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가 많이 힘이 듭니다.
며칠 전에, 25년 정도 알고 지낸 동창 친구에게, 제가 말을 정확하게 하지 않는다며 훈계(?)를 들었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최근 맡은 일이 마침 그 친구가 하는 일 분야 쪽이라 ‘참고’ 삼아 보라며 카톡으로 관련 정보를 보냈었는데요. 그 친구 반응이 좀 뚱한거 같아 제가 다시 전화해서, 오랜만에 연락해서 미안하다고 그치만 그런 용건이라도 없으면 딱히 연락 자주 안 하게 되는거 같다고. 제 딴에는 카톡으로 용건만 전달한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한 이야기였는데요.
그 친구 하는 말이, 그 ‘참고’ 하라는 말이 잘못되었다고. 그건 본인이 ‘참고’ 할 사항이 아니라, 내가 내 일 하면서 필요로 한 부분이므로 본인에게는 부탁하는 차원 아니었냐는 겁니다. 그걸 마치 내가 본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 처럼 ‘참고’ 하라고 한 게 기분이 안 좋다고 합니다.
제가 최근 맡은 일 중에 그 친구 분야의 일이 생겨서, 제 딴에는 딱히 그 친구에게 큰 기대 없이, 나 요즘 이쪽 분야 일 하게 되었으니 그저 알고 있다가 관련 정보 있으면 알려나 줘 하는 가벼운 뜻이었는데, 그걸 그 친구는 저에게 정확하게 원하는 바가 뭔지는 얘기를 하지 않고, 나 요즘 그 일 하고 있으니 참고해~ 이렇게 말 했다고 기분이 별로라고 합니다.
제가 정식으로 부탁하고 알아봐 달라고 할 거였으면 대놓고 부탁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정말 그런 마음은 전혀 아니었고, 굳이 제가 이기적으로 말하자면, 그래도 너가 잘 아는 분야니까 그냥 알고라도 있으면 뭐라도 하나 얻어걸리는 정보라도 주면 고맙지 하는 속마음은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에서 카톡 보냈었던 거구요.
어쨌든 제가 말을 정확하게 하지 않고, 내가 필요한 일을 마치 그 친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처럼 ‘참고’ 하라고 했으니 기분이 나쁠 수는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말을 정확하게 하지 않은 점에 대해 제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였습니다.
그런데, 30여년 가까이 알고 지낸 친구 사이에 일일이 그렇게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뭔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게, 그걸 또 논리적으로 따져보자며 기분 나빠하는 그 친구에게….제가 참 너무 감성적인 생각만 한 못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일에 대해 잘잘못에 대해 따지는 것보다, 제가 지금 이렇게 마음이 불편하고 인간관계에 대해 총체적으로 불안을 느낄 때…어떤 식으로 감정을 추스르면 좋을까요? 사실 이번 일 말고도, 오랜 친구들과 관계 유지하면서 상처받고 허무하고 그런 일들이 점점 많이 생기거든요…
저는 그 동안 살면서 주변 친구들을 주로 많이 챙기는 쪽이었고, 여럿이 있을 때는 누구는 더 친하고 누구는 덜 친하고 그런 거 느끼면 괜히 불편해 할까봐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대하는 스타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엔 친구들 사이에 인기(?)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사는 방식이 다 달라지다 보니 전처럼 편하게 친할 수가 없고, 상대방 쪽에서 뭔가 선을 긋는 다는 느낌도 들고 그러네요.
어쨌든 제가 잘못한 일이라도, 이런 친구관계 간의 불편한 감정이 생겼을 때, 초라해 짐을 느끼는 내 자신에 대해, 어떻게 하면서 극복 해야 할지….조언 좀 부탁 드립니다. 자꾸 그 친구가 자기 기분 나쁘게 내가 행동했다고 이야기한 내용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회사에서 일도 손에 안 잡혀 마음이 안 좋네요….
자기는 솔직한 성격이라 나에게 이렇게라도 이야기해주지만, 다른 친구들 같은 경우 말은 안 하더라도 기분 나빠 할거라고 하는데, 그 말은 이미 다른 친구들이랑 저의 그런 태도에 대해 안 좋게 이야기를 했었다는 뜻 인거 같아 더 맘에 걸리구요…