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그동안 남편은 휴대폰 비밀번호 걸려있어도 아이들이나 저나 다 비밀번호 알고있어서 아빠 핸드폰으로 게임하거나 인터넷 해도 아무말 안했습니다.
어느날인가, 휴대폰 비밀번호를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안알려줍니다.
느낌이 이상해서 우여곡절끝에 비밀번호 알아내서 들여다 보았습니다.
남편은 작년말부터 초등동창 밴드에 가입해서 이런 저런 모임에 나가곤 했습니다.
물론 모임에 나가면 대부분 늦게 들어옵니다.
12시에 들어올 때도 있고 새벽 2시에 들어올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회사 회식이라는 둥 거래처 사람들과 만나서 늦는다는둥 거짓말하고 나가기도 합니다.
이것도 밴드 들여다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이 있더군요. 얼굴봐서 반갑다는 동창들 댓글도 있었고..
퇴근하고 모임없이 일찍 집에 온 날은, 밥먹고 나면 잠들때까지 밴드하느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합니다..
초등 밴드가 하도 말이 많다보니 제가 싫은 소리도 했고, 본인도 이제 재미없다는 둥 하며 안나간다고 하더군요..
그래놓고 거짓말하고 나갑니다.
남편은 자상하게 누군가를 잘 챙기는 성격은 아닙니다.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진 저에게도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일은 힘들지 않은지..이런거 안물어 봅니다..
물론 밴드가 사단이 되기 전에도 잘 안물어보는 사람입니다.
전화나 문자는 필요에 의한 것만 하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밴드와 관련한 각종 대화에서는 온갖 여자동창들 다 챙기는 자상한 사람이더군요..
여자동창들과 대화에서 가끔 아슬아슬하거나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어도 넘겼습니다. 장난이 과하구나..이정도로..
뭐 이쁜 OO는 뭘해도 되지~..우리 이쁘니...이런 말도 하더군요..
문제는 한 여자동창이랑 카톡이나 문자로 주고 받은 내용입니다.
자기네들은 초등때 만나서 그런지 아직도 그 때의 느낌이나 정서를 갖고 있어 좀 유치하다고 하더군요..
근데...
남편은 여자동창에게....
보고싶으니 사진을 보내봐라
너한테 잘보이려고 깨끗이 씻었다
나랑 어디어디 놀러가는 상상하며 잘 자라
너없어서 허전했다..
여자동창은 남편에게...
너 보면 떨린다
빨리 보고싶다
나 안보고 싶냐?
OO(다른 여자동창)이가 너한테 애칭 부르는거 싫다..
이런 대화들이 오고 갔군요...
물론 이것보다 더한 내용도 있고, 오그라들만큼 유치한 내용도 있습니다.
아침에도 오후에도 심지어 새벽에도 짬짬이 챙겨주는 대화가 넘칩니다..
잠은 잘 잤냐? 밥은 잘 챙겨먹었냐? 이런 일상적인 대화도 제가 마음이 꼬여있어서인지 액면 그대로 친구들사이의 인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군요..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친구한테도 가족한테도 물어볼 수가 없네요..
답답한 마음에 여기에 물어봅니다...
밤새 잠도 못자고, 온몸이 떨립니다..물한모금도 못삼키고 내내 고민하다가 글올립니다.
가끔 이런 문제로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을 봤을때도, 제 문제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이런 걸로 당장 이혼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그냥 모른척 하고 놔두면 두 사람 사이가 더 발전할 것 같아, 이쯤에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고 정리하라고 얘길해야 하는지..그러다보면 더 음성적으로 둘만 만나는 관계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구요..
아니면 저러다 말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더 두고 볼 것인지..그러기에는 지금 이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들을 어떤 마음으로 감당해야 할지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