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들을 데리고 등산을 다녀왔어요.
어른도 왕복 3시간을 넘게 잡는 코스라 초등 1학년아들, 4살 딸아이에게는 좀 버거운 길이었어요.
저는 작은 아이 챙기며 오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아까부터 왜 저희 따라다니시면서 사진을 찍으세요?"하고 아래쪽에 소리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 아래계시던 남자분이 당황하시며 "예 죄송합니다. 사진 삭제할께요" 하시더라고요.
저는 처음에 작은 아이가 산에 오르는게 신기하고 예뻐서 사진찍으시나봐 하며
사람 무안하게 한 남편에게 한소리 했는데 저희 남편은 제가 이상하다면서 뭐라는 거예요..
나중에 남편 얘기를 들어보니
저희는 산을 오르는 중이고 그 남자분 일행은 내려가시는 중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그 남자분이 일행이랑 헤어지셔서 저희랑 일정 간격을 두고 따라오면서
핸드폰으로 계속 사진을 찍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전후 사정을 듣고 나니 좀 찝찝해서요..
남의 아이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이 흔하신가요? 그런 분들은 왜 사진을 찍으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간혹 동양인이 흔치 않은 외국에서는 저희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는 경우는 있더라고요.
동물원같은데서 아이 모델 어쩌고 하면서 사진 찍으시려는 분들은 어쩐지 상술이 느껴져서 단호히 거절한 경우도 있고요.
저희 아이가 귀엽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모델하거나 쫒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예쁘진 않거든요..
설마 범죄목적.. 이런건 아니겠지요? 그 남자분 평범하게 생기셨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