지요?24. 희망
'14.10.11 6:39 PM (221.166.xxx.20)이혼한지 12년 되네요.
어제 내 힘으로 일 하면서 사온 소갈비를 고아 먹는 내 아이를 보면서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아이들 곁에서 내 아이들 옷을 빨아주고 잔소리를 하고...
돌아보면 외도한 남편의 속옷을 빨면서 가위로 죽죽 찢던 그때가 지옥이었지요
상간녀를 추적하기 위해 남편의 핸드폰을 뒤지고..
경제적으로은 분명 힘이 들어요
그래서 내 자식도 일찍 철이 들었지요
그래도 틀린것은 틀렸다고
내 아들에게 깨닫게 해줄수 있어서 감수할수 있어요.25. 두번째 스무살
'14.10.11 9:30 PM (223.62.xxx.68)원글님 장하십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날때 얼마나 외롭고 힘들고 또는 무서웠을까요? 저는 다른이유로 아침에 눈뜨는것이 괴로운적이 있었어요.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일에 매일 울고 잠들고 깨기 싫었던 저의 어두웠던시절
하지만 지금은 이겨냈구요 너무행복합니다. 그때 힘들었을때 생각하면 제 자신이 안쓰러워 눈물이 나기도합니다
그리고 원글님. 김신명숙이 쓴 두번째 스무살 한번 읽어보셔요
제목의 뜻은 마흔에접어든 여성들이 홀로서기 하면서 겪은일들을 책으로 엮었어요. 마흔을 두번째 스무살이래요
새롭게 시작하는!26. ㅇㅇ
'14.10.11 10:08 PM (116.37.xxx.215)원글님 용기 칭찬드립니다
대단하시다고 박수쳐 드릴께요
앞으로 행복한 날들이 계속 다가올겁니다27. ...
'14.10.11 10:52 PM (210.2.xxx.183)원글님 의지가 강하신 분 같아요. 그래서 더 힘드셨을거라 생각되네요.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다 아문다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더라구요.
오히려 자신을 더 혹독하게 단련시키든지 아니면 더 나약해지게 자신을 내버려두든지...
아니면 이게 내 인생이고 업보다 생각하고 그냥 묵묵히 받아들이게 되는...
하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가끔은 알 수 없는 미움과 분노가 일기도 하네요.
분명 아이들에게 원글님은 삶의 구심점입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원글님 대단하세요.
원글님 이젠 다 내려놓으시고 행복하세요...28. ss
'14.10.14 1:39 AM (112.153.xxx.69)이렇게 좋은 말씀, 위로, 격려 댓글을 달아줬는데 고맙다는 댓글 한 줄 있어도 될 것 같은데..뭐, 그렇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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