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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 추기경은 시대고민 없는 수구적인 분들'

함세웅신부 조회수 : 1,150
작성일 : 2014-09-28 23:59:06
1974년 정의구현사제단 창립을 주도한 입장에서 40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봅니다. 

“저는 사목현장에서는 은퇴한 사제입니다. 한 세대가 지나가고 이제는 새로운 세대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일들은 늘 새 세대와 함께합니다. 한 시대의 주체가 되는 시간과 사람은 달라져도 ‘인간 존엄’의 가치는 여전히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제들에게 ‘감회’ 같은 단어는 잘 어울리지 않지요. 충실한 삶, 늘 최선을 다하는 생활, 그런 마음으로 사는 것이 사제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준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사람은 보통 머리로 생각하고 종합하며 입으로 말합니다. 그런데 교황님은 가슴과 심장, 마음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에게 새롭게 일깨워 주셨습니다. 저도 많은 분들의 감동과 예찬에 공감하면서 그분의 말씀을 반추하고 있습니다. 교황께서 가장 많이 사용하시는 단어가 ‘가난’입니다. 성서의 핵심이지요. 가난한 이웃과 함께하고 함께 나누는 삶, 그 실천을 위해 스스로 가난해져야 한다는 가르침을 우리 사회 공동체 특히 교회 공동체에 속한 분들이 기억해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저항적 가난’의 의미를 생각해야 합니다. 수도자와 스님의 자발적 가난은 아름답지만, 불의와 부정부패, 탐욕의 결과인 비참한 가난도 있습니다. 비참한 가난을 퇴치하는 아름다운 가난이 바로 ‘저항적 가난’입니다. 불의한 정권과 불의한 기업, 탐욕에 종속된 우리 시대의 많은 종교인들도 깊이 반성해야 할 내용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달리 우리 정진석·염수정 두 추기경은 매우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과거 한 명(김수환 추기경) 시절보다 추기경의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보수는 참된 가치와 진리를 보존하고(保) 지키는(守) 아름다운 일입니다. 따라서 참된 보수는 필연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진보여야 합니다. 예수님이 바로 그러한 분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보수란 말이 참뜻을 잃어버리고, 남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보수적인 분입니다.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민주화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동참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동시에 진보적 가치를 지닌 분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 두 교구장은 보수적인 분들이 아니고 시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지 않은 수구적인 분들이라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용공’이라는 이름이 요즘은 ‘종북’이라는 이름으로 횡행하고 있습니다. 내란음모를 꾀했다며 정당까지 해산하려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역사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승만 독재정권이 죽산 조봉암 선생님을 사법살인하고 당시 진보당 등록을 취소했습니다. 2011년 1월 20일 대법원은 조봉암 선생님의 사건에 대해 52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현 정부는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무서워하는 것 같습니다. 감추어야 할 것이 많은 까닭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정희 정권도 이념 갈등과 정보부를 이용한 간첩공작으로 정권을 유지하려다 결국 죽음을 자초하고 파멸했습니다. 평가는 역사를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다만, 불법·부정행위에 대한 징벌적 배상과 손해배상에 대한 법률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제도를 통한다면 불법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예방조치는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P : 222.233.xxx.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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