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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떤 부엌의 광경, 부엌에서 풍기는 냄새를 좋아하시는지...

내음,광경 조회수 : 2,976
작성일 : 2014-09-30 20:28:12

왜 어릴때 봤던 동화나 소설에서 보면

부엌의 장면을 묘사하는 모습들이 상당히 인상깊고 그렇게 군침나고 상상되고 그러더라구요.

요리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뭐 대장금부터 해서 많은 일드들 또한...

그 탁탁탁 나는 도마 소리랑 보글보글 끓는 소리들..참 듣기 좋지 않던가요?

인상깊어 늘 생각나는건 공지영의 착한여자라는 소설속에 정인이라는 여주인공이

부모로 인해 비참하고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나서 꿈꾸는 미래의 안정된 모습을 묘사한게 있는데

어스름 해가 질 무렵 거실에서는 남편과 아기의 꺄르르 웃음소리가 들리고

노르스름한 불빛의 부엌에서 고등어를 굽고 된장찌개를 끓이는 냄새와 소리를 꿈꾸는 장면이 있었어요.

 

저는 어릴때 아주 가끔 엄마가 오므라이스를 해주셨었는데

주로 감자와 양파를 볶고 거기에 햄을 추가하거나 해서 밥을 넣게 케찹을 뿌려 볶고

계란을 위에 덮어주는거였는데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니라 그런지 정말 항상 그 음식을 기다렸어요.

그래서 엄마가 주방에서 감자와 양파를 볶는 냄새가 나면 너무 행복했답니다.

지금도 카레를 하거나 감자볶음을 하거나 할때 감자, 양파가 함께 볶아지는 냄새를 맡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잘 달궈진 팬에 무언가를 구울때 치이이익...소리가 나면서 살짝 기름이 튀는것도 참 좋아해요.

 

여기는 82쿡이잖아요. ㅎㅎㅎ

요리고수님들 참 많으신걸로 아는데...님들께서 사랑하시는 부엌의 광경 참 궁금합니당~~^_^

IP : 125.177.xxx.38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외할머니의 핫케이크
    '14.9.30 8:34 PM (110.47.xxx.218)

    외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가끔 핫케이크를 해주셨어요. 레시피도 없고 밀가루 우유 계란 베이킹파우더로 슥슥 만들어주셨는데 넓은 전기 후라이팬에 둘러 앉아서 핫케이크 위에 구멍 뽕뽕 뚫리던거 쳐다보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 핫케이크 가루 사다 만들어봐도 절대 할머니 핫케이크 맛은 재현이 안돼요....
    조제 호랑이 영화에서 생선굽던 장면.... 인상적이었고요. 소설은 박완서 작가 소설에 먹는 얘기 많이 나오지요. 그남자네집인가 정확한 제목이 기억 안나는데 사시사철 먹을거리 준비하는 시댁에 질려하는 며느리 모습을 묘사한 대목이 기억이 나네요.

  • 2. 시벨의일요일
    '14.9.30 8:35 PM (180.66.xxx.172)

    늘 바쁘게 살아서 그런지 잘 그런 기억이 없는데요.
    낙지볶음을 하면 울 남편이 이렇게 말했어요.
    당신이 해준 요리중 낚지 볶음이 젤 맛있어..하면 울음이 나올정도로 감동적이긴 했어요.
    왜 그런 말을 했는지...요리좀 잘하라는 뜻인가 했었을 정도라니까요.ㅋㅋ
    하도 바쁘게 살아서 뭘 천천히 해먹지 못하고 살아서요.
    요즘은 몇달전부터 일줄이고 살살 시장가서 재료사다 살살 해먹으니 좋네요.

  • 3. ㅇㅇ
    '14.9.30 8:35 PM (115.140.xxx.74)

    울남편은 애들 초딩때 소풍가는날
    제가 새벽에 일어나 김밥한다고
    달그락소리 칼로 도마 탁탁탁 두드리는 소리가 참 좋다고 그러더라구요.

    안그래도 오늘저녁 메뉴가 김밥 ㅎ

  • 4. 조제 호랑이
    '14.9.30 8:39 PM (125.177.xxx.38)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영화.
    남자에게 처음 대접하던 된장국과 계란말이부터
    마지막 홀로 담담하게 구워 의자에서 툭 떨어지던..그 생선구이까지...
    그 남자네 집은 저도 정말 잼나게 읽었고 먹거리묘사가 넘쳐나서 좋았어요.
    그런데 그때는 제가 미혼이라 그랬을것 같구요.
    결혼후에 읽었었더라면...아마 느낌이 달랐을것 같아요.ㅋㅋㅋ

  • 5. 아..
    '14.9.30 8:46 PM (125.177.xxx.38)

    눙물님..괜스리 제가 짠하지네요.
    40대가 되신 님이 부엌에서 생선굽는 냄새를 풍길때마다
    님의 아이들은 안정된 행복감을 느끼겠지요.
    늘 행복하세요.^^

  • 6. 시벨의일요일
    '14.9.30 8:47 PM (180.66.xxx.172)

    눙물님 저도 눈물이 나려고 해요.
    어릴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비오는날 가끔 고추장떡을 해주셨거든요.
    연탄 풍로에요. 정말 오래전 기억인데 저도 한번 해먹어봐야겠네요.

