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아빠가 사고로 머리를 다치셨어요. 뇌손상으로 치매증상을 보이며 매일 엄마한테 아파아파 하면서
소리지르고 욕하셨어요. 엄마도 일하시면서 아빠 병수발하신다고 지쳐서 늘 저희에게 짜증이셨고요.
결혼을 일찍해서 애가 셋인데 애들이 몸이 안좋아요. 아토피에 비염이 있고 저를 닮아서인지 성격도
예민해요. 큰 애가 9살인데 4~5살때 아토피가 너무 심해서 빵 한입만 먹어도 얼굴이 부풀어오르고해서
정말 고생많이 했고 지금도 늘 긴장속에 살아요. 외출할 때는 밥이랑 간식 싸가지고 다니고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먹고 싶은거 사주고 하는데 애들이 짜증을 많이 내요. 맨날 감자,고구마,옥수수나 과일,떡
이런거 챙겨주니까 싫어해요. 저도 애들 좋아하는 간식 만들어주고 싶은데 인스턴트나 밀가루 많이
먹으면 두드러기 올라오거든요. 반찬도 끼니 때 마다 새로 해서 최대한 자연음식으로 맛있게 해주려고
하는데 간식으로 매일 실랑이 하니 이제 저도 지치네요.
큰 애는 조금만 배 아파도 학원에서 전화해요. 둘째는 학교에서 콜렉트콜로 매일 전화해서 머리아프다든지
그런 얘기하고 저한테 많이 의지해요. 받아주고 싶은데 몸 안좋다는 소리에 폭발할 지경이라 힘들어요.
오늘 아침에 3살 막내가 웩웩 거리면서 오는거예요. 침을 막 뱉어내는데 왜 그러냐고 했더니 약통에서 어른
두통약을 먹었데요. 뜯어진 약을 보는 순간 걱정과 동시에 화가 치밀어서 엉덩이를 사정없이 때렸어요.
원래 아무거나 잘 뜯어먹는 성향이 있어서 안보이는데다가 높이 올려놨는데 빨래하는 사이에 의자가져와서
꺼내서 뜯어먹었나봐요. 급히 입 헹구고 우유 한잔 마시게 하고 봤더니 소파에 약이 떨어져있네요. 다행히
안삼키고 뱉었나봐요. 제정신 돌아오고 나니까 애기한테 너무 미안하고 내 자신한테 화가 나고 정말 속상해요.
애를 먼저 다독였어야하는데 요 며칠 첫째 둘째 아파서 시달리다보니 괜히 막내한테 화살이 갔네요.
집에 늘 아픈 가족 있으신 분들 저처럼 이렇게 정신이 피폐해지나요?
다른 문제는 거의 없어요. 남편도 성실하고 가정적이고 애들도 뭐든 열심히 하는 모범생 스타일이예요.
근데 저는 건강한 애들보면 너무 부러워요. 건강하면 정말 먹을거리 걱정안하고 마음껏 놀러다니고
애들이랑 실랑이도 하지않고 훨씬 행복할 것 같은데 제가 마음을 달리 먹으면 좋아질까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 좀 가르쳐 주세요. 제 마음이 마음대로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