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쿡에서 글쓰는건 처음인 사람입니다.
근 몇달간 82쿡을 자주 들어와서 글을 읽어보았어요.
자극적이고 너무 재밌는 말도 많고, 그리고 무엇보다 저 같은 어리버리한 사람들이 봤을 때 충격적일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많았거든요.
각설하고, 저는 요즘 인생의 가치관이 많이 흔들리고 있어요. 제가 믿어왔던 가치들이 의심스럽고 오히려 너무 편하게 살아왔나 싶을 정도로....세상엔 참 여러 사람들이 있구나 그리고 나는 그 일면만 보고 자라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초보 주부인 입장에서...가끔 여기서 보는 글들이 너무 민망할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들이에요. 어떤 느낌이냐면요, 왜 아이들은 욕망에 노골적이잖아요,... 유치원에서 예쁜 선생님들 더 좋아한다거나...부유한 집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어한다거나...이런 노골적인 유아적인 감정들이요. 여기서 그런 글들을 참 많이 보거든요? 그래서 와 진짜 맹자의 성악설이 맞나 싶을 정도여요. 교육으로 흔히 사회에서 말하는 '교양'이 만들어지는 것이지, 원래 사람의 욕망은 '악'이라는 거요.
그래서 느끼는것은, 그럼 내가 받아왔던 교육은 말짱 황인가 싶은거에요. 지금까지 받아왔던 교육이라는 것은 이런 인간의 본연적인 '욕망' 자체를 반대하고 인간의 '교양화'를 위한 교육인 거잖아요? 근데 그런 그런 교육 아무리 받아봤자 여기서 얘기하는 집 평수 몇평이고 전문직 남편이랑 결혼하면 닥치고 살림이라던지 뭐 그런 이데올로기 있잖아요? 그런글 보고 있으면 내가 받아왔던 교육이 말짱 헛것이었나 이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어요. 근데 웃긴게 그런 현실주의자, 약육강식, 마키아벨리식의 엄마들이 또 겁나게 애들 교육 신경 쓰거든요?근데 그 엄마들이 그렇게도 원하는 고급 교육 받게되면 애들은 또 그런 현실주의적인 생각을 타파는 법을 배워요. 그게 '고급 교양'의 방식이니까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보면요, 애들 교육에 목멘 중산층 부모들이 사실상 자본은 중산층 계급이나 이미 사상은 진보적인 애들'을 배출하거든요? 그럼 거기서부터 엄청나게 비극이 시작되어요. 예컨데 부모는 상류층과 같은 삶의 퀄리티를 가질 수 있도록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인데, 이 아이들은 또 공부를 많이 할 수록 상류층의 특권의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교육 받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결국 부모 입장에서는 속터지고 자식 입장에서도 속 터지고...뭐 그런 입장 지금 대한민국에 정말 많을 것 같아요.
전, 이것이 과도기인지....아님 정말 그냥 현대사회가 배출한 악순환인지 잘 모르겠어요. 대학이라는 곳에 일반 사람들이 등록할 수 있게 된 것이 유럽에서도 100년도 안되어요. 많은 부모들이 의사, 변호사와 같은 사회전문직을 염두해두고 대학을 보내겠지만....대학에서 배출하는 이들은 10%에요. 그럼 나머지 90%는요? 나머지 90%도 공부 잘하고 모범생인 학생들이었거든요? 그럼 이들은 다 뭘하게 되는 것이지요?
전 여기 사이트 들어와서 정말 인생의 무게를 느낍니다. 삶이 참 무겁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작 왔다갔다 하는 이야기들은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어요. 근데 보면 볼 수록 처음의 가벼움 보다는 정말 무거움이 느껴집니다. 그냥 참 인생사 무겁다라는 생각 뿐이네요. 그리고 무엇을 욕망하던. 정말 제대로 욕망해야겠다는 다짐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