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글 보고 저도 엊그제 일을 써봅니다.
퇴근길 6시 반쯤 명동서 버스를 탔어요.
이미 만원인 버스 안에서 잠시 후 고성이 나더군요.
할아버지 한 분이 노약자석에 앉은 여학생에게 자리 양보 안한다며 소리를 치시고 여학생은 왜 소리치며 명령하시냐 처음부터 좋게 얘기했음 양보했을텐데 못해드리겠다 싸우네요.
보다못한 뒷자리 중년아줌마가 할아버지께 자리양보하고 가시는 내내 할아버지 소리치시네요.
기사님에게 노인이 타면 자리양보 하라고 방송하라고 호통 치시니 퇴근길 운전도 바쁘신 기사님 성의없이 대답하고
그러고 나서도 할아버진 젊은이들 네가지 타령에 분풀이를 크게 계속 하시길래
맞은 편에 서있던 제가 한소리 하고 말았어요.
자리양보 부탁할 땐 좋게 말씀하시라고 요즘 젊은 사람들 명령하고 화내면 싫어한다고
자기가 언제 나쁘게 그랬냐며 또 소리 치시더군요.
지금도 사람많고 붐비는 버스에서 화내고 소리치시지 않냐고 듣는 사람 좋게 말씀하시라고 했더니 갑자기 조용~
불쑥 껴든 제가 민망할 정도로 입을 닫으셨어요.
그 여학생은 끝끝내 할아버지 앞자리에서 앉아가더군요.
집에 와서 그 여학생과 할아버지와 껴든 저까지 여러가지로 생각이 복잡했어요.
얼마전 임신 막달인 친구와 만났는데 지하철 임산부석에 앉아있다 어떤 할아버지가 발로 차면서 '일어나'그래서 놀래서 일어났단 얘길 듣고 아마 불쑥 껴들은 거 같아요. 평소 전 오지랖이 좁거든요.
요즘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생각의 간극이 너무 커서 이게 작은 자리양보 수준이 아닌거 같은 생각이...
해튼 저라면 자리 양보 먼저하고 서서 간다가 정답인데 제가 늙어서는 양보를 바라지 않겠단 생각으로 삽니다.
그래도 불편한 사람들에게 양보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