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는 40이 좀 넘은 아줌아입니다
몇년전 친정 창고를 뒤적이다가 제가 대학생때 적은 일기를 발견해서 읽은적이 있습니다
남자 누구를 만나고 , 헤어지고
새로운 친구를 알게되고, 멀어지고, 다른 친구를 알게되고
막 대학에 들어가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 적어놨는데 그때 제가 그랬나봐요
사람들에 대한 감정과 그 감정의 이유를 적어 놨네요
**는 참 좋다,%^&&하기 때문에
00는 별로다, @##$해서
그런데 그 이유란것이 대부분 나랑 취미가 비슷하거나 뭐 나랑 닮았다거나...하는 거였네요
그때 20대의 나는 모든것이 논리정연하고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했나봅니다. 감정 조차도요
지금 40대의 나는 느낍니다
사실은 감정에는 이유가 없다는 거를요
내가 나랑 성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누구를 좋아할 수도 있고,,,,사실은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요즘 악기에 빠져있는데 누가 일하기도 바쁜데 왜 이런거 배우냐고 물으면,,,
공식적인 이유는 ,,아 사실은 요 어릴적에 이거 좀 배우다 말았는데 미련이 생겨서요.이런 대답이 준비되어 있지만
사실 그냥,,,하고 싶은 거죠..내가 어릴적에 했던 말건간에..
사람을 좋아하고 미워하고 사랑하는 것도 이유가 없는 거 같애요
누구에게 마음이 더 가고, 누구에게 마음이 덜 가고..이걸 어떻게 설명을 할까요,,
그냥 내 마음이 그렇다는데..
어릴때 아버지는 마냥 오빠를 제일 많이 사랑하셨답니다.
어린 제 눈에도 그게 보였지요
그때는 마음이 아팠는데 지금은 어떤 방향으로는 이해가 됩니다
아버지 스스로도 어린 딸에게조차 숨기지도 못할 만큼 장남에 대하여 각별한 사랑을 하고자 해서 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말입니다.
아버지는 그냥 장남이 마냥 좋았고 그게 눈치없이 둔한 딸조차 느낄만큼 강렬했을 뿐 입니다.
아버지가 오빠를 편애한것에 대하여 아무 이유가 없었어요,,그냥 감정이 그랬던 거죠
서로가 좋은 사람이고자 노력하지만 ,,,설명못할 그 감정이 발생하지 않는...그런 관계는
한계가 있는 것일까요?
노력으로 가능할까요?....
저는 지난 40년간 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지금은 흔들리고 있어요..ㅎㅎ
그리고 노력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은 20대의 나는 얼마나 무모했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