  • 7. 저는요
    '14.9.30 8:49 PM (61.105.xxx.180)

    부엌에 나는 소리가 얼마나 위안을 주는지 알기때문에 피곤해도 찬찬히 남편과 딸을 위해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요.
    이른아침 달그락거리는 소리도
    저녁무렵 좀 신경써 특별히 나는 맛난냄새도
    남편과 딸아이를 들뜨고 기분좋게 하지요.
    어쩌면 맛있다고 정말 맛있게 먹는
    가족을 보고 제가 더 위안을 받고
    행복한걸꺼에요.
    어렸을적 시골에선 진짜로
    해질녁까지 친구들과 놀고있음 엄마들이
    밥먹으라고 부르고 집으로 뛰어가고
    맛나게 먹고 해질녁이면 생각나요.

  • 8. ....
    '14.9.30 8:55 PM (2.49.xxx.80)

    저는 어릴적 시골 큰집서 할머니가 해주시던 음식들이 그리워요~
    지금은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양옥집으로 바뀌었지만....

    당신 생신이신데도 아들 손주 증손주 먹이신다고
    열심히도 음식을 만들으섰더랬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마솥밥에 밥 다 푸고 긁어먹던 바삭한 누릉지.
    무를 숭덩숭덩 넣고 끓인 투박한 무국.
    맷돌로 갈아만든 순두부와 두툼한 두부.
    팥 껍질을 다 벗기고 갓 버무려주신 인절미.

    저를 포함한 고만고만 꼬맹이들 불장난이 재밌어서
    어른들 부엌일 방해되는데도 쪼르륵 앉아
    나뭇가지 하나씩 넣고 왔다갔다 하던 기억이
    가끔 떠올라요...

  • 9. 눙물님
    '14.9.30 9:09 PM (61.105.xxx.180)

    눙물님 글에 울컥 제 가슴이 아리네요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또 앞으로도
    그때 가졌을 허전함은 두고두고 생각나실텐데...
    문득
    예전 어떤 댓글에
    딸을 낳아 딸아이가 생리를 하는데
    엄마손이 얼마나 필요할때인데
    자긴 생리할때 엄마가 없었다고 가출해서
    그댓글이 가슴아파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는데
    눙물님 댓글에 그분 생각나네요.
    저녁은 하셨는지.
    편안한밤 되길 바랄께요.

  • 10. happydd
    '14.9.30 10:10 PM (112.150.xxx.194)

    눙물님 댓글에 저어린시절 생각도 나고. 위에 생리할때 엄마가 없었다는 글에 저 처음 생리시작할때 기분도 생각나서 좀 울었어요.
    저는. 김수현씨 드라마를 참 좋아하는데요.
    그 이유는 김수현 드라마에는 유독 밥먹는 장면이 많이 나와요. 온식구가 둘러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밥먹는 장면이요. 제가 꿈꾸는 행복한 가정의 한부분도 바로 그런모습이거든요. 엄마 아빠 형제들 모두 둘러앉아 기쁜일 슬픈일 함께 나누는거요.
    원글님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11. 칼국수
    '14.9.30 10:10 PM (84.86.xxx.139)

    눙물님 항상 행복하시길.. 저는 칼국수요. 끓일 때 말고 면 만들 때. 엄마가 도마에 얇게 편 반죽을 접어서 칼로 가지런히 썰어낼 때 기억이 많이 나요. 옆에는 다싯물이 끓고 있고.

  • 12. 여기가천국
    '14.9.30 10:19 PM (219.240.xxx.9)

    아 저도 어릴때 밖에서 신나게 고무줄놀이하다 엄마가 저녁먹으라고 부르면 들어가 손씻고 먹던 쫄면
    엄마랑 같이 만들들었던 도넛츠와 튀김
    비오는 날 끓여주시던 동태찌개
    배추부침개 생각나요
    전업 엄마여서 늘 맛있는 거 해주시고 집에 가면 엄마 있는 게 너무 좋았고 엄마가 없으면 동생이랑 괜히 우울했어요. 엄마가 해준건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소울푸드에요

  • 13. ^^
    '14.9.30 10:53 PM (182.211.xxx.183)

    초등 저학년때 아마도 장마였나봐요. 비가오고 하교길에 비를 맞고 집에갔는데 엄마가 밥에 물을 넣고 끓인거랑 막담은 파김치를 주셨어요. 추웠는데 그걸 먹으니 몸도 따뜻해지고 참 기분이 좋았어요^^ 아직도 그때처럼 맛있는 밥은 없었어요.

  • 14.
    '14.10.1 2:02 AM (182.229.xxx.124)

    저는 꽈리고추 간장에 조리는 냄새요.
    이 냄새 맡으면
    뭔가 뭉클하고 집에가고 싶고 막 그래요 ㅜ.

  • 15. ...
    '14.10.1 7:50 AM (110.13.xxx.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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