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박사 논문을 쓰느라, 아들래미를 5세가 되자마자 유치원 종일반에 보냈어요.
그 이전에 시어머님이 주로 키워주시다가, 4세가 되면서 어린이집 보냈고요.
유치원 담임 선생님도 잘 따르고, 유치원도 재미있어 하는데, 종일반만 하기 싫다고 계속 말해요.
처음 유치원 입학할 때는 종일반도 좋아하고 잘 다니다가, 한 두달 반쯤 지나니까, 종일반 다니기 싫다고 말하네요. 5세 정규반 하다가 집에 오고 싶대요. 유치원은 재밌기 때문에, 다니는 건 좋지만, 종일반은 싫다고 해요.
저는 한달전 논문을 다 끝냈고, 이제 디펜스만 남겨 놓고 있고요. 내년에는 어떤 직장이건, 무조건 취직을 하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전공은 아니에요. 저는 미국에서 영문학 공부하다가, 다른 전공을 공부하던 남편이 먼저 졸업하게 되어, 같이 한국에 들어와서 논문을 썼어요. 박사 받기 힘든 학문이라, 졸업후 어디든 강의는 나갈 수 있겠지만, 시간 강사 수입이 뻔할 것 같고요.., 남편은 연구원인데, 세금 다 떼고, 연금 넣고 가져오는 돈은 딱 298만원 정도에요. 남편도 박사 받고 늦게서야 돈 벌기 시작해서 아직 집은 없구요. 대출껴서 구한 전세에 살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자세하게 저희 경제 사정을 이야기하는 건, 솔직히 종일반을 안 했을 때의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재 종일반 유치원비가 35만원인데, 정규반으로 줄일 경우, 원비는 딱 3만원만 깎여요. 그러면, 방과후 시터분 월급을 50-60을 드려야하는데.., 저희집 소득에서는 매우 큰 부담이어서요. 그래도 아이를 위해 그 돈을 쓰는 것이 나을까요? 우리 동네는 60만원 정도면 영어유치원에서 학원처럼 운영하는 방과후 과정을 보낼 수 있는데, 차라리 거길 보내는 게 나을까요? 아들래미는 아직 영어를 학습 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꾸준히 동화책도 읽어주고, 영어 동요도 들려주고, 노출을 해주어서, 영어 자체는 좋아하고, 관심이 많아요. 아니면, 아직 집도 없는 상황이니 눈물을 머금고, 그냥 종일반에 보내며 돈을 모으는게 나을까요?
인생 선배님들과 육아 선배님들,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해 가장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