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자이 오사무

갱스브르 조회수 : 932
작성일 : 2014-10-02 12:40:18

작가군 중엔 유독 자살이 많다

독자의 입장에선 그것 또한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몰인정하긴 하지만...

뇌리에 남는 자살한 작가는 둘이다

다자이 오사무...그리고

실비아 플라스...

두 사람의 작가적 소명은 죽음이었다

느닷없이 새벽 집을 나서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그 침울한 표지 얼굴이 생각났다

바람이 참 요상하게 분다 했다

어느 추리 소설의 기이한 날씨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하다

아무튼 그의 소설을 읽는 내내 이마에 내 천자를 그어가며 힘들게 넘고 넘었다

차라리 누군가 죽여주는 것이 그에겐 구원이겠다 싶을 만큼

글의 묘사는 근원적인 고통에 너무 다가서 끔찍했다

퀭한 눈에 두드러진 골체미

스스로를 잔인하게 해부하다 해체돼 버린 사람...

기어이 가긴 갔다

사실 자살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있어선 안 될 일로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자의든 타의든...마지막 결정은 스스로의 몫이다

그 결과를 두고까지 살아있는 사람의 충격과 상처를 운운하며 망자를 두 번 죽이고 싶진 않다

죽은 사람 앞에서까지 산 자의 가치를 논하는 게 불편할 따름이다

오죽하면..이라는 이해도 모두 다 살아있는 사람의 자기 해석이다

죽음은 후기를 남길 수 없다

가끔 궁금한 한 가지는 있다

그렇게 간절히 원한 죽음의 찰나 ... 행복했을까

늙으면 죽어야지를 입에 달고 사셨던 외할머니가 마지막에 고생을 좀 하셨다

의식이 떨어지기 직전 삼촌하테 하신 말씀이 이랬다

"나 좀 빨리 가게 해줘..."

그렇게 이틀을 앓다가 가셨다

인간실격을 끝으로 그 작가의 책은 다신 안 본다

너무 사실적이라 불쾌한 이유도 있고 불필요한 감정이입으로 산 채로 죽음을 경험하고 싶진 않다

어차피 우리 모두 이생에서 겪고 가야 할 할당된 몸부림을 지나

그곳으로 갈 테니까...

IP : 115.161.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
    '14.10.2 1:22 PM (175.116.xxx.251)

    죽음이 작가적 소명이었다기 보다는 작가의 개인적 소명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그 사실이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 2. 인간실격만큼
    '14.10.2 1:34 PM (1.250.xxx.121) - 삭제된댓글

    공감하며 본 책도 없는 것 같아요.
    원글님 박성철의 '무조건' 들어보세요. 신나요.
    인생 별 거 없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것.
    하루하루 그냥 웃으며 삽시다.
    다자이 오사무처럼 복잡하게 생각해봤자
    생각에 지치고 우울할 뿐.
    결론나는 것도 없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6533 버스에서 일어난 일 25 오늘 2014/10/14 4,885
426532 불길한 ‘엘티이 뉴스’ 실종 사건 3 샬랄라 2014/10/14 1,596
426531 게와 밤을 잘 안먹는 이유 13 ... 2014/10/14 4,214
426530 단양-경주-영주 여행후기 7 화성행궁 2014/10/14 2,782
426529 낭만이 없어 낭만이... 3 알랑가몰라 2014/10/14 659
426528 40대에 직장에서 직급 없는분들...호칭... 4 123 2014/10/14 2,066
426527 나이들수록 생긴대로 논다는 말을 절감하네요 1 콩콩 2014/10/14 1,715
426526 뷔페 vs 코스요리 뭐가 더 좋으세요? 6 .. 2014/10/14 1,686
426525 이사갈 집 140미터 인근에 송전탑이 있어요 6 송전탑 2014/10/14 2,129
426524 러버덕이 낮에 내내 실시간 검색어1위하던데 3 ..... 2014/10/14 1,841
426523 5살 우리 아이 자랑좀 할게요 ^^ 9 이뻐라~ 2014/10/14 1,562
426522 큰맘먹구 염색했는데 하나도 안됐어요 4 ㅜㅜ 2014/10/14 1,401
426521 서울의 추위를 견딜 한겨울 남편 출근복은? 3 초보주부 2014/10/14 1,096
426520 국민티비 밤9시 뉴스K 1 지금 합니다.. 2014/10/14 418
426519 대출 받아 집 사라고 2 ㅇㅇ 2014/10/14 1,165
426518 five little monkeys jumping 이 동요에서 .. 5 영어질문 2014/10/14 814
426517 제 의상에 적합한 스타킹색깔 좀 알려주세요 3 패션꽝 2014/10/14 905
426516 나이 먹고 결혼 못하고 남자친구 없어서 자꾸 먹는 거라네요; 11 ,,, 2014/10/14 4,265
426515 만두 만들려는데요 4 ;;;;;;.. 2014/10/14 997
426514 고등학생 자녀가 일베하면 어케 하실거에요? 5 ㅇㅇ 2014/10/14 1,230
426513 스카이라이프, 보지도 않았는데 미납요금 독촉을 하네요 2 혈압 2014/10/14 1,701
426512 (주의) 조형우 앨범 티저 나왔는데, 좀 잔인하네요... 2 Solo_p.. 2014/10/14 986
426511 여친과 헤어졌다고 울고 불고하는 고1 아들 2 자식키우기 2014/10/14 2,404
426510 만나고 오니 며칠동안 계속 기분 나쁜 사람이 있는데요 9 ... 2014/10/14 5,087
426509 헤어 매니큐어했는데 볼륨매직하고 싶어요 1 헤어삽 2014/10/14 1,